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용은 얼마나 공정 할까? 최근 이를 예측 할 수 있는 여론조사가 나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취업 포털이 기업 인사담당자 22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61%가 채용 공정성을 강화해야 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만큼 불공정 하다는 의미다. 사람의 감정이 개입 되다보니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는 얘기도 된다. 실제 설문에 참여한 담당자들 조차 자사 채용 공정성을 100점 만점 기준 평균 77점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내용별로는 서류 전형의 경우 나이(46%), 학력(37%), 성별(33%), 출신학교(28%) 등이 불공정 평가항목으로 꼽았다. 면접은 결혼·연애·출산(49%) 나이(38%), 가족(20%) 등이었다. 그동안 불공정 채용 근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고 법적으로 각종 예방책을 강구 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AI 채용 시스템이다. 지원자의 개인 신상을 완전히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보다 더 확실하다고 해서 기업들이 앞 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2018년 AI 면접위원을 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6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AI 면접을 기업은 185개사로 늘었고 올해는
선명하게 들리다 서서히 사라지는 저 소리들. 바로 옆 테이블에서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 며칠 뒤 떠나게 될 해외여행 이야기를 하는 가 했지만 점점 희미해져가는 목소리. 사람들이 들락거리는 출입문의 잔잔한 삐걱거림. 조금 더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들리는 몇 번의 웃음소리. 전화 통화를 하거나 간혹 투박하게 스쳐가는 발자국소리. 그 소리들 사이로 흩어지는 커피 향까지. 모처럼 편안했다, 카페에 앉아 듣는 그 다양한 소음들이. 흔히 긍정적인 소음으로 알려진 백색소음은 비교적 넓은 음폭으로 백색광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7가지 무지개 빛깔로 나눠지듯 다양한 음높이의 소리가 합해져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생활주변의 비오는 소리, 폭포수 소리, 파도치는 소리, 시냇물 소리, 나뭇가지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 등이 있다는데 나에게는 조용한 카페에서 듣게 되는 소음이 바로 그런 백색소음이 아닐까 싶다. 한 사무실에서 아무도 모르게 백색소음을 평상시 주변소음에 비해 약 10데시벨(dB) 높게 들려주고 일주일을 지냈더니 근무 중 잡담이나 불필요한 신체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한 달 후 백색소음을 꺼버렸더니 서로들 심심해하면서 업무의 집중도가 크게 떨어졌다고도 했다.
창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도출신이 농협중앙회장에 등극했다. 역대 가장 많은 10명의 후보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렸다. 300만 농민조합원의 수장인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 지난 1월31일 당선됐다. 앞으로 4년간 거대한 농협조직을 이끌어가게 된다. 그간 농협중앙회장은 임명제에서 선출제로 바뀐 이후 한호선(강원), 원철희(충남), 정대근(경남), 최원병(경북), 김병원(전남) 순으로 바통이 옮겨왔다. 여섯 번째 회장으로 이성희 회장이 수도권출신 첫 회장이다. 그는 4년 전 1차 투표에서 앞질렀다가 2차 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선거에 전국 1천118개 농협조합장 가운데 292명의 대의원과 회장을 포함한 293명이 투표를 했다. 1차에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결선투표에서 이성희(경기) 177표, 유남영(전북) 116표를 얻어 61표 차로 당선을 거머줬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의 비상근 명예직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 등을 갖고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경영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 신임 이성희 회장은 선거공약을 통해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일탈 /이숙경 사막의 난쟁이처럼 눈부신 빛 마주하면 그 빛 찬란해도 쓸모없다 푸념하며 가려 줄 그림자 찾아 광야를 헤맬 테지 나무들이 이룬 숲에 마침내 다다르면 그늘을 베어 내야 환한 빛이 보인다며 밀림을 토벌해 버릴 듯 눈빛을 견줄 테지 내가 낳은 변덕이 사막과 밀림에서 오만하게 자라나 헝클리는 오랫동안 어둠은 올곧은 빛을 엎드려 섬길 테지 ■ 이숙경 1966년 전북 익산 출생, 200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집 『파두』, 현대시조 100인선『흰 비탈』, 시론집『시스루의 시』,대구시조문학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지원금 수혜, 시조시학 젊은시인상 수상
우리나라는 여자들에게 특히 인색했다. 조선시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 세상의 기준이었다. 세상의 중심은 양반(士)이었고 농공상(農工商)은 변방이었다. 양반의 여식들도 규방(閨房에 갖혀 칠우(七友 :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와 함께 공예(工藝)하는 것에 만족하고 살아야했다. 그 외의 사회활동은 꿈꾸기 힘들었고 그랬던 여성들에게는 주홍글씨를 새겼다. 돌이켜보면 신사임당과 허난설헌, 황진이 정도만 이름을 알렸다. 그들 역시 남편이나 자식들 보조역할로 미화되거나 남성문화를 희롱하며 다른 길을 갔다. 하물며 여자가 장사를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꾸기 힘들었다. 그러나 진흙탕 속에서도 연꽃은 피는 법이니 조선시대 김만덕이 그렇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시절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힘든 삶을 살다 유통업으로 거부(巨富)가 된다. 객주(客主)를 차려 제주 특산물인 귤, 미역, 말총 등을 육지의 옷감과 장신구, 화장품과 교환해 판매하는 상업에 종사해 돈을 많이 벌었다. 