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처형되기 전날 밤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기념하는 최후의 만찬을 했다. 그리고 유다의 배반으로 이튿날 아침 일찍 예수는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끌려가 재판을 받았다. 빌라도는 예수에게 매질을 가한 다음 골고다라는 곳에서 강도 두 명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다. ‘성금요일(Good Friday)’은 ‘비탄’이라는 의미의 옛 독일어 ‘chara’에 ‘금요일’을 덧붙인 말로 예수의 이러한 재판과 처형을 기리는 날이라는 뜻이다. 교황은 1년에 한 번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리는 성 금요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평신도들의 고백을 듣는다. 지은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는 신도에게 신을 대신해 용서하고 충고를 주기 위해서다. 서양인들은 이런 이유로 금요일을 불길하게 여겨왔다. 특히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날이 금요일이고, 전날 최후의 만찬에 참석한 사람이 13명이었다며 이 두 개가 합쳐진 ‘13일의 금요일’을 가장 공포스런 날로 친다. 유독 비극적인 사건 사고도 많이 일어났다. 프랑스의 필립 4세 왕이 이단을 숭배한다는 죄를 씌워 3000여 명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인 날이 1307년 10월 13일 금요일이다. 최근엔 2015년 11월 13일의 금요일에 파리
상처의 배후를 기록하다 /박미라 눈을 뜨면, 웅크린 역사 하나 응달쪽에 보일 것 같아 잠결인 듯 눈 감고 아까부터 따라오는 냉이꽃 냉이꽃만 바라보는데 마음에 자꾸 바람이 일어 꽃들도 생각도 한쪽으로 눕는다 이제는 제대로 짖지도 못하는 늙은 개에게 잘 있어 다시 올게 빈 말을 남기고 떠나올 때처럼 얼굴 화끈거려 창문 쪽으로 돌아앉으니 기차는 벌써 영산강을 건넌다 다시역 쪽으로 흘러가는 강물 바라보며 다시 생각하니 나는 다시역을 보지 못했다 무작정 뛰어내려 돌아오지 않는 것들의 주소를 수소문하게 될까 봐 터지고 깨진 것들의 은신처 같은 다시역을 눈 감고, 눈 감고, 지난다 - 박미라 시집 ‘안개 부족’ / 애지 나주 어디쯤에 있다는 다시역. 하필 다시역일까? 한자의 뜻은 ‘많이 모신다’는 역(驛)의 개념에 잘 어울리지만, 시인의 감각은 재치가 넘친다. ‘터지고 깨진 것들의 은신처’라는 비유로 다시 올 시간에 대해 유추한다. 우리는 ‘다시’라는 말을 쉽게 불러내곤 한다. 실패에 대한 또 한 번의 기회로서의 다시는 얼마나 간절한가. 그러나 다시역을 못 본 척 눈을 감아야할 때도 있
바다에서 물질하는 제주 해녀의 숨소리는 독특하다. 얼핏 새소리나 휘파람 소리 같지만 자세히 들으면 전혀 다르다. 수심 10m가 넘는 곳까지 내려가 2분 넘게 숨 쉬려는 본능을 견디다, 물 위로 떠올라 참고 참은 숨을 길게 내뱉는 소리답게 듣는 이에게 어딘지 모를 안도감도 준다. 해녀들은 이를 ‘숨비소리’라 부른다. ‘숨비’는 제주말로 잠수를 뜻한다. 매 순간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오가는 작업을 하는 해녀는 바다에 나갈 때 ‘이어도타령’을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우리 배는 잘도 간다/ 솔솔 가는 건 솔남(소나무)의 배여/ 잘잘 가는 건 잡남(잣나무)의 배여/ 어서 가자 어서 어서…” 이별 없는 이상향에 대한 애틋한 염원을 담아 안전을 기원하는 것이다. 산소통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성은 세계에서 한국 해녀와 일본 해녀인 ‘아마’뿐이다. 그러나 차이점은 크다. 제주 해녀는 추운 겨울도 마다하지 않지만 일본 해녀 ‘아마’는 바다가 잔잔한 5∼9월에만 일하며 그것도 부부 2인1조로 물질을 한다. 기량 면에서도 비교가 되질 못한다. 제주 해녀는 ‘19세기 말 한반도 남쪽은 물론 일본, 중국, 러시
