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람들은 진정으로 존경할 만한 것을 자랑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 유해한 것을 자랑한다. 즉 권력과 부귀가 그것이다. 어디를 찾아봐도 어떤 점에서든 자신보다 더 나쁜 사람을 찾아낼 수 없는 악한 자, 따라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것을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악한 자는 한 사람도 없다.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가르칠 수 없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그것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현명한 가르침을 듣자마자 남에게 그것을 가르치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섭취한 음식을 이내 토해내는 병든 위장과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흉내 내어서는 안 된다. 귀로 섭취한 마음의 양식을 자신의 내부에서 잘 씹고 소화하기 전까지는 성급하게 토해내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누구의 마음에도 양식이 되지 않는 오물이 나올 뿐이다. (에픽테토스) 자신의 인간적 존엄성을 의식하는 것은 결코 교만이 아니다. 교만한 마음은 세속적인 성공에 비례해 커지지만 인간적 존엄성의 의식은 그 반대로, 세속적으로 냉대를 받으면 받을수록 증대한
목에 떨어졌다. 절묘한 추락이다. 콩알만 할까. 옷깃을 피해 떨어진 빗방울이 눈물 되어 목을 타고 흐른다. 가을을 견뎌낸 것들은 모두가 이 모양이다. 하물며 영글지 못하고 떨어지는 것들의 심정이야 오죽할까. 목을 타고 흐르던 것이 체온과 하나가 된다. 36.5°C로 데워진 빗방울은 더 이상 빗방울이 아니다. 마당에 떨어지는 가을비에 눈길이 멈춘다. 뭉클 피어오르는 흙먼지 따라 가을이 남긴 마지막 냄새가 부서진다. 가는 님을 붙드는 눈물바람이 저러할까. 볼수록, 세상은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투성이다.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시절이든 인연이든 운명이든 마찬가지다. 마침내,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가고야 만다. 불평하지는 말기로 하자. 우쭐이나 거만에도 유통기한은 있어서, 끝 가는 데 없이 거들먹거릴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생각할수록 다행한 일이 아닌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자본으로도 구매할 수 없는 세월이라니. 재생버튼을 누를 수 없는 늙음이라니. 다 쓰고 망가져 발밑으로 흩어짐이라니. 고치고 다시 쓸 수 없는 시간 앞에서 사람은 한없이 평등하지 않는가. 연민이라거나 긍휼 같은 것도 어쩌면 자기만족일지 모른다. 내가 머물고 있는 ‘백련재…
국내 최대 규모 왕실 퍼레이드인 ‘정조대왕 능행차’가 지난 8~9일 서울~수원~화성 융건릉 구간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도 끝까지 진행됐다. 조선의 제22대 임금인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1795년(을묘년)에 진행한 대규모 행차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정조대왕은 24년의 재위기간 중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화성 현륭원(지금의 융릉)으로 총 13번의 원행을 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원행은 즉위 20년인 1795년 어머니 혜경궁의 회갑을 맞아 8일간 행했던 대규모 행차 ‘을묘년 원행’이다. 2007년 ‘화성성역의궤’와 함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원행을묘정리의궤’에는 1795년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기 위해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과 함께 서울 도성에서 화성 융건릉까지 59.2km를 행차했던 을묘원행 모습이 기록돼 있다. 당시 화성행궁에서 열린 어머니의 회갑연, 행차를 위해 한강에 설치한 배다리(주교舟橋), 6000명에 달하는 군사와 수행원, 말과 가마 등 1㎞가 넘는 능행차 행렬, 수원에서 거행한 문무과 별시 등 모든 내용을 그림과 함께 소상하게 볼 수 있다. 수원시는 심재덕 시장 임기 중인 19
스포츠 클럽 대회는 학생들의 건강과 체력증진을 위해 시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체육대회다. 코로나 전에는 체육 전담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피구 대회에 나가는 걸 인솔 교사로 따라간 적이 있다. 담임교사에게 대회 출전 여부를 묻는 경우는 없는 편이다. 올해는 담임체육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넷볼과 풋살하는 걸 체육 선생님께서 알고 계셨기에 혹시 풋살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 있냐고 물으셨다. 신청할 때 풋살은 여자부만 있었기에 옆반 선생님과 상의 후 흔쾌히 참가하겠다고 답변드렸다. 처음에는 풋살 경기 참가 제한인원이 10명 뿐이라 걱정이었다. 6학년 여자 학생이 모두 합쳐 21명인데 누군가를 뽑아서 대회에 나가기가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나중에 참가 인원이 15명으로 바뀌었고 대회가 주말이라 당일에 일정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을 감안하면 모두가 연습에 참여해도 될 듯 했다. 그때부터 풋살 초보 탈출을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아이들에게 대회의 존재 여부를 알리고 운동의 즐거움으로 동기부여를 한 다음, 중간놀이 시간과 점심시간에 함께 풋살을 연습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대회만을 위한 연습은 아니고 수업시간에 풋살 리그전을 하겠다고 말했더니 여자아이들 대부분
