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지난주 우리 대학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미국 뉴욕의 데모크라시 프렙 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이 대학을 방문하여 시설도 탐방하고 한국의 식문화도 체험한 후, 학부 학생들과 함께 언어문화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특히 두 학교의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서울 시내 특별한 장소들을 배경으로 일정한 시간 동안 한국어를 사용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과제를 완성하는 한국어 몰입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뜻깊은 교류의 장이 되었다. 참가자들 모두 특별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것 같다며 이런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국의 대학으로 유학을 오고 싶은 꿈이 생겼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 작은 만남이 이 자리의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미래의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될 작은 씨앗 하나 심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석 달 동안 미국의 선생님과 연락하며 행사를 준비한 필자 입장에서도 보람과 기쁨을 느낀 시간이었다. 데모크라시 프렙 고등학교(Democracy Prep High School)는 뉴욕 맨해튼 북부 지역에 위치한 공립형 차터 스쿨로, 전교생이 3년간 한국어를 필수로 이수해야 하며 졸업 시 뉴욕주에서 시행하는
인천광역시의 정책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 중 하나가 ‘청년 해외진출기지 지원사업(이하 청진기 사업)’이다. 지난 2023년 시작된 이 사업은 해외 창업의 꿈을 가진 인천지역 청년들의 외국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의 꿈과 역량이 있지만 제품개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창업가들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다른 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인천은 전국에서 청년창업자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성공률은 낮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0명의 청년 창업가 중 약 7명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다고 한다. 이에 인천시는 청년 창업 발굴과 확대가 필요함을 절감, 청진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2023년 10개 기업을 시작으로 매년 지원기업과 진출지역을 확대, 2026년까지 총 100명의 청년(예비) 창업가를 발굴, 해외에 진출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첫해는 친환경 바이오소재 생산 기업(기계·소재)을 비롯해 에너지·자원기업, 정보·통신 기업 등 다양한 기업이 선정됐다. 지난해엔 총 12명의 청년 창업가들이 미국, 싱
4월이 가고 있다. 봄은 천지에 완연해지고 꽃은 누리에 화사하다. 봄과 꽃, 이 둘은 서로 어떤 인과로 이어지는가. 봄이 되어서 꽃이 피는가. 꽃이 피어서 봄인가. “그게 그거지, 아무튼 봄은 봄이다,”하고 말 것인가. 하지만 자분자분 짚어 보면 좀 다르다. 꽃을 지각(知覺)하는 우리 마음의 자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봄이 되어서 꽃이 피는 건’ 자연의 법칙에 해당하는 것이고, ‘꽃이 피어서 봄을 느끼는 것’은 심리적 지각에 가깝다.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감흥이다. 감흥이란 아름다움을 느끼는 즐거움의 일종이어서, 누구나 그 감흥을 더 확장하고 싶을 것이다. 세상 꽃을 다 내게로 당겨오고 싶을 것이다. SNS에 사진 콘텐츠들이 왕성하게 소통되면서 봄이 되면 휴대전화 안에도 꽃이 그득하다. 산과 들의 꽃들, 골목과 갓길의 꽃들, 옆집 담 너머의 꽃들, 정원과 마당의 온갖 꽃들, 심지어 아파트 베란다의 꽃들, 그리고 실내 탁자 화병에 담아 둔 꽃까지, 꽃은 도처에 있다. 이런저런 꽃의 표정과 자태가 휴대전화 안에서 요란하게 오간다. 먼 산의 꽃은 넉넉한 울타리처럼 바라볼 수 있어 좋다. 들녘에 하늘거리는 꽃은 멀리서도 고운 눈길 줄 수 있어 좋다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경기남부경찰청은 평택을 중심으로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발·운영하며 전국 9개 성인 게임장을 개설해 범행을 저질러온 조직원들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이들은 지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용해 게임장 개설 비용을 빌려주고, 수익 대부분을 자신이 차지하는 착취 구조로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다. 특히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층 도박 확산을 근절하기 위해서도 불법 사이트·계좌 차단과 더불어 상시감시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 21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도박 장소 개설 등의 혐의로 총책을 비롯한 총 19명을 검거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2년부터 평택 등 전국 9개소에 회원 1300여 명, 도박입금액 약 155억 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들은 신축 오피스텔과 아파트에 본사 사무실을 구축하고, 단속 정보를 공유하거나 사무실을 수시로 이전하며 경찰 수사를 피해 왔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들은 일반적인 성인 게임장과 달리 총책이 개발한 도박사이트를 각 게임장에 연계해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하는 신종범죄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러한 방식은 총책에게 모든 수익이 돌
