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얼마 전 대통령 탄핵·파면·구속이라는 사태를 겪으면서 세월호가 인양되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대통령 파면 후 곧바로 세월호가 인양됐기에 ‘대통령이 내려가니까 세월호가 올라오는구나’라는 탄식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어쨌거나 세월호 참사 이후 약 3년간 국민들은 참 답답하고 울화통 터지는 세월을 보내야 했다. 재난에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체계는 허술하고 엉망이었다. 대통령이 그 7시간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국회, 지도층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세월을 허비했다.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의 원인이 규명되기는커녕 피해자 가족들을 비난하고 욕보이는 자들까지 생겼다. 광화문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단식투쟁하는 세월호 가족들 앞에서 햄버거와 피자를 먹는 ‘폭식투쟁’을 한 비인간적인 자들도 있었다. 만약 이런 못된 행위를 조장한 배후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밝혀내 국민의 지탄과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유족들에게 ‘시체 장사’ ‘단순한 해상 선박사고’라는 등 입에 담아선 안 되는 모욕적인 말을 함부로 내뱉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비통해하는 세월호 유족과 실종자 가족, 이들
봄밤이 향기롭다. 며칠을 두고 포근한 날이 이어지더니 봄꽃이 다투어 핀다. 며칠 전 이웃집 담장위로 뾰족하던 목련이 그새 함박웃음을 머금고, 개동백도 진달래도 모두 한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에 어떤 힘으로도 거부할 수 없는 슬픔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것도 연달아 이어지는 슬픈 소식은 반갑지 않은 미세먼지와 함께 내 마음에서 빛을 앗아간다. 성당에서 만난 언니였는데 늘 웃는 얼굴에 상대를 헤아리는 마음과 무슨 일에나 앞장서는 품성으로 성당에서는 물론 지역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22세 꽃다운 나이에 우리 동네로 와서 서점을 하면서 동생들 뒷바라지와 주위에 좋은 일도 많이 했거니와 무엇보다 믿음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 요즘들어 사는 게 바빠 자주 만나지는 못했어도 든든한 언덕이었고 모든 것을 본받고 싶은 롤 모델이었다. 그런 언니가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병원 출입이 잦더니 급기야 중환자실에 있다가 다행하게 조금 차도가 있다는 말을 들었으나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게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되었다. 급기야 119 구급차로 실려 간 언니를 영정 사진으로 만나게 되었다. 꽃 속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평소의 모습 그대로인데 이제는…
지난 4월5일 안산 고려인마을에 갔다. 고려인들이 땟골 초입의 우갈록 카페에서 한식행사를 치른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한식 상차림이 진행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일을 하지 않고 손자녀들을 돌보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갖는 한식 행사에 고려인사회를 연구하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안산시 경찰서의 외사계 형사도 상차림에 보태라고 선물을 내놓고 참석했다. 4월4일 안산 고려인문화세터 김영숙 센터장이 보낸 사진 속의 상차림은 2008년 4월 4~5일 필자가 우즈벡 타슈켄트 주 고려인 콜호즈에서 경험한 것과 모습이 달랐다. 고려인사회에서는 볼 수 없는 지방(紙榜)이 놓였고, 수박과 사과 등 과일도 위가 잘려져 있었다. 설명을 들이니 이해가 되었다. 작년 안산 고려인마을의 한식행사는 한국의 시민단체(한류열풍사랑)가 후원해 상차림을 한 것이고 때문에 한국과 고려인사회의 그것이 혼합된 것이었다. 상차림의 모습이 이상했다. 과일이 모두 2개 혹은 4개 등 짝수였다. 참석한 고려인 가운데에서도 왜 홀수가 아니냐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상차림을 준비하는 우칼록 카페의 여주인은 휴대폰을 꺼내 오늘 이미
죽음은 나이와 사정을 고려치 않는다. 병든 자나 건강한 사람, 부자나 가난한 사람 구별 없이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죽음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백수를 누리고 가족의 배웅 속에 편안히 임종을 맞는 행복한 죽음이 있는 반면,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은 채 나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도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일주일 이상 지나서 발견되는 이 같은 죽음이 사회 이슈로 등장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만큼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이 홀로 쓸쓸히 죽어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다. 급속한 고령화·핵가족화로 혼자 사는 노인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지만 고독사 라는 이름 앞에선 현대사회 인간 단절의 병폐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고독사 발생은 확인된 것만 해도 한 해 1천여 건에 이른다. 하루가 멀다고 독거노인의 고독사 소식이 전해질 정도다. 고독사가 염려되는 고위험군도 무려 1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가족애가 사라진 사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나타난 당연한 현상인지는 모르지만 섬뜩하기까지 하다. 전국의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523만202가구다. 이 가운
정오 /황정숙 허공에다 빗줄기를 흩뿌리듯 국수를 삶는 정오 식구들이 젓가락 짝을 맞추며 식탁 아래서 눈알만 굴리고 있다. 너무 오래 돌고 돌아서 아침과 저녁은 닳고 닳아 사각사각 뽕잎 갉는 소리만 고요한 정오 허기를 무쇠솥에 넣고 휘휘 젓고 있는 정오 할머니가 국수를 젓가락에 둘둘 말고 있다 필사적으로 씹히려고 잇몸으로 들어가는 긴 선들 휘어지고 구겨지고 엉키기만 하는 선들 비가 사각사각 제 소리를 뜯어먹고 있다 오물오물 실처럼 풀려나오는 그 시절을 이 없는 입으로 뚝뚝 끊고 후루룩거리는 정오 불어터진 면발이 퉁퉁 뱃구레만 불리고 있는 정오 식구들이 눈알을 멈추고 실꾸러미에 머리를 처박고 있다 끈적끈적한 정오가 막 지나고 있다. 국수로 한 끼를 해결해야 하는 시절이 잦았다. 엄마가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을 밀고 썰기까지 곁을 지키고 있다가 끝에 남는 꽁다리 달래서 장작불에 구워 먹던 시절이 아련하다. 식구들은 많고 먹을 것은 적었던 시절 무쇠솥에서 국수가 삶아지고 둥그런 밥상에 둘러 앉아 먹는 국수는 별 반찬 없이 신 김치만 놓고도 굶주린 배를 채워주는 한 끼 식량으로서 충분했다. 이 시에서 언급하듯 아침과 저녁이 닳고 닳아 정오에나 먹을 수 있었던 국수 인…
