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가 지난해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이른바 ‘국외공무연수’를 하면서 버스 안에서 현지 여행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요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방의회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졌다. ‘4년 임기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역을 대표하는 책임있는 공직자로서 지역과 나라 망신을 제대로 시켰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처신을 제대로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일은 무수히 많다. 2017년엔 엄청난 폭우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충북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했다. 이때 당시 김학철 도의원이 국민을 쥐의 일종인 레밍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방의원 국외연수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서울시 자치구 한 주무관’이라고 밝힌 공무원은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국외 연수엔 철저한 심사가 있어야 한다. 법령 보완을 통해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비난이 거세지면서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에서 관광 일정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비난이 잠잠해지면 지방의회가 관광성 국외 연수를 재개할 것이라고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군포관내 초등학교 12곳에서 신청을 받아 지난 3월에서 4월 ‘엄마손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은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보행안전 수칙 및 방어보행 3원칙(서다-보다-걷다)에 대해 이론교육 후, 실제 학교 앞 신호등을 건너며 체험해보는 순서로 진행된다. 한번은 이론 교육 중 “사람이 다니는 길은 인도, 차가 다니는 길은 차도에요. 횡단보도는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지나가기 때문에 신호등과 같은 교통신호를 꼭 지켜야 해요”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횡단보도가 없는 차도를 건너는 어른을 본 적이 있어요”라고 얘기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는 횡단보도를 제외하고 차도는 사람이 건널 수 없고, 건너면 안 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눈에 보인 어른의 모습은 또 다른 기준으로 비춰지며 혼란스러움을 야기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정확한 규칙을 알고 스스로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차 교통신호 잘 지키기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지만,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지우고픈 생각에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
나는 올해 2월 발령받은 새내기 공무원이다. 발령받아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국가보훈처가 국가유공자분들과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만 할 뿐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지 못했다. 처음엔 내가 하는 일이 보훈가족 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민원인 한분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 알고 보니 며칠 전 내가 어떤 일을 처리해 드린 분이었다. 어르신께서는 다른 볼일을 보러 경기북부보훈지청에 오셨다가 내가 생각이 나 인사하러 들렀다며 웃으며 말씀 하셨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국가보훈처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꼈다. 국가보훈처에서 일한 지 채 4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껏 만나 뵌 국가유공자 분들은 모두 나라에 공헌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그리고 그 분들은 굉장히 친절하셨고 한분 한분 마음이 따뜻하셨다.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신 분들을 위해 그 다음 세대가 경의와 존경을 표하고 보답하는 것은 건강한 나라를 위한 기본 토대라고 생각한다. 국가보훈처가 하는 일이 그러한 일이고 내가 하는 일이 건강한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 자부
지금 열리고 있는 제58회 베니스비엔나레 제목이다. 총감독 헤이워드갤러리 디렉터 랄프 루고프(Ralph Rugoff)가 제안한 사유성 단어이다. 올해는 이제 더 이상 국가별 분쟁이나 국가적 역사나 문화, 국제정세에 관한 어려운 문제를 다뤄왔던 비엔나레라는 대규모 전시에서 나타나는 주제의 피로감을 거절 한다. 동시대 미술이라는 글로벌 시스템에서 90개국이 참가하는 비엔나레는 탈지역주의, 탈중심주의을 표방하며 서로 연결하고, 서로 저항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며 매번 새로운 관점에서 미술을 보게 한다. 수원미술의 향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하며, 2017년 행궁재 주관으로 수원-유럽 아트프로젝트 진행하여 제57회 베니스비엔나레와 5년마다 독일에서 열리는 카셀도쿠멘타를 다녀왔다. 예술가는 꿈을 꾸는 사람이고, 꿈을 주는 사람이라 했던가. 서울의 변방처럼 보여지고, 취급되는 수원미술에 대한 오랜 문제점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고, 이는 어쩜 변방 미술처럼 취급 되어온 섬유예술이라는 전공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해결을 위한 여정이기도 했다. 비엔나레에서 노익장의 깊이를 알록달록한 색의 거대한 실뭉치들을 설치해 최고의 포토존이 된 섬유예술가 쉴라 힉스(Sheila
대통령 당선이전 ‘부동산의 귀재’로 불리던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강연에는 항상 돈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항상 몰렸다. 그가 손대는 땅이나 건물이 황금으로 변한다 해서 노하우를 듣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5년전 1회 강연료가 150만 달러(약 15억9천만 원)를 웃돌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억만장자 워런 버핏에 비하면 이 또한 약하다. 1회 강연에 수십억 원씩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비슷한 시기 ‘버핏과의 점심’ 가격이 346만 달러(약 36억8천만 원)였다. 강연료가 비싸기로는 재계뿐만이 아니다. 정계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역임 등 전직에 따라 값도 천문학적으로 바뀐다. 강연료 최고 기록은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25년 전에 세운 100만 달러(약 10억6천만 원)다. 이밖에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부부는 45분 강연에 50만 달러(약 5억3천만 원)를 받아 분당 1천200만 원의 기록을 세운적도 있어 ‘강연 갑부’로 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대부분 100만~300만 원이고 특급이 500만 원 선이다. 물론 최고경영자나 재테크 관련 모임에선 1천만 원 이상으로 치솟기도 한다. 그래도 몸