몇 달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선이 성큼 다가왔다. 여느 때처럼 우리는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 “좋은 정부란 무엇이며, 이를 위해 어떤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는가.” 영화 콘클라베에서 로렌스 추기경은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죄로 확신을 꼽는다. 확신이야말로 통합과 관용의 적이라고 하면서 그는 “의심할 수 있는 교황”을 위한 기도를 제안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교황의 자리에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의사결정권자를 대입해 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확신하는 대통령보다 의심하는 대통령이 낫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비도덕적 선택을 내리는 순간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도덕적이라고 평가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우리는 윤리적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심적 기술을 동원하는데, 이를 ‘중화의 기술’이라고 부른다. 중화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람은 비도덕적 행위를 하면서도 나 자신이야말로 피해자라거나, 사실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거나, 피해자에게 잘못이 있다거나, 세상이 자신에게 부당한 책임을 전가되고 있다거나, 헌법과 같이 보다 높은 가치에 의해 자신의 행동이 얼마든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익숙한 말들이지 않은가?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러
“고향이란 버리기로 했다 일년에 몇 번 역마당에 서성대기도 했지만 끝내 고향이란 버리기로 했다. 돌을 깨어 오늘을 먹고 내일을 기다릴 뿐 손 끝에 스며드는 한기도 탓하지 않기로 했다. 고향이란 버리기로 했다.” 이 시는 내 친구 윤백이가 알려 준 시다. 그가 고등학교 때 내게 알려준 시인데 아직도 내 머릿속 한쪽 구석 폴더에 안전하게 자리잡고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읊어 보는 시다. 그의 시가 아니라 그가 알려준 시다. 이 시의 작가는 그의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었다. 그는 그 국어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했고 그 선생님의 시를 공책에 정자체로 베껴놓고 줄줄 외어 자랑하듯 내게 알려주곤 했다. 그는 말 그대로 문학 소년이었다. 당시에 고등학교 2학년부터 이과반과 문과반을 나누었는데 내 친구 윤백이는 문과로 갔지만 가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면 이과반인 나를 찾아와 또 그렇게 자랑하며 시를 읊어대곤 했다. 그런 그 친구를 나는 무척 좋아했다. 사실 1학년 때 그를 만나 같은 지역의 친구가 되었고 친분이 두터워져 나는 그에게 내가 다니는 성당을 소개했고 그도 같이 다니고 싶다고 하여 내가 대부를 섰고 세례를 받게 하여 내가 그의 대부가 되었다. 대자 대부의…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경기도가 반려동물 증가에 따른 동물병원 의료폐기물 불법 처리와 의약품 관리 소홀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광역수사를 실시한다. 동물병원 운영을 둘러싼 갖가지 잡음과 사회문제의 발생은 개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펫족이크게 늘어나는 추세와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 지자체가 실태를 조사하고 시정방안을 찾는 행정은 적극 장려돼야 한다. 나아가 동물애호가들이 겪고 있는 관련된 애환까지도 함께 해소해내길 기대한다. 도는 이번 수사에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6개 수사팀과 12개 센터 관계자 920명을 투입해 도내 동물병원 360곳을 집중 점검한다. 특사경은 수사에 앞서 폐기물 신고·배출 이력, 블로그 후기 및 방문자 수 등 온라인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의심 병원군을 분류하고 있다. 경기도가 이처럼 동물병원 운영실태를 점검하게 된 것은 그동안 반려동물 양육 인구 급증으로 동물병원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동물 사체 및 적출물, 폐백신병, 주삿바늘, 혈액이 묻은 거즈 등 감염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의료폐기물의 관리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이같이 수사를 추진하게 됐다. 이번 광역수사의 주요 점검 사항은 의료폐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