최근 수도권의 전 기초자치단체장 2명이 법정구속 되었다. 민선 7기 성남시장 은수미 씨(민주당)와 민선 6기 용인시장 정찬민 씨(국민의힘)가 주인공인데 범죄혐의 공통분모는 뇌물수수다. 이들의 혐의를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단적으로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수미 씨는 보도된 대로 지난달 16일 1심 재판(수원지법)에서 징역 2년 및 벌금 1000만원, 추징 467만원 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은 씨가 받고 있는 범죄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뇌물공여 및 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등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은 씨는 자신의 정치자급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담당 경찰관 김 아무개 씨(구속)로부터 수사자료 일체를 넘겨받는 대가로 김 씨의 지인 업체에게 4억5000만원 규모의 공원 터널 교체공사를 허가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은 씨는 자신의 보좌관이었던 박 아무개 씨(구속)에게 돈과 고가의 와인 등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심지어 은 씨는 경찰관 김 씨의 내연녀인 보건소 직원의 보직 부여라는 인사 청탁을 들어주기까지 했다. 은 씨의 뇌물 공여와 수수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인허가권, 인사 청탁은 인사권에
동물로서의 인간은 죽음에 저항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영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죽음을 모르고 따라서 죽음에 저항할 수도 죽음을 원할 수도 없다. 죽음에 대한 관념이 당연히 우리에게 주어야 할 영향을 주지 않고 있는 까닭은, 우리는 행동적인 존재로서의 본성으로 인해, 실은 결코 죽음을 생각해서는 안 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에는 죽음과 상통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우리의 이성을 흐리게 하고, 죽음의 불가피성에 의심을 품게 하려는 막연한 희망이 끝까지 우리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생명은 악착같이 열심히 살고자 한다. 그것은 우화 속의 앵무새처럼 목이 졸려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도 “뭘, 괜찮아, 이까짓 것!” 하고 되풀이 한다. (아미엘) 죽음의 순간, 영적 본원은 육체를 떠나지만, 육체를 떠남과 동시에 시공을 초월한 모든 본원과 합치하는지, 아니면 다른 유한한 존재 속으로 옮아가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죽은 뒤에 육체는 자기를 길러왔던 것에게 버림받고 단순한 대상이 된다는 것뿐이다. 죽음은 의식하는 대상의 변화 또는 소멸이다. 연극의 막이 바뀌었다고 해서 손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의식
공공기관 직원들이 회사로부터 0~3%대 저금리 ‘특혜대출’을 받는 관행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나서서 너무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없도록 지침을 만들고, 이행 여부를 경영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지만 이를 지키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개별 기업의 노사 합의사항이라는 한계 때문인데, 이래서는 안 된다. 7%에 다다르는 시중금리에 서민들은 곡소리가 나는 판인데, 국민 정서에 정면 배치되는 이런 특권은 가당치 않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해 7월 29일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사원 대상 생활안정자금을 2000만 원까지만 대출하도록 했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의 경우도 무주택자가 85㎡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만 최대 7000만 원까지 대출하고,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금리는 한국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가계자금가중평균대출금리를 하한선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거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혁신계획서를 보면 한국전력공사 등 36개 공기업 중 75%에 이르는 27개 공기업이 지침에 어긋난 대출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경우 연 1.5% 금리로 2억 원까지…
가을은 선선한 바람이 불고 곳곳에 단풍이 물들어 야외에서 걷기 좋은 계절이다. 걷기 운동은 엔도르핀 분비를 증가시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뇌에 원활한 산소공급을 도와 뇌 기능을 활성화한다. 또, 섭취한 영양소가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고 에너지원으로 쓰여 체중 조절 효과가 있으며 근력을 강화시키고 관절염 및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우리 몸에 좋은 걷기 운동이지만, 평소에 비해 무리하거나 부상을 방치하고 운동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춘택병원 이수현 진료팀장은 특히 ‘발목 염좌’와 ‘족저근막염’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1. 발목 건강 - 염좌 운동을 하다가, 또 울퉁불퉁한 길을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혹은 하이힐을 착용하는 등 일상적인 상황에서 발목 염좌는 흔히 발생한다. 발목을 접질리면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증상이 서서히 완화되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치료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발목 염좌는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가 외부 힘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상태며 손상된 인대가 제대로 치료되지 못하고 염좌가 반복되면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 발목이 힘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