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의료원장이 이국종 교수(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에게 욕설을 퍼붓는 음성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이 교수가 외상센터장직 사임원을 제출했다. 그리고 아주대병원은 4일 사임원을 수리했다.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을 떠나지 않고 평교수 신분으로 진료와 강의를 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의대 교수로서의 역할은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대로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과 갈등을 빚어왔다. 몇 년 전부터 인력 부족과 병실 배정 등의 문제에 더해 새로 도입한 닥터헬기 운용 문제로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이에 이 교수는 “너무 지쳐서 더는 못 하겠다”며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 교수는 2010년 8월 중증외상 특성화센터장으로 임명됐다. 2011년 1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려냈고, 2017년엔 총상을 입고 북한을 탈출한 귀순 병사 오청성 씨를 소생시켜 국민들의 존경을 받은 의사였다. 이 교수는 얼마 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주대병원이 적자를 감수하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은 다 새빨간 거짓말”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라고 폭로했다. 복건복지부가 아주대병원에 예산을 빼먹지 말고 제대로 쓰라는 공문까지 보냈을 정도라
프랑스 파리북역에서 런던으로 들어가는 유로스타를 타면서 꼭 보겠다고 결심한 것은 런던 뱅크사이드에 위치한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하는 백남준 회고전이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보았던 백남준 작품들은 마치 흩어진 구슬 같았다. 그리고 진짜 백남준을 내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기대감이 컸다, 런던 현대미술관 테이트모던은 2000년 템스강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개관후 영국 문화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스위스 출신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영국의 이상적인 비전을 담아낸 곳이라고 칭찬할 만큼 한해 관람객 600만명이 다녀 간다.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모마)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현대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과 함께 수년간 백남준의 명작 200여점 컬렉션과 아카이브를 집대성한 이번 전시를 21세기 미술사적 사건으로 평가 한다. 백남준은 현재 시점에서도 미래지향적이다. 테이트모던 본관 3층에서 영국답게 논리적인 설명으로 사람들을 친근하게 끌어들이는 전시 구성으로 전시장 곳곳에 새긴 어록들은 백남준이 일생동안 이야기한 모든 것을 담아 냈다. 예술과 기술의 먼 미래 접목을 예견한 백남준의 실험적 도전들은 그가 특별한 문화적 배경과 종교, 철학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사스와 메르스를 거쳐 점차 진화된 바이러스의 창궐은 자연생태계를 파괴를 눈감은 인간에 대한 자연의 저항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신종바이러스는 단순히 몇몇 사람의 건강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염의 두려움이 더 할수록 인간의 정신까지 오염시키는 현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중국 우한교포 임시 숙소를 놓고 진천, 아산 주민이 감염 공포로 일시적 님비현상을 보일 때 모 야당 의원이 숙소 선정을 놓고 정치적으로 공세를 퍼붓는가 하면, 제1야당 국회의원 출신인 A대 법학과 B교수가 정부의 대중국 자세를 두고 대통령에게 ‘중국 시진핑의 개노릇하다 죽으라’는 막말을 쏟아 붓는가 하면, 일부 시민들도 신종바이러스 광풍에 휩쓸려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은 커녕 경계와 원망, 차별과 위축된 자세를 보여줌으로 대인관계는 물론 경제에 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 참으로 심각한 바이러스가 아닐 수 없다. 한 때 ‘집안에 하수구만 막혀도 대통령 욕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다지만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이 인간이 인간에 대한 예의, 국격을 위한 국민의
예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세시 행사는 1년 중 모두 192건에 달한다. 이 중 정월에 열리는 것이 102건이고, 이 가운데 55건이 대보름날과 관계된 행사다.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는 것도 많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는 서민들의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놀이로 남아있다. 그러면서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새길 만한 교훈도 주고 있다. 내일(8일)은 동제(洞祭)와 놀이를 통해 결속을 다지며 공동체의 의미를 되짚게 하는 정월 대보름날이다. 이날을 다른 말로 상원(上元)이라 한다. 가장 중요한 제일(祭日)이란 의미로 달의 모습을 보며 1년의 길흉을 점치고, 각종 소원을 빌었다. 대보름이라 부른 것은 달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보름달이 풍요의 상징이던 농경사회에서 유래됐다. 각종 놀이 이외에 사람들은 찰밥·약밥, 오곡밥 등 절식을 먹고 날밤, 호두 등 부럼을 깨물면서 한 해가 무사태평하기를 기원했다. 밥의 주재료는 찹쌀, 팥, 수수, 차조, 콩이지만 기장을 넣기도 한다. 찹쌀이나 차조같이 찰기 많은 곡식을 넣은 것은 영양가 때문이다. ‘삼국유사’에도 나오니 기원도 오래됐다. 평소 자주 먹지 못하던 것을 보충해 준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여기에 다양한 나물과 호두,…
