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가 돼야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1년 교육정책네트워크는 최적의 수업을 위해 적정한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4월 기준 전국 초·중·고(분교 제외) 학급 23만5020곳 중 18.1%(4만2523곳)가 과밀학급이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연보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농어촌 지역이나 구도심 지역에서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늘고 있다. 반면 신도시 등에서는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하다. 물론 그동안 과밀학급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교육부와 서울시·경기도교육청 등은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2024년까지 3조원을 투입해 과밀학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과밀학급 비율은 3년 전보다 고작 0.5%포인트 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고등학교의 경우 오히려 2022년보다 4.2%포인트나 증가했다. 학생 과밀화가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도였다. 초·중 학령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과밀학급 비율은 30.4%나 됐다. 반면 세종은 과밀학급 비율이 0.4%에 불과했다. 전국
지금은 북한강이 흐르는 가평군에 살고 있지만 ‘서울’은 내가 태어나 46년을 살았던 내 고향이다. 어릴 적 뛰놀던 골목에 대한 기억과 청춘의 낭만을 불사르던 거리, 혁명을 외쳤던 광장도 내 기억에는 온전히 남아있다. 그렇게 ‘서울’은 내게 낯익은 이름이다. 고향을 떠나 가평군에 온 지 11년이다. 그동안에 난 내 고향 ‘서울’에 대해서 아주 낯선 사실들을 알게 됐다. 가평군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자연보전권역’이고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른 ‘팔당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이다. 이로 인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 한강 물이 오염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 한강 물을 누가 먹는가. 도시 특히 서울특별시가 먹는다. 서울 시민의 안전한 식수를 위해 가평군에는 대규모 아파트, 공장, 사무용 빌딩은 물론 4년제 대학 등의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 그러니 지역에 민간 자본과 인적 역량이 축적이 안 되고 지역의 경쟁력은 떨어졌다. 이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경제적 지원을 마을에 했지만 그 지원금은 마을을 키우기보다는 마을에 분쟁의 씨앗을 던져주고, 공동체성을 오염시키는 흙탕물을 끌어 올리는 마중물이 되곤 했다. 난 서울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주 안전하게
며칠 전 ‘시사IN’에서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인가?”라는 내용으로 진행한 설문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검사출신의 대통령이 집권한지 1년 반,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전횡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받는 가운데 실제 국민들은 검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설문은 마지막에 조국 전장관의 책 ‘디케의 눈물’에 나오는 문단 “군사독재 시대에서는 검찰권이 정치권력의 의도대로 운영되는 정도였다면, 이제 검찰 자체가 정치권력을 잡았다. ‘권력의 시녀’가 권력 자체가 된 것이다. 검찰청이 경찰청등 17개 청 위에 군림함은 물론, 정부 각 부서 요직에 전현직 검사를 배치해 검찰 가족이 지배하는 나라가 만들어졌다.”를 누가 적은 것인지 알리지 않고 내용에 동의하는지만 물었더니 62.4%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적나라한 문구에 왜 다수가 동의했을까?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검찰을 권위적이며(87.3%) 권력지향적인(84.6%) 집단이라 답했다. 기간의 행태를 보면 검찰은 권위적이란 말도 점잖은 표현이다. 얼마전 뉴스타파가 3년7개월을 싸워 법원명령으로 받아낸 검찰의 특활비 영수증은 먹칠되고 지워진채 “니들이 알아서 뭐해?”하고 말하고 있었다. 검찰은…
지난 추석을 전후해 김포지역 홍철호 전 국회의원이 내건 “김포시-경기북도 싫어요, 서울특별시 좋아요,” 현수막을 시작점으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에 편입하겠다는 김기현 대표 등 여당수뇌부의 소위 ‘서울 메가시티’ 구상이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게리멘더링, 정치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서울 확장정책’, 유정복 인천시장 “실현 불가능한 허상”, 홍준표 대구시장 ‘시대역행, 총선용 떳다방’, 김태흠 충남도지사 ‘지방메가시티가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 공히 비판하는 이 메시지에 주목한다. 메가시티는 구소련 해체 후 자유경제권역 무역룰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국가발전 전략으로 나온 개념이다. 세계경제가 국가 단위보다는 광역경제권간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다. 우리나라에서 메가시티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은 2009년 경기도가 수도권 장기발전전략을 수립하면서 경기연구원, 중앙언론사 경제팀, 국제 리서치회사 등이 협업해 ‘수도권 메가시티론’을 심층기획 보도하고, 출간하면서부터다. 인구 1000만 명 이상 광역경제권역간의 비교를 통해 수
요사이 인요한 교수가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가 여론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다. 여태 양당에서는 정말 숱한 혁신위가 있었지만, 성공한 혁신위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보수 진영의 「홍준표 혁신위」, 그리고 진보 진영의 「김상곤 혁신위」 뿐이다. 그 이외의 혁신위는 모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최근의 민주당 혁신위도 마찬가지다. 혁신위가 혁신안을 가지고 주목받아야 하는데, 지난번 민주당의 혁신위는 혁신위원장의 “설화”로 주목받았으니,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만 본다면 인요한 혁신위는 성공적인 것 같다. 혁신위가 친윤 핵심들에게 차기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요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윤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일반 국민들에게 당연히 신선하게 비쳐질 수밖에 없는데, 이 정도의 모험은 감수해야 혁신위가 여론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정수 감축이나 의원들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주장도 여론의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인 위원장의 정치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다른…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자생과 성장 역량을 갖추어 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다수의 사회적경제기업들은 법적·제도적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모델의 미흡으로 사회적·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며 위기감이 고조되어 가고 있다. 