나비 /정동철 하얀 낱장을 펄럭이며 그 여자가 왔다 묵은 풀을 매고 살구나무 쳐진 그늘을 잡아 올리는 동안 담장 너머를 서성거렸다 곤하면 잠깐 마루에 앉아 쉬어가도 좋다고 하였으나 배추꽃 가장자리 미타리꽃 위에 앉았다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얇은 낱장만 펼쳤다 닫았다 하길래 산 그림자가 안마당을 덮고 나서야 낱장을 열어보았다 글귀는 한 자 없고 흰 화선지 위에 눈물자국만 눈물자국만 두어 방울 번져 있었다 차라리 펴보지 말 걸 산 그림자가 마을을 다 덮고 난 뒤에야 깨달은 일이다 -정동철 시집 ‘나타났다’ 인연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하지만 우리는 다가온 인연을 그저 슬쩍 스쳐 지나가 버리는 가벼움으로 떠나보낼 때가 있다. 한 여자가 왔다. 하얀 낱장을 펄럭이는 그 나비가 담장 너머에서 서성거린다. 잠깐 마루에 쉬어가도 좋다고 하였으나 묵은 풀을 매고 살구나무 쳐진 그늘을 잡아 올리는 화자의 모습에 얇은 낱장만 펼쳤다 닫았다 날아가 버린다. ‘글귀는 한 자 없고 흰 화선지 위에 눈물 자국만 두어 방울 번져 있는’, 뒤늦게 그녀의 슬픔을 알게 된 화자는 못내 안타깝다. 단지 겉모습만을 읽고 떠나보내고 만 인연, 이렇듯…
1960년대에서 1970년대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국토개발에 눈뜨던 시기. 이 시기에는 공공시설의 기본요소인 도로, 하천,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의 결정 권한이 국가에 있어 전국의 모든 도시계획시설의 결정이 건교부 고시로 발효되었다. 각 도시 내 위치한 야트막한 산림, 유수지 주변 등 녹지공간은 거의 대부분 공원으로 지정해 놓음으로써 난개발을 억제하고 향후 도심 내 허파의 역할을 기대하게 하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민주화의 열기가 정점에 달하던 시기. 이 시기에 또 하나의 의미있는 이슈가 발생하게 되는데 바로 1999년 10월21일 헌법재판소의 구 도시계획법 제4조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이다. 도시계획법 제4조란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형질변경이나 건축 등의 행위를 제한한다는 내용으로서 사실상 토지주의 모든 재산권을 제한하는 법조항이었다. 이 판결로 인하여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었다. 도로, 공원, 녹지 등 공공시설 건설을 위해 지정한 도시계획시설 중 (예산 등의 이유로) 10년 이상을 경과해서도 착수하지 못한 시설은 자동 실효화가 되는 제도 소위 일몰제가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도시계획시설 결정 후 10년 이상 지난 장
내일이면 죽는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뿐이다. 막상 하루밖에 삶이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하니 할 일이 없다. 이런저런 아쉬움은 많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먹먹할 뿐이다. 가장 크게 걱정되는 것은 딸아이를 출가시키지 못한 것이다. 아들이야 가정을 이뤘으니 서로 의지해서 살 테고 남편이야 아직 능력 있으니 알아서 살겠지 하면서도 혼자 남겨질 남편과 아이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나는 살 수 있는 하루 동안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을 초대해서 식사대접을 하기로 했다. 할 수 있는 한 가장 맛있고 푸짐하게 온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인들에게 초대장을 보내야 하는데 초대장을 어떻게 써야할지가 문제였다. 최후의 만찬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초대장을 쓰느라 끙끙대다 잠에서 깼다. 눈을 번쩍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잠자는 남편을 한참을 쳐다보고 딸아이 방문을 열어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왜 죽는지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또렷이 기억나는 건 주어진 시간이 24시간이고 그 안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 그루의…
