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푹 꺼진 박에 원숭이가 손가락을 펴면 손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파고 바나나를 넣은 다음 나무에 묶어둔다. 나무에서 내려온 원숭이가 박 안에 있는 미끼 냄새를 맡고는 손을 넣어 움켜쥔다. 그때 사냥꾼들이 나타난다. 주먹을 펴고 미끼만 놓아버리면 손을 뺄 수 있는데, 욕심 많은 원숭이는 미련하게 바나나를 움켜쥐고 있다가 잡히고 만다.’ 전설 같은 고대의 ‘원숭이 사냥법’이에요. 원숭이가 사냥꾼의 속임수에 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다른 원숭이들이 교훈을 얻는다면 같은 속임수는 통하지 않을 텐데요. 안타깝게도 원숭이라는 동물의 지능은 그 한계를 넘지 못한다네요. 역사에도 전설 같은 게 있어요. 플러스 게임을 하지 않고 어리석은 마이너스 게임을 하다가 망한 이야기가 고비마다 수두룩하지요. ‘원숭이 사냥법’ 얘기와 ‘뺄셈정치’의 공통적 본질은 바로 탐욕이에요. 탐욕이 앞서는 눈으로는 한 치 앞도 못 보게 되는 법이지요. 오는 3월 8일 전당대회를 앞둔 집권당 국민의힘의 당 대표 선거전이 화끈하게 달아오르고 있군요. 온통 당심 지지율 수위급에 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출마 여부 문제가 뉴스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네요. 그런데 ‘친윤(친윤석열)’이니 ‘반윤(반윤석열)’이
작달막한 체격에 허리 굽은 할머니가 날씬한 손녀의 손을 잡고 힘겹게 걷고 있다. 이른 아침 풍경이 한 폭 그림 같다. 그림 속에는 생명의 아침 빛이 저녁의 어둠과 함께 세월의 흐름까지 내포되어 있다. 인생이 이렇듯 흐르고 흘러서 죽음의 마지막 페이지로 향하는가? 그때 ‘메멘토 모리(memento mori)’가 생각났다. 라틴어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2천 년 전, 로마 공화정의 개선식에서부터 비롯된 이 말은 아무리 기쁜 일이 있어도 언젠가는 죽는다. 겸손하게 행동하라. 는 오묘한 진리를 승리에 도취된 장군에게 하늘이 들려주는 소리로 여기도록 했다고 한다. 오늘날도 어느 탈옥수의 입에서 터져 나온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여전히 개연성을 갖는 사회다. 법은 선(善)을 떠나버린 세계에서 선의 대리자나 된 양 눈을 부릅뜨고 있다. 법(法) 좋아 하는 사람들, 금배지 패용한 분들부터 국군통수권자 어른까지 ‘죽음을 기억하시죠’라고 새해 덕담으로 들려주고 싶다. 새해가 시작된 지도 2주가 지났다. 캘린더 숫자의 시간은 흘러가는데 나는 어제와 같은 인간이고 일상은 지난해나 올해나 비슷하다. 청소년 시절에는 작가가 되겠다고 등용문을 두드리는 일부
인간의 이기적 본성은 호모사피엔스의 타고난 특질이다. 이러한 성질은 지적 활동이 활발하던 고대국가 시절부터 간파되었다. 그래서 공자는 정치와 형벌로써 다스리려 하면, 백성들은 피해가려만 할 뿐 부끄러움을 모를 것이라고 했다. 1년여 전 허위날조 보도에 대해 징벌적 책임을 부과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은 기자단체들의 저항으로 무산되었고, 새해 벽두에는 소위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본회의까지 통과되면 공영방송은 정치적 통제로부터 자유롭게 될 수 있을까? 민주주의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한 법과 제도부터가 허점투성이다. 1987년 체제의 산물이라는 대통령 5년 단임제가 제왕적 대통령의 독주를 제어하지 못한다며 대통령 중임제나 내각제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지도 오래 되었다. 그렇게 바꾸면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경험적 증거라도 있나? 미국은 대통령 중임제인데 민주주의에서 그다지 모범적이지 않고, 일본의 내각제는 제왕적 파벌이 군림하고 있는 형편이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확실한 대안이라고 주장할만한 법과 제도는 없다. 서구 국가들의 방송을 모델로 거론하기도 하지만, 딱히 법과 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경기도 내 고령인구가 199만 명을 넘어서며, 젊은 층이 많은 경기도마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 같은 사실은 행정안전부가 밝힌 지난 연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드러났다. 주목할만한 지점은 2026년으로 예측됐던 ‘초고령사회’ 진입이 2025년으로 앞당겨지고 있다는 대목이다. 출산율 하락 문제와 함께 가속도가 붙은 고령화 문제에 대한 정밀한 대책이 시급해지고 있다. 적극적인 대처가 긴요한 시점이다. 행안부가 밝힌 2022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5천143만9천38명으로, 2021년보다 19만9천771명(-0.39%) 줄었다. 남녀 간 인구 격차는 16만5천136명(여자 2천580만2천87명, 남자 2천563만6천951명)으로, 2015년 처음 여자 인구가 남자 인구를 추월한 이래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1인 세대는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져 1000만 세대 돌파 목전에 다다랐다. 문제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2022년 말 전체 인구의 18%로 치솟았다는 부분이다. 성별 고령인구 비중은 남자(15.9%)보다 4.2%포인트 높게 나타난 여자
