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사랑을 위한 ‘헌신’은 어디까지 일까?
“절 믿으세요. 제 논리적인 사고를 그냥 믿으시면 됩니다.” 도시락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딸 미사토와 단둘이 살아가는 야스코. 폭력적인 전 남편 토가시를 피해 힘겹게 도망쳤건만, 그가 또 다시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 토가시가 어린 딸에게 마저 위협을 가하자 야스코는 이를 말리다 결국 전 남편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야스코와 미사토가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한 그때, ‘띵동’ 초인종이 울린다. 인근 고등학교에서 수학교사로 일하는 옆집남자 이시가미가 찾아온 것. 평소 야스코를 좋아했던 이시가미는 그녀를 위해 이 살인사건의 수습을 떠안는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공연 시작 10분도 채 되지 않아 사건의 범인을 밝힌다. 관객들은 살인 사건 범인을 알아내는 것이 아닌 다른 물음표를 풀기 위한 여정에 동참해야 한다. 며칠 뒤, 강변에서 토가시의 시신이 발견되고 경찰들은 토가시에게 괴롭힘을 당해왔던 야스코를 제일 먼저 용의선상에 올린다. 하지만 딸과의 영화관람, 노래방 데이트 등 야스코는 이상하리만치 알리바이가 완벽하다. 영화표도 있고, 사건 발생 추정 시간에 CCTV에도 찍혔다. 그럼에도 찜찜함을 지울 수 없던 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