게다가 국가경제의 위기 상황과 사회적경제 시장이 견고하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재부각되면서 사회적경제 주체들 다수에게 어려움이 점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정부는 ‘24년도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을 60%에서 최대 100%까지 삭감하기로 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경제 전체에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에 대한 예산은 전년 대비 90%가 줄어들었고, 협동조합을 포함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도 전년 대비 60% 이상 대규모로 삭감되었다. 사회적경제의 예산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사회적경제의 발전이 크게 저해되고, 사회적기업에 고용된 취약계층의 고용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건비와 사회보험료 지원으로 취약계층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정부 방침대로 예산이 삭감되면 당장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크
올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이 발생했다. 럼피스킨은 소에서만 발견되는 감염병이다. 처음엔 ‘럼피스킨병’으로 불렸으나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약칭인 럼피스킨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사람에게 감염되지도 않고 쇠고기와 우유도 안전하지만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까닭에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코로나19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고병원성 에이아이(AI)로 약칭해 사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럼피스킨은 감염 시 폐사율은 아프리카돼지열병(100%), 구제역(최대 55%)보다 낮은 10% 이하지만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럼피스킨에 걸린 소는 즉시 살처분된다. 감염되면 피부에 혹이 생기고 새끼가 유산되며 우유 생산량도 줄어든다고 한다. 럼피스킨은 지난 달 19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제주와 경북을 제외한 전국으로 급속 확산됐다. 이로 인해 살처분된 소는 총 5200여 마리였다. 경기도에서도 지난달 20일 평택시 청북면의 젖소 농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김포, 화성, 평택, 포천, 연천, 파주 등 모두 9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200억원을 투입해 백신을 긴급 수입했다. 이 백신은 유럽
드라마는 사회의 거울이다. 사회의 모습과 가치는 대사가 되어 드라마에 담긴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욕망을 담는 그릇이다. 시청자가 원하지 않는 것은 드라마에 담겨져도 외면당한다. 드라마와 사회와의 관계는 불륜드라마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드라마 속의 불륜은 그 사회가 가지는 가치관과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충돌하느냐는 형태로 표현된다. 1996년 MBC에 “애인”이 방송되었다. 과거와는 달리 불륜은 설레는 로맨틱한 분위기와 함께 왔다. 불륜남(유동근)을 욕하는 대신 설레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청했다. 나도 유동근이 입던 잉크블루 와이셔츠를 사입었다. 대관령 목장 눈시리게 푸른 하늘 배경으로 놓여진 하얀색 벤치의 양끝에 앉은 유동근과 황신혜의 모습은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욕먹지 않고 불륜이 설레임과 함께 가슴아림을 준 첫 드라마다. 김희애는 이 시대의 불륜녀다. 깨끗하고 지적인 이미지에 잡음없는 사생활, 열정적 연기 뭐하나 트집 잡을거 없는 김희애는 불륜녀로 나올 때 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아이러니다. 김수현 극본, 김희애 주연의 2007년 “내 남자의 여자”는 SBS 작품이다. 중앙일보 양성희 기자는 시대를 대표하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전격적인 기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이란의 개입시사 등으로 5차 중동전으로 비화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작전과 치고빠지기식 작전 상황을 보면, 5차 중동전으로의 비화는 이스라엘 자신들에게도 결코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있는 듯하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의 근원적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 상징적 사례다. 그래서 앞으로 1개월 이내 휴전으로 갈 것으로 본다. 전쟁 장기화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이나, 사우디와의 국교정상화를 통해 새로운 중동체제를 구축하려는 이스라엘 모두에게 실이 많은데다, 헤즈볼라까지 “더 깊숙한 개입자제‘를 언명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두 개의 전쟁 수행 가능하다고 큰 소리치고 있지만, 이를 감당할 여력이 많지 않다는 것도 조기휴전론의 근거이다. 여하튼 보복과 보복이라는 악순환을 부르고 민간인 수만 명이 죽어나가는 전쟁은 하루속히 끝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면서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적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기에 정보기관들에게 그 질문의 화살을 쏘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은 뭐 했느냐?. 정보기관의 역할 중 가장…
경기도가 2023년 도민참여 공론화 의제로 경기도의 새로운 돌봄 정책인 ‘누구나 돌봄’을 선정하고 권역별 토론회, 도민여론조사, 숙의토론회 등 일련의 공론 과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누구나 돌봄’은 기존 돌봄의 틈새를 보완해 도민에게 더 고른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공론 과정이 정책의 윤곽을 더욱더 뚜렷하게 정리하는 것은 물론 정책 지속가능성까지 섬세하게 갖추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누구나 돌봄’은 생활 돌봄, 주거 안전, 심리 상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돌봄의 공백을 보완해 도민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경기도 3대 돌봄 정책의 이름을 ‘360°(360도) 돌봄’이라고 정해 발표했다. ‘360° 돌봄’은 3대 정책으로 구성되는데 연령·소득과 무관하게 위기 상황에 놓인 모든 도민을 지원하는 ‘누구나 돌봄’, 아이 돌봄이 필요한 가정이라면 언제라도 원하는 시간에 긴급돌봄을 제공하는 ‘언제나 돌봄’, 야간·주말 기관·가정 언제 어디서나 장애인 맞춤 돌봄을 제공하는 ‘어디나 돌봄’이다. 경기도는 내년도 예산편성에도 이 정책 관련 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복지 분야에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