안부 /주선화 당신, 맞지 않는 마음을 입고 있나요? 구겨져 버린 심장을 날 선 칼같이 세우고 싶은가요? 산사자나무 갈기를 상상해보세요 푸른 호랑가시나무는 어때요 한 마음이 다음 마음에게로 옮겨가는 일에도 예의는 있어야죠 정중한 로즈마리, 아니면 페파민트 눈물로 배웅해드리면 어떨까요? 어떤 향기여야 내 마음마저 사로잡힐까요? 오늘은 어떤 바람이 불어올까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일이 제일 어렵다는 걸 당신, 잘 사시나요?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어려운 이 질문에 시인은 명쾌하게 답을 던진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된다’고. 하지만 이런 가장 평범한 삶이 제일 어렵다는 걸 우리는 잘 안다. 잘 먹기 위해서는 안정된 생활이 보장돼야 하는데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견뎌야 하나. 잘 싸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하는데 한두 군데 병을 갖고 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 잘 자려면 마음이 편해야 하는데 걱정거리가 생기면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았다가 부수는 고민이 쉽게 해결된다면 세상 삼라만상에 무슨 근심이 있을까. 가장 쉬운 일이 가장 어렵고, 가장 쉬운 일을 잘
링컨은 정치활동을 통해 항상 여론의 흐름에 민감했다. 여론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서 대통령의 자리를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사람이었다. 혼돈의 시기 한 가운데서도 링컨은 여론의 향방에 항상 깊은 주의를 기울였다. 그의 여론을 향한 뛰어난 감수성은 정치활동 속에서 몸에 밴 것인데, 전시에는 더욱 뛰어난 위력을 발휘했다. 그는 여론의 노예는 결코 아니었으나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그의 한 쪽 눈은 항상 여론에 고정돼 있었다.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그가 공식적으로 침묵을 지킨 것도 남부의 여론과 대다수 공화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었다. 링컨은 특히 한 가지 점에서 놀라운 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할 상황을 대비해 정부에 대한 지지여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과정을 밟아 나갔다. 다른 정치인들이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링컨의 업적은 연방의 민심에 청진기를 들이대고 이를 정확히 파악해, 완벽한 시기(timing)에 국가적 목표의 정의를 재해석해 내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한 치의 착오도 없는 시기에 대한 판단력과 관련해 정치인들은 링컨의 위대함을 칭송해 마지않았다. 링컨은 국가정책은 여론에 부응해야 하고, 여론과 동떨어진
늦은 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동차가 달리고 있다. 바쁘게 각자의 생을 달리고 있는 사람들의 삶처럼 말이다. 때로는 기웃거리기도 하고, 불쑥 들어서는 다른 차에 당황하기도 하고, 자칫 잘못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겠기에 무척이나 조바심을 내며 달리고 있을 그들의 속내를 밖에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그도 나와 같겠거니 해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달리고 있을 뿐이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앞 차의 불빛을 좇다보면 어느새 도착하게 될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서 말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드디어 이번 학기 강의도 끝이네요” 수업을 끝내고 걸어 나오는 복도에서 누군가가 남긴 그 ‘끝’이라는 말이 돌아오는 내내 가슴에 남아 울렁거렸다. 시작과 끝은 반의어로 분명 ‘끝’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있을 텐데. 젊은 날의 나에게 시작은 거창하게 자주도 했지만 그 끝의 마무리를 온전히 잘 일구어냈는지 궁금했는지도 모른다. 곱씹어 생각해보아도 어쩌면 나는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된 끝을 맛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랬다. 중학교 때 사소한 일로 다투고 화해를 제대로 못하고 헤어진 친구가
6일 제64회 현충일을 맞아 경기도 내 현충탑 곳곳에서 조국 수호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념식이 거행됐다. 먼저 남양주시는 조광한 남양주시장을 비롯, 보훈단체장과 국회의원, 각급 기관·단체장, 유가족,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념식을 가졌다. 행사는 추모 사이렌에 맞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헌화·분향에 이은 추념사, 유족재표의 헌시 낭송, 현충일 노래 제창 순서로 진행됐으며, 여기에는 드림유스오케스트라와 남양주시립합창단이 함께했다. 안산시는 윤화섭 안산시장, 김동규 안산시의장, 지역 국회의원, 기관장, 보훈·향군단체장, 시민 등 모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추념식은 묵념의 시간, 헌화·분향, 추모헌시 낭송과 현충일 노래 제창, 유가족 및 시민 분향이 이뤄졌다. 안양시에서 열린 추모식에서는 관내 거주하는 6·25참전 전우회원과 유가족, 보훈호국단체, 유관기관단체장, 일반주민, 시·도의원, 공무원 등 700여 명이 참석해 순국선열과 호국연령들의 넋을 위로했다. 추념식은 묵념에 이어 헌화와 분향, 추
‘수원시 3.1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염태영 시장과 추진위원 등 33명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중국 상하이·자싱·항저우시(上海·嘉興·杭州市) 항일유적지를 방문했다. 방문단은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만국공묘, 루신(魯迅)공원 매헌 윤봉길 기념관, 자싱 김구 선생 피난처, 항저우 임시정부 청사 등을 돌아보며 위대한 독립지사들의 업적을 기렸다. 조국독립을 위해 노력하다가 이국땅에서 목숨이 다한 애국지사들,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언제 체포될지 모르는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하루 한 끼조차 먹기 힘든 열악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독립투쟁을 이어간 애국지사들의 자취를 보면서 고개를 숙였고 눈물을 흘렸다. 박은식·신규식·노백린·안태국·김인전 등 임시정부 요인 5인이 묻혔던 만국공묘와 윤봉길의사가 일본 전승 기념식에서 폭탄을 투척한 루쉰공원(옛 이름 홍커우공원)에 있는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 헌화했다. 25세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이곳에서 폭탄을 투척, 일제 상하이 파견군 대장 시라카와, 상하이 일본거류민단장 가와바타를 즉사시켰고 제3함대 사령관 노무라, 제9사단장 우에다 등에게 중상을 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