아침부터 선배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정년퇴임을 하고 명예교수로 대학원 강의를 하고 있는데 조교의 태도에 대한 것이었다. 조교가 정교수 시절이라면 생각지도 못할 태도로 자신을 대하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을 물었다. 선배의 말이 틀리지는 않을 터이지만 이제 세상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것은 과거에 자신이 쌓았던 자체를 부정하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제 급변하는 세태 속에 아랫사람들을 대함은 변화할 수밖에 없다. 예전처럼 친근함의 표현은 희롱이 될 수 있으며 말 한마디라도 오해를 사면 자리 보존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갑과 을은 바뀐 지 오래며 쉽게 표현해서 시부모가 시집살이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적응이 안되면 바로 꼰대 취급을 받는다. 꼰대의 사전적 정의는 노인네를 뜻한다. 꼰대스럽다는 의미는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그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드는 것을 이른다. 시대가 변했기도 하지만 지금의 노인이 젊었을 때에도 노인을 폄하하며 꼰대라는 표현을 했다. 나부터 다른 이의 의견과 젊은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을 설파하려 든다면 그것이 잔소리이고 바로 꼰대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
법무부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 전문의 국회제출을 거부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파장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비공개 결정에 이유에 대해 “국회의 공소장 제출 요청에 대해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사건관계인의 명예 및 사생활 보호, 수사 진행 중인 피의자에 대한 피의사실공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소장 원문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주장이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이유는 이렇다. 먼저 공소장 공개는 2005년 5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의한 조치였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공소장 공개의 이유로 수사 과정을 투명하게하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국민의 알 권리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와 사건관계인의 명예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공소장 공개를 거부한다면,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나 피의자 명예 그리고 사생활 보호와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던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것이 만일 개혁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반(反)개혁적 인물이 되는 셈인데, 노무현 대통령을 반개
노새의 노래 /류미야 세상에 없으면서 있는 것이 있지 오월 장마당은 옛길 너머 사라지고 그을린 농투성이 옷을 바꿔 입었어도 땅은 바로 그 땅 울 엄니 눈물이 밴 그 길 타박이며 하냥 걸어왔다네 목청 다 떼고도 즐거운 나는 노새, 벌거숭이 황톳길 천둥 치듯 닦이고 등꽃 박꽃 칡넝쿨 베어지고 뽑혔어도 길은 기억하지 사라진 것들의 발소리 거친 풀 한 줌이면 푸르르 길을 끌며 근본 없는 목숨이지만 말보다 오래 사는, 세상엔 없으면서도 있는 것이 있다네 ■ 류미야 69년 경남 진주 출생, 2015년 《유심》 시조 등단. 시집 『눈먼 말의 해변』. 제4회 공간시낭독회문학상, 제7회 올해의시조집상 등 수상.
…
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정치군인이 있었다. 지지하는 세력들은 60년 동안 그를 경제를 일으킨 국부로 불렀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공과(功過)가 있다지만 그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공보다는 과가 많았다. 공공의 돈을 갈취해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불로장생을 꿈꿨다. 최근 불거진 베트남 전쟁 파견 군인 수당 문제와 1965년 한일협정이 그랬다. 또 하나 대기업 육성정책이다. 법규를 포함한 정부의 권한 대부분을 대기업 살리기에 쏟았다. 명목은 조국 근대화였다. 중소기업은 거들기만 했다. 독창적인 사업안도 대기업에 헌납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탈법과 불법이 밥먹듯 자행됐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중소기업을 중요한 성장기반으로 삼았던 대만과 달리 동아시아 4대 잠룡에서 밀려난다. 대기업 몰아주기를 정치자금으로 불렸던 ‘뒷돈’ 때문이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구조가 불러온 파행에 대해 경기도가 칼을 들었다. 제조업부터다.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인 제조업 생태계를 공정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그 뿌리다. 경기연구원의 ‘경기도 제조업 르네상스 추진전력 연구 보고서’에서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우리나라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손흥민(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소속)이 현지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놀림을 당했다는 뉴스에 국내 팬들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3일 열린 홈 경기에서 손흥민의 활약으로 맨체스터 시티를 2-0으로 꺾은 후 인터뷰에서 작게 기침을 하자 현지 축구 팬들이 “손흥민이 신종코로나에 걸렸다”고 댓글을 달거나 토트넘 선수들의 단체 사진에서 선수들의 얼굴에 마스크를 합성했지만 손흥민만 제외한 것이다. 손흥민이 동양인이기 때문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감염자 취급을 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은 교수들에게 "중국발 전염병이 돌고 있는 관계로 동양계 학생(중국인·한국인·일본인 등)과 관련 위험 국가들에서 온 학생들의 수업 참석을 금지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 학교는 소프라노 조수미 등 많은 한국인 음악가들이 수학한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면서 서양권에서는 동양인 전반에 대한 혐오감까지 형성되어가고 있다. 물론 중국·중국인에 대한 도를 넘는 ‘시노포비아’(sino-phobia·중국 공포증)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