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詩와 함께 하는 오늘]언 땅이 풀릴 때
언 땅이 풀릴 때 /김완 덕산골 편백나무는 홰친홰친 우듬지를 흔들어 운다 언 땅이 풀릴 때 땅은 제 몸에 박힌 얼음을 깨뜨리고 몸 공양한다 등 굽은 농부의 곡괭이가 채마밭 고랑을 돋우고 참새들 수다는 시작된다 언 땅이 풀릴 때 터지는 속울음이면 남북 관계도 스르르, 설핏 희망을 품어도 되는가 바람은 아직 차지만 여린 햇살에 너덜겅 바위들도 쌓인 눈을 털어낸다 서리서리 너와 나의 가슴에도 오래 참은 봄, 기꺼이 불러낼 수 있겠다 ■ 김완 1957년 광주출생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바닷 속에는 별들이 산다’가 있다. 2018년 제4회 송수권 시문학상, 남도시인상 수상. 김완혈심내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