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 최근 잇따르는 근로자의 사망 사고(본지 2026년 1월 19일 1면 보도)에 대해 노동계는 "안전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예견된 비극'"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원청인 SK에코플랜트는 하청업체인 남웅건설 등에 책임을 전가하며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20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상 원청 경영책임자인 SK에코플랜트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 하청업체인 남웅건설에 무리한 공기 단축을 압박했는지가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측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3일 약 13시간 동안 극한의 노동을 이어가다 숨진 배 모 씨 사건과 관련해 “인력 운영과 시간 관리는 하청업체의 소관”이라며 “사인은 뇌질환에 의한 병사”라는 등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원청의 강력한 공정 관리와 압박 없이 하청업체가 독단적으로 13시간 야간 작업을 강행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고가 나면 하청업체를 방패막이 삼아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이윤은 독식하는 ‘위험의 외주화’가 노골적으로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고용노동부가 ‘한파 대비 안전 지도’를 실시한 지 한 달 만에 발생하며 원청이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공기 단축을 위해 ‘새벽 5시 30분 출근’과 ‘야간 강행군’을 독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계는 동일 현장에서 연쇄 사망 사고가 발생한 만큼 SK에코플랜트 전 현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통령과 관계 부처가 산업재해에 대해 엄정 대응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인명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재 예방 책임은 하청이 아니라 원청 사업장에 명확히 부과돼야 한다”며 “원청과 하청이 함께 안전 책임을 지고 구조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측이 해당 사망 사고를 ‘개인 질병에 따른 병사’로 설명한 데 대해서는 “개인의 건강 문제로만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13시간 이상 야외 노동이 이뤄졌다면 정상적인 근무 조건으로 보기 어렵다”며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 기준이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장시간 노동 환경과 작업 조건 자체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원청 책임자가 개인 질환으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일 밤 9시 36분쯤 영하 7.4도의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혹한 속에서 하청업체 남웅건설 소속 50대 철근공 배 모 씨는 13시간의 노동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뒤 끝내 숨졌다. 불과 석 달 전인 지난해 10월 30일에도 60대 노동자가 같은 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 경기신문 = 최정용·김태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