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나름으로는 2022년 대선보다 더 중요한 일이 현재 진행 중이다. ‘2022교육과정’ 개편작업이 그것이다. 여기서 ‘교육과정’은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을 의미하고 ‘2022’는 교육과정 개편이 확정, 고시되는 연도를 의미한다. 2022교육과정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전국의 유초중고교에서 사용된다. 금년 들어 교육부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2교육과정 개편작업을 주도 중이다. 2022교육과정은 내년 9월경에 확정, 고시될 예정이다. 2022교육과정은 내년 3월 9일에 예정된 대통령선거 결과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아이들과 나라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게 틀림없다. 2022교육과정은 2035년까지 10년간 유효하지만 영향력은 최소 30년, 최장 100년은 간다. 아무리 평균수명이 길어져도 청소년기에 습득한 지식과 가치, 습관과 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본인과 자녀는 물론이고 손자, 증손자한테까지 영향을 미친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2022교육과정 개편작업을 통해 우리사회는 2025년부터 무려 10년 동안 유효 타당할 효과적인 교육 내용과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최소한 2
동물에 대한 연민은 우리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인데, 세상의 온갖 관습과 암시의 힘에 의해 우리는 동물의 고통과 죽음에 대해 냉혹하고 무자비해지고 있다. 동물에 대한 연민은 선량한 인격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서, 동물에게 잔인한 자는 결코 선량한 인간이 아니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 신을 두려워하라. 그리고 동물을 학대하지 말라. 기꺼이 일해 주는 동안에는 그들을 부리고, 지치면 쉬게 해주며, 말 못하는 그들에게 충분히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어라. (마호메트) 육식은 동물을 죽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동물을 죽이는 것은 행복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다. 인간들이여, 육식을 삼가라. (바라문 법전) 인간이 동물들보다 위에 서는 까닭은, 우리가 동물을 냉혹하게 괴롭힐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동물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 아이들로 하여금 벌레를 죽이지 못하게 하라. 무서운 살인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타고라스) 동물에 대한 연민의 정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은, 사냥과 육식을 끊음으로써 잃는 만족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인간이 신의 형상을 닮았다는 말은 신을 대신하여 모든 생명들을 잘 보살피라는 말이다.…
어제(5일)는 어린이 날이었다. 비록 코로나19로 제한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축제와 같은 하루를 즐겼다. 그러나 이런 가족의 모습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이들도 있었다. 가정 해체, 부모의 사망이나 질환, 실직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빈곤한 상황에 처한 이른바 취약계층 아동들에게는 더욱 쓸쓸하고 우울한 하루였다. 이 아이들은 매번 끼니를 걱정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아동복지법 제35조 등에 따라 결식 우려가 있는 만 18세 미만 아동을 위한 ‘결식아동 급식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혼자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진 아동들에게 좀 더 꼼꼼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도와 시·군, 경기도교육청이 예산을 부담해 아동급식카드(G드림카드)를 지급하고, 도시락·부식 배달, 지역아동센터 단체급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동급식카드는 경제적 또는 가정 사정 등을 이유로 결식 우려가 있는 만 18세 미만 아동에게 식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아동들은 이 카드를 가지고 지정된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을 이용해 음식물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급식단가는 동결됐다. 경
영토가 큰 나라는 코로나 피해도 엄청나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브라질이 그 예다. 브라질 사람 6000만 명이 코로나로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3월 볼소나로(Jair Bolsonaro) 대통령은 서둘러 비상대책법을 통과시켰다. 가난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3개월 간 매월 680헤알(약 14만원)을 지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3개월은 턱도 없는 일. 코로나는 꿈쩍도 않고 상황은 더 악화돼 다른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 볼소나로 대통령과 게지스(Paulo Guedes) 경제부 장관은 지난 9월 하순 랜다-브라질(Renda-Brasil)이라는 새 기본소득을 내 놓았다. 랜다-브라질은 볼사-파밀리아(Bolsa-Familia)를 통합하게 된다. 사실 브라질은 세계 최초로 시민기본소득법(Act of Basic Income of Citizenship)을 법제화한 나라다. 2004년 룰라(Luiz Inácio Lula da Silva) 대통령이 앞장서서 이뤄낸 성과다. 모든 브라질인과 5년 이상의 외국인 체류자들에게 기본소득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너무 거창한 이상일까. 시민기본소득 대신 2003년 실시한 볼사-파밀리아만 계속해 왔다. 물론 이…
