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법 시행령 51조에 따르면 연면적 5000㎡이상 건축물(의료시설‧학교‧도서관) 대상 세척, 갱생, 교체 등 필요한 조치가 필요하며 2년 주기(준공 후 5년 이후 6개월 이내 첫 실시)로 수도꼭지에서 시료를 채취해 탁도, pH, 색도, 철, 납, 구리, 아연 등에 성분 검사를 통해 기준 초과 시 급수관 세척 또는 급수관 갱생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학교 내 먹는 물 수질검사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다 보니 식수 관련 장비, 시설, 위생 상태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우려다. 학부모들은 검사 결과에 대해 우려도 하지만 실제 세척이 필요한 급수관에 대해 조치가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걱정이다. 과거 학교 내 정수기 관리 현황을 살펴보면 물의 탁도나 총 대장균 등 부적합인 수질 검사 결과가 나온 경우도 여러 건 있었다. 정수기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원수(原水)가 안전하다면 정수기는 문제 대상이 아니다. 아무튼 중금속이나 세균에 학생들이 노출되는 것이 위험한 문제다. 지난 1월 안양 모 고등학교에서 식수 오염도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현장검증은 경기도의회가 주도해 경기도교육청, 해당 학교 관계자 등 20명이…
최근 3년간 김포골드라인, 용인·의정부경전철 등 경기도 내 도시철도에서 발생한 승강기(에스컬레이터 등) 관련 안전사고가 2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참사’라는 전대미문의 횡액을 겪고도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치유됐다는 증거가 없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승객들의 부주의한 모습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안전사고 위험지역 적극 안내, 안전 유도 요원 적재적소 배치 등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개선할 촘촘한 안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9월) 도내 도시철도에서 발생한 승강기(에스컬레이터) 관련 안전사고는 모두 2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안전사고는 2020년 4건, 2021년 6건, 2022년 13건으로서 증가추세다. 도내에서 운행 중인 도시철도는 용인·의정부경전철, 김포골드라인, 하남선, 7호선 부천 구간 등 5개 노선이다. 이 가운데 승강기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노선은 무인 운전방식으로 46량의 차량(2량 1편성)이 운행되고 있는 김포골드라인으로서, 전체 사고의 60.8%(14건)를 차지했다. 연도별 안전사고 건수는 2021년 4건, 2022년 10건이다. 사고 유형을 분석해보면 승객의 부주의가…
2022년 3월 한국고용정보원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13곳이 소멸 위험지역이며, 이중 고위험 지역은 45곳이라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39세 여성 인구의 5배를 넘어선 지역을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는데 2047년에는 고위험 지역이 157곳, 2067년에는 229곳까지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난 2020년까지 투입한 예산은 무려 380조 원이나 된다. 천문학적인 돈을 그야말로 쏟아 부었음에도 출산율은 급락하고 있다. 2015년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이 1.24명이었는데 2021년은 0.81명에 불과하다. 6년 만에 약 35%나 줄었다. 통계청의 ‘2022년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23만1863명으로 1년 전보다 4.7%(1만1520명) 감소했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은 지방 소멸로 연결된다. 비수도권 지방정부들이 느끼는 소멸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이 거주하는 지방정부를 제외한 지역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보여주지 않아도 압니다. 얼굴은 필요 없습니다. 뒷모습만 보아도 분명할 때, 확인이라는 절차는 생략해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는, ‘이십대로 추정되는 남성과 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여성’이라고 표현할 것입니다. 그건 그들의 방식입니다. 나는 그냥 ‘엄마와 아들’이라고 부를 겁니다. 그리 불러도 무방할 만큼 두 사람의 뒷모습은 닮은꼴입니다. 피는 못 속인다고 했습니다. 쾌활한 팔 동작과 명랑한 발놀림만 봐도 틀림없습니다. 저런 생김새와 걸음걸이는 물려줌과 물려받음 아니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손과 발을 교차하며 걸어갈 때, 고개 젖히며 웃는 머리 각도와 어깨 들썩이는 모양새까지 영락없습니다. 보여주지 않아도 압니다. 설명은 필요 없습니다. 까르르 웃을 때, 서로를 향해 쏟아지는 봄 햇살 같은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에서는, ‘발달장애 아들을 보살피는 어머니’라고 보도할 것입니다. 그건 그들의 말투입니다. 나는 그냥 ‘엄마와 아들’이라고 부를 겁니다. 그리 불러도 좋을 만큼 두 사람의 웃음은 온전합니다. 억지웃음은 들키기 마련입니다. 특수학교 통학버스에 오르는 아들의 웃음에는 꾸밈이 없습니다. 아들을 배웅하는 엄마와, 차창 안에서 손 흔