함흥은 동해안에 위치한 화학공업도시이다. 흥남은 함흥에서 남쪽으로 12km 떨어져 행정구역상 함흥시 흥남구역에 속한다. 함흥은 1416년 함주라는 함자에 흥하라는 의미에 함흥이라는 지명을 가졌고, 흥남은 1927년 질소비료공장이 생기면서 함흥에 남쪽이라는 의미에 흥남이라는 지명이 새로 태어났다. 함흥은 조선시대 함경도 행정중심지로 조선을 일으킨 전통적인 도시이며 흥남은 일본인 노구치 시타가우(野口遵)에 의해 생겨난 근대적 도시다. 1943년기준 함흥인구는 12만명, 흥남인구는 16만명으로 1960년 함흥-흥남이 통합하면서 평양 다음가는 제2도시로 부상했다. 함흥면적(2003년기준)은 556㎢이며 현재 인구는 83만7000명(2013년 기준)으로 추정한다. 함흥-흥남 행정구역은 분리와 통합을 거치면서 변화되었다. 물의 길을 보면 랑림산맥과 함경산맥에서 발원하는 물줄기는 성천강으로 흘러들어 함흥평야를 적신다. 성천강과 호련천 물줄기는 경흥천, 금사천 등 지류와 이합집산 하면서 큰 물길로 동해로 흐른다. 풍부한 강수량과 교통의 편리함, 지하자원은 함흥-흥남이 화학공업도시가 된 이유이다. 반룡산(동흥산)은 꿈틀거리는 용의 형상으로 성천강과 호련천 사이에 걸쳐 있고…
착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악을 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제심이 중요하다. 그 자제심은 되도력이면 일찍부터 습관을 다지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릴 때부터 그것이 몸에 배여 있으면 우리의 덕행은 견고한 것이 될 것이다. (노자) 언어에 의한 해독은 명백하다. 우리가 우리의 언어에 의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눈앞에서 보지 않는다 해도 그 해독이 큰 것은 마찬가지이다. 총에 맞은 상처는 나을 수 있지만, 언어에 의한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는다. (페르시아 격언) 사람들이 그처럼 매혹되어 있는 모든 것,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그처럼 골몰하고 있는 것, 그러한 것은 그들에게 아무런 행복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골몰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 갈망하는 것 속에 자신들의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손에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다시 안절부절못하고 아직 손에 넣지 못한 것을 바라며 남들이 갖고 있는 것을 부러워한다. 마음의 평화는 헛된 욕망의 충족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 같은 욕망을 버림으로써 얻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면, 그러한 헛된 욕망을 만족시키
1. 몇 년 전 텍사스에 교환교수를 다녀왔다. 오스틴 북쪽, 집 근처 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장애인 주차장의 승용차 뒷범퍼에 이런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DISABLED & PROUD’. 장애가(부끄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미국의 빈부격차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레이건 집권 이래 30년 이상 가혹한 신자유주의적 수탈을 통해 재화가 극단적으로 최상층에게 쏠렸다. 경제학자 피케티가 주도하는 《세계불평등보고서(World Unequality Report)》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전체 가구 순자산에서 상위 10퍼센트가 차지한 비중이 70.7퍼센트다. 반면에 하위 50퍼센트는 고작 1.7퍼센트에 불과하다. 불법이민자, 사회적 약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무덤 위에 쌓아 올린 바벨탑이다. 인종차별과 총기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암종(癌腫)이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이 나라가 부러운 것이 있었다. 주눅 들지 않는 장애인의 모습이었다. 그들의 존재를 별나게 바라보지 않으면서도 법적, 제도적, 문화적으로 최우선시하여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였다. 2. 새해 이튿날 아침 장애인 권리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동
김포시의 도시규모 확장성은 정부의 통계를 넘어섰다. 2007년 김포한강신도시 계획 당시 통계청에서 추정한 2030년 김포시 인구는 최대 30만 명이었다. 당시 상황에서는 경량전철(2량1편성)을 건설해 운영하면 김포시의 유동인구 중 도시철도 수요(이용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2022년 말 현재 김포시의 인구는 약 50만여 명으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도로 및 도시철도 수요가 급증해 교통혼잡이 극심할 뿐만 아니라 출퇴근 시간에 김포골드라인 역사에서는 이용 승객이 순식간에 몰린다. 김포 시민들은 생활 전선에서 자칫 국가적 재난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느끼고 전전긍긍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경전철을 매일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 근접 도시들의 급격한 확장에 기인하는 것으로 김포시는 앞으로 인구 70만 명 이상으로의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방향의 대용량 도시철도 노선은 필수적이다. 김포시민들의 이동 방향은 대부분 서울 방향인데, 피크타임에 도로교통은 매우 혼잡한 상태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골드라인을 이용해 이동하는데 2량 편성의 골드라인은 출퇴근 시 역사에서부터 승강장까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자칫 잘못하면 압사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