그러던 1793년 제주도에서 대가뭄이 들자 전재산을 풀어 제주도 민중들을 구제했다. 영의정 채제공이 ‘만덕전’이라는 전기를 썼으니 당대와 후대의 모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재판부가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함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그것도 무려 30년이 넘은 사건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 담당 재판부가 6일 공판 준비기일에서 재심 청구인인 윤모(53) 씨에게 사과했다. 공판 준비기일이란 미리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증거 조사 방법에 관해 논의하는 절차다. 공판이 집중적·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이날 이 사건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윤 씨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다”며 “이미 검찰은 윤 씨가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을 제출하고 있고, 이에 관해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 없이 동의한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재수사 착수 6개월 만이다. 재판부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에서는 청구인인 윤 씨의 무죄가 증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이춘재는 공소시효가 모두 끝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은 국내에서 벌어진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이었다. 이 과정에서…
남계서원에 이어 두 번째로 여행할 서원은 경주의 옥산서원이다. 옥산서원은 경주 안강읍 옥산리에 있으며 선조5년(1572)에 창건된 서원이다. 사액서원이 된 것은 선조7년(1574)이다. ‘옥산’이라는 이름은 서원 앞에 있는 ‘자옥산’이라는 산 이름에서 연유한다. 풍수전문가들은 옥산서원이 ‘봉황이 머무는 둥지형’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둥지에 머무는 봉황을 보호하기 위해서일까? 옥산서원의 건물들은 답답하리만큼 폐쇄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계곡을 따라 난 숲길을 가다보면 옥산서원을 만나게 된다. 옥산서원의 정문은 역락문이다. 불규칙한 돌들을 기단으로 쌓고 그 위에 역락문을 앉혔다. 그래서 역락문에 오르기 위해서는 계단이 필요하다. 계단은 역락문 우측칸과 가운데 칸 위치에 2개만 만들어져 있다. 역락문은 3칸의 문으로 된 삼문형식이다. 그런데 오른쪽 칸의 문만 열려 있고 가운데 칸과 왼쪽 칸은 굳게 닫혀있다. 보통 서원의 출입문이 오른쪽으로 들어가서 왼쪽으로 나오는 것에 비하면 이 곳은 왼쪽 칸은 아예 이용할 수 없게 막혀 있다. 시작부터가 조금 색다름으로 다가온다. ‘역락’이라는 이름은 논어에서 따온 말로 공부를 함에 있어 출세를 목적으로 하지 말고 자신의 인격수
『묵재일기(默齋日記)』는 조선 중기 문신이었던 묵재(默齋) 이문건(李文楗)이 41세 때인 1535년부터 죽던 해인 1567년까지 30여년간 쓴 개인 일기이다. 그 가운데 결실(缺失)된 것을 제외하고 17년 8개월분 10책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는데 이문건은 묵재일기 외에도 조선시대 사대부가 쓴 최초의 육아일기인 ‘양아록(養兒錄)’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그가 쓴 『묵재일기(默齋日記)』를 통해서 당시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사료들이다. 이 자료에는 부부간의 갈등은 물론, 하층민들의 생활 방식, 노비들과의 갈등, 양반들의 풍류(風流) 등 일반 백성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다양한 생활기록들 가운데 가장 많은 기록은 역시 건강과 질병에 관한 내용이다. 특히 질병과 약재, 처방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당시의 질병 상황과 의료체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이다. 과거에는 오늘날과 같이 의료시설이나 의원이 많지 않았던 시절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개인의 질병은 자기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할 만큼 의료 시스템은 열악했다. 그러므로 식자(識者)들은 스스로 의약과 치료법을 공부하여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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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공특사경)이 민선 7기 이재명 경기도지사 출범이후 열일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첨단 과학수사기법이 있었다. 공특사경이 지난해 도입한 ‘디지털 포렌식(디포)’과 ‘불법광고 전화 차단시스템(전차)’ 등 두가지다. ‘디포’는 범죄의 진실에 접근하는 기법이고 ‘전차’는 신속한 범죄대응 체계다.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범죄들에 대응하는 바람직한 자세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물론 경찰과 협력해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도내 범죄자들 꼼짝마 선언’이다. 특히 경찰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산시스템인 전자수사자료표(E-CRIS)는 이 달 안에 도입한다. 자료표는 기존에 손으로 작성했던 수사자료표를 실시간 전산으로 작성해 경찰청에 온라인으로 보내는 체계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행정력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자랑한다. 이와함께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국과수와 협력해 디지털인증서비스(DAS)를 장착해 운영할 예정이라니 반갑다. 이 서비스는 수사 현장에서 수사관이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촬영하고 녹음한 영상과 음성, 사진을 국과수 인증 서버로 전송해 해당 자료의 증거력을 인증받는 앞선 기법이다. 또 경찰청 범죄경력조회시스템(C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