2002년 평양에서 열린 경제회담에 대표단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평양 지하철을 처음 타 볼 기회가 있었다. 평양지하철은 동서와 남북 2개 구간에 17개 역의 노선으로 되어 있고, 지하 100-150m 깊이에 만들어져 있으며, 1973년 광복절에 운행을 시작했다. 총연장 길이는 34km이고 당시 내가 타고 내려갔던 에스컬레이터는 길이가 120m 정도였다. 플랫폼은 대리석 돔 형태로 되어 있고 벽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을 주인공으로 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중세 유럽의 궁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역구조상 4량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나 당시 내가 탄 차량은 3량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우리의 서울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 구간)이 1974년 광복절에 운행을 시작했으니 평양보다 1년 개통이 늦다. 70년대 초 평양주민의 교통수요가 많아 지하철을 건설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북한의 안내원 H선생에게 건설 경위에 대해 물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사실 미군의 핵 공격에 대비한 대피 시설 역할도 겸하고 있다고 했다. 6·25 조국해방전쟁(6·25 전쟁을 북한을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른다)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평양에는 제대로 된 건물이 하나
부자는 아무래도 무자비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가 인간다운 자비심을 발휘하기 시작한다면 그는 이내 가난해질 것이다. 우리가 식탁에 둘러 않아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불리 먹고 있을 때, 길가는 사람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고 더 나아가 그들에게 화를 내고 사기꾼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 부당한 일이 아니겠는가? 빵 한 조각 때문에 남에게 사기를 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설령 그 사람이 정말 그랬다 하더라도, 너는 그를 가엾게 여기고 더욱더 그 사람을 가난에서 구해주어야 한다. 만일 네가 끝까지 자선을 베풀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적어도 그들에게 모욕만은 주지 말아야 한다. (요한) 먼저 약탈을 중지하고, 그 뒤에 자선을 베풀어라. 부정한 돈에서 손을 뗀 뒤, 그 손을 이웃을 위해 내밀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제 손으로 어떤 사람의 옷을 벗겨, 같은 손으로 다른 사람에게 입힌다면, 우리의 자선 행위가 곧 범죄행위에 대한 방아쇠가 되는 셈이다. 그 같은 자선은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요한) 부자가 자선 행위를 할 때만큼 그의 잔인함이 잘 드러날 때는 없다. 부잣집에서는 세 사람 앞에 열다섯 칸의 방이 있지만, 가난한 사람이 몸
유엔아동기금(UNICEFF) 의약품 등 지원물자가 1월 초 해로를 통해 북한에 반입됐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북한은 코로나19 발병직후 지금까지 국경 봉쇄 중이며, 북한 상주 국제기구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90년대 후반에 활발했던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활동은 현재 많이 약화되어 있다. 그 이유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이 매우 나빠졌기 때문일 것이다. 중 러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국제사회는 북한을 세습 독재체제로 핵무기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국가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버림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인도적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휴머니즘과 자유와 인권, 일상의 행복을 북한주민과 함께 향유하고자 하는 정서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인도적 지원은 90년대 중반 북한의 대규모 식량난으로 200만 명에서 300만 명이 아사했다고 하는 상황에서 세계식량기구(WFP) 등 유엔기구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우리 정부는 국내산 쌀 15만 톤 지원 등 가급적이면 남북간 직접 지원을 선호하는 입장이었고, 국제사회는 우리의 참여와는 무관하게 피골이 상접한 북한 아동 사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상위 순위에 들어갈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은 현재 유럽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정치와 경제 성장 그리고 분배를 이루고 있는 유럽의 리더 국가다. 시민의 의식도 높아 새벽 시간에도 교통 신호를 지키고, 자발적 자원봉사 조직이 전국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동산, 주식에 열광하기보다는 저축에 집중하고, 총리도 퇴근 후에는 마트를 가는 시민으로 돌아가는 나라가 독일이다. 몇 년 전 베를린 공항에서 프랑스행 항공권을 구매한 뒤에야 일행 중 한 명이 태블릿 PC를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을 알았다. 시간도 상당히 지났고 복잡한 베를린 공항이니 포기하고 있는 순간 독일인 택시 기사가 태블릿을 들고서 나타났다. 택시 안에서 일행이 프랑스 이야기하는 것을 기억하고 프랑스행 게이트로 급히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너무 고마워 사례를 하려 했지만, 한사코 거절하며 당연한 일을 했다고 기사는 조용히 사라졌다. 이렇게 선량한 시민들이 한때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2차대전의 전범이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베를린 시내 중심의 브란덴부르크 문 남쪽에는 엄청난 광장에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는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