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시작은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습지에서 쿼터 백 출신의 남자 체이스(해리스 딕킨슨)가 추락사한 시체로 발견되는 데서부터이다. 이 사체는 동네 아이들이 발견하는데 그건 마치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스탠 바이 미’의 첫 장면과도 같다. 보안관 둘이 탐문을 시작하고, 이들은 오로지 남자 몸에서 나온 붉은색 털실 한 오라기를 근거로 습지에서 홀로 살아가는 여성 카야(데이지 에드가 존스)를 유력 용의자로 체포한다. 영화는 카야의 재판 과정을 추적하며, 여자 스스로 자신의 짧은 인생을 되돌아보거나 변호사인 밀턴(데이빗 스타라탄)에게 지난 10년의 삶을 들려주거나 진술하는 플래시 백의 기법을 따라 대부분의 이야기를 진행한다. 처음엔 미스터리 살인극으로 시작된 영화가 곧바로 서정의 서사시를 이어 나가는 이유다. 카야, 아니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습지 소녀’라 불리는 캐서린 대니얼 클라크는 말 그대로 습지에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다. 극도로 폭력적인 남편 때문에 엄마는 아이들을 버리고 떠났고 위의 언니 둘 그리고 오빠도 떠났으며, 마지막에는 결국 모든 비극의 장본인인 아버지 마저 떠나면서 완벽하게 홀로 남아 살아가게 된다. 엄마가 떠났을 때가 1959년, 체이스의
◇ 아동 뮤지컬 ‘노래하는 토리’, 11월 23~26일,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판타지아극장 ‘노래하는 토리’는 나비를 쫓아 신나게 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기토끼 ‘토리’가 숲속 동물들의 도움을 받아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뮤지컬이다. 이번 작품은 ‘코피트코’, ‘난 타잔이다’ 등 저명한 어린이 공연을 제작한 ‘극단 엘’의 대표작이다. 동요 ‘산토끼’, ‘나비야’ 등 익숙한 곡을 우쿨렐레와 카혼 등의 악기 연주와 함께 선보인다. 어린이들은 등장인물들과 함께 게임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등 공연에 참여하며, 자연스레 미아 예방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공연 시간은 50분이며 관람 연령은 만 24개월 이상, 전석 1만 3000원. ◇ 무용 ‘에미’, 11월 24일,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에미’는 이 땅을 살아온 어머니들의 굴곡진 삶을 들여다보는 현대무용극으로, 서울씨어터의 작품이다. 독일의 극작가이자 시인 브레톨트 브레히트의 시 ‘나의 어머니’를 모티브로, 고난과 희생의 삶을 살아온 어머니들의 이야기와 모성애의 가치를 아름다운 안무와 연출로 구성했다. 1996년 초연 이후 지난 26년간 30회 이상의 국내외 전막 공연을 선보이는 등 한국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