교육의 기초는 삶의 의의와 그 사명을 명백히 하는 일이 아니면 안 된다. 사람들은 법정에서의 거짓말을 범죄로 생각하고, 같은 성인들끼리 잘못된 말을 하는 것을 한심한 일로 생각하지만, 어린이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허황된 말을 지껄이고 아무리 거짓말을 하여도 잘못이 아니며 오히려 필요한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 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인생의 의의와 사명에 대해 설명하는 종교상의 가르침은, 천년 전의 사람들에게는 만족을 주었지만 현대인들은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어린이들에게 천년 전의 사람들에게 가르쳤던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이것은 무서운 잘못이다. “어린이를 교육할 때,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는 것은, 어린이들에게도 모르는 것으로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리히텐베르크) 이 말은 흔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듯, 어린이들에게 의심스러운 미신을 제법 근거가 있는 것처럼 믿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면 어린이들은 애매하고 어중간한 논거에 만족하는 버릇이 생겨서, 모르는 것도 아는 척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교육할 때 그들을 지나치게 힘들게 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아직 인간
문재인 정부는 '지주의 나라'로 가고 있던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인도하고 있을까? 봉건 사회로 더 깊이 내몰고 있을까? 현실로 맞아야 할 현대적 나라로 운전하고 있을까? 그 답은 이즈음 신조어가 된 '벼락 거지'가 대신할 것이다. 이 정부 들어 서울과 수도권 주요 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100~300% 상승한 것은 단순한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어떤 죄도 짓지 않은 50%의 무주택자들에게 피눈물이기 때문이다. 3~10억 선인 아파트 가격 상승분은 보통사람들이 10~100년 정도 저축해도 손에 쥐기 어렵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은 하늘의 별 따기다. 폭등하는 전월세 비용 마련도 쉽지 않다. 그들에게 부동산 폭등은 삶이 뿌리째 뽑힘 그 자체인 것이다. 그들의 박탈감은 70년 대 산업화의 기념비적 소설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소환한다. '낙원구 행복동' 판자촌에 살던 난쟁이 가족과 주민들은 재개발로 투기꾼들에게 입주권을 헐값에 팔고 뿔뿔이 흩어진다. 입주비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들과 현재의 무주택자들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살던 공간에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은 같지만 상대적 박탈감은 지금의 무주택자들이 훨씬 크지 않을까? 실제 상류층
이것은 밀물이다 이것은 썰물이다 나는 발목이 바쁜 시녀 지금 묻어오는 달빛을 허락한다 어깨가 당겨지면 손마디를 푼다 팔꿈치를 조금 늘어뜨리고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절을 한다 개를 끌고 가다 목줄을 놓고 안쪽으로 돌아도 바깥으로 돌아도 공주는 공주 시녀는 시녀 달빛 계단에 무릎이 꺾인다 주저앉을 때마다 주저 없이 일으켜 세워진다 나를 가둔 이는 등 뒤에 서 있다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는, 어쩌면 나를 닮은 모습으로 내가 만들어놓은 신 정해진 줄 위에서 나는 나를 겪어낸다 ▶약력 ▶전북 남원 출생. ▶서정시학(2010년)으로 등단. ▶시집 「『케냐의 장미』, 『꽃의 좌표』, 『눈송이에 방을 들였다』 ▶최치원신인문학상(2005년)수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최다 확진·사망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미국이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1분기 GDP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6.4%라는 높은 성적표가 나왔다. S&P500지수는 1월 20일 취임후 100일간 8.6% 상승해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신과 경기부양책이 견인했다. 그러나 우리가 더 주목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보여준 국정운영과 조치들이 갖고 있는 의미다. 첫 조각을 보자. 최초의 흑인·여성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첫 흑인 국방장관, 첫 원주민 내무장관 등 유색인종 출신이 26명의 장관급 가운데 절반인 13명, 여성은 12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색인종 장관급은 13%에 불과했다. ‘무지개’ 내각이 선악이나 능력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내각 등 역대 우리 정부에서 반복돼온 코드 인사와는 비교된다. 대외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일 전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으로 ‘미국의 귀환’을 알렸다. 미국은 중국 굴기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