돌팔매에서 핵폭탄까지 인류의 역사는 무기와 함께 흥망성쇠를 반복했다. 인류는 늦게나마 이런 위험성을 깨닫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통제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런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고, 특히 통제 불가능한 불법무기는 현대에 이르러 무차별 테러의 수단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위협이 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불법무기의 위협에 노출되었고, 무기로부터 청정국인 우리 대한민국마저도 이제는 더 이상 예외일 수는 없다. 최근 발생한 오패산 터널 총기 사고는 대한민국도 더 이상 불법무기로부터 안전하지 않음을 깨닫게 해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5월 9일 국민의 관심사인 대통령선거와 내년 2월 세계인이 참여하는 평창 동계 올림픽 등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불법무기로부터 안전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찰은 불법무기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대규모 행사를 무사히 치러내기 위해 연 2회에 걸쳐 ‘불법무기류 자진신고’ 기간을 확대 운영하며, 상반기에는 4월 한 달간 운영한다. 자진신고 대상은 불법 무기류 일체이며, 무허가 총포·화약류와
매일 아침 뉴스나 신문으로 구급대원 폭행에 대한 기사를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구급대원 폭행은 최근 13년 4건, 14년 6건, 15년 13건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며, 16년에는 12건으로 한 달에 한 번 꼴로 구급대원 폭행이 일어난다고 한다. 주취자들에 의한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언어적인 폭력은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이기에 구급대원들은 신고를 하지 않고,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총 35건 가운데 가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며 현재까지의 처벌은 벌금 12건, 징역 8건, 선고유예 1건 등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법적인 처벌, 홍보활동, 웨이러블캠 도입과 같이 폭행 및 폭언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예방책,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만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 및 폭언은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반가운 것은 지난 7월 소방사법팀이 신설되어 구급대원 폭행사건을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사건처리가 보다 신속하고 빠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철저하게 법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을 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국민들에게 갖춰지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하면 100% 구속될 것이라던 검찰의 호언장담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우병우 전 수석 수사에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또다시 기각됐다. 지난해 첫 수사때부터 그의 조사받는 태도와 검찰의 봐주기 논란이 일더니만 결국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그를 구속하기 위해 50명이나 조사했다던 특별수사본부의 큰소리도, 100% 구속시키겠다던 박영수 특검의 자신감도 다 거짓말이 된 셈이다. 국민들이 우 전 수석의 구속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이유는 많이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에서 가장 오랜 기간 수사를 받았던 인물인데다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더욱이 청문회나 검찰출석, 그리고 조사과정에서 보여준 오만불손한 태도도 그렇다. 더욱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다수의 박 전 대통령 측근인사들이 구속된 상태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특검이 단 한번에 구속시켰는데 우 전 수석의 영장이 두 번씩이나 기각된 것에 의아스러워하고 있다. 게다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구속된 것을 감안한다면 우 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다투어서 일자리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장미대선’이라고도 불리는 이번 선거의 공약들 중 눈에 띄는 것은 일자리와 미세먼지다. 그만큼 두가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지난번 대선 때는 복지가 화두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금을 올리지 않고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증세 없는 복지’를 공약했다. 당선되자마자 재정적인 이유를 들어 자신의 복지 공약을 줄줄이 폐기하거나 축소했다. 이번 대통령 후보들이 내건 일자리 공약이 제발 ‘공약(空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이어진 저성장과 고용절벽 현상은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질 만큼 매우 심각하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일자리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냉정하게 판단해 능력이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것이다. 각 당 후보들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일자리가 7%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공공부문 일자리 약 81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OECD 회원국의 공공부문 일자리 비중 평균이 20%가 넘는다면서 ▲소방관 1만7천개 ▲경찰관 1만6천700개 ▲복지공무원 25만개 ▲노동시간 단축으로 50만개를 만들겠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중장년층의 일자리 질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자영업자, 단순노무직 등의 비중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서 약 10% 이상 높았다. 중장년층도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를 원하지만 중장년층을 받아줄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노후준비를 못한 중장년층은 생계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경제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살리지 못하는 일자리를 호구지책으로 얻다보니 일에 대한 만족감이나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장년층의 경력과 경험을 살리지 못하고 사장시키는 것은 사회적인 손실이다. 따라서 이 분들의 경력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사회적 자산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정부와 대기업에서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청년창업도 주목할 부분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보니 청년들도 과거에 비해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지금도 아이디어와 열정만 가지고 성공을 위해 젊음을 불태우는 수많은 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