어느덧 따스한 바람이 불고 아이들이 등교를 하는 두근거리는 신학기가 다가왔다. 하지만 설레는 신학기에도 어김없이 어린이 교통사고는 발생한다. 신학기가 시작되는 3~4월, 7~8월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발생 비율은 증가한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34.8%, 사망자의 76.9%(전체 40.7%)가 보행 중 발생하며 보행 중 사고위험이 전체 교통사고에 비해 매우 높다. 또 어린이 교통사고는 성인에 비해 치사율이 높다. 어린이교통사고는 자기중심적으로 사고를 하는 어린이들이 주변 상황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이 길을 건너면 차가 당연히 멈출 것이라고 생각한다거나 혹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이들의 행동을 판단하기가 힘든 운전자들이 순간적으로 대처하지 못하여 일어난다. 그러므로 운전자로서는 학교주변을 운전할 경우 항상 서행을 하며 언제 어디에서 뛰어나올지 모르는 어린이를 대비하여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또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꾸준히 교통안전 교육을 하고 교육한 내용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유치원이나 학교로 교통안전교육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무단횡단을 한 경험을 말해주곤 한
연수서는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3대 교통반칙(음주운전, 난폭·보복운전, 얌체운전)에 대해 5월17일까지 100일간 강력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교통범죄수사팀에서는 교통반칙 중 난폭·보복운전과 관련해서 단속 수사를 하고 있는데, 난폭·보복운전의 피해를 당했을 때는 스마트 국민제보앱(목격자를 찾습니다)을 활용하면 신속하고 쉽게 신고가 가능하다. 이는 보편화된 차량 블랙박스, 스마트폰 영상 등을 이용해 교통법규 위반차량에 대해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확보해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하면 된다. 난폭운전이란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에서 규정한 위반행위(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속도위반, 안전거리미확보, 진로변경 위반, 급제동 위반, 앞지르기 방법 위반, 소음발생 등) 중 둘 이상의 행위를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 또는 반복해 다른 사람에게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하거나 교통사고의 위험을 발생하는 행위를 말한다. 난폭운전의 주요 유형으로는 ▲깜박이도 켜지 않은 차량이 차량들 사이로 잇따라 급차로 변경하면서 지그재그로 운전하는 행위 ▲앞차가 늦게 간다고 차량 뒤에 바짝 붙어서 경음기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누르는 행위 ▲과속을 하면서
과거 운동선수들은 수업시간에 볼 수가 없었다. 대학입학 예비고사에서도 체육특기자들은 떨어지는 일도 없었다. 한국에서 운동선수는 ‘운동 아니면 없다’, ‘1등 아니면 안된다’라고 할 정도로 치열했다. 엘리트 스포츠 지상주의가 낳은 결과다. 어떻게 보면 한국 스포츠가 세계에서 지금의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체육특기자 선발을 둘러싼 논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줄이려고 운동부 학생들을 배제시키는 사례, 체육계 입시비리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당정이 2011년 일정 수준의 성적에 도달한 경우에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최저 학력제’를 도입하기로 한 바 있지만 유예기간을 두어 그동안 시행이 미뤄졌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부터 C학점 미만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경기 출전이 금지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는 7일 학업 성적이 나쁜 운동선수는 올해부터 대학리그전 출전을 금지키로 했다. 직전 2개 학기 평균 학점이 C미만인 선수가 이에 해당되므로 2016학년도 1·2학기 평균 학업 성적이 C가 되지 않는 선수는 올해 상반기 KUSF 주최 대학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