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여성은 부처를 잉태한 모체로, 가족의 안녕을 염원하고 기도하는 존재로 인식돼 왔다. 기원후 1세기경 불교가 동아시아로 전해진 이래 불교에 귀의한 여성들은 불교를 지탱했고, 불교의 옹호자이자 불교미술의 후원자, 제작자로서 공덕을 이어왔다.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세계 최초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여성의 관점에서 조망한 전시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이 열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번뇌와 염원을 조명하며 세계 각지에 소재한 불교미술 걸작품 92건을 전시한다. 이 중 일반 공개 9점, 한국 전시 47건, 불전도 2점이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불화, 불상, 사경과 나전경함, 자수, 도자기 등이 전시되며 이 중 ‘이건희 회장 기증품’ 9건과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등 9개 소장처의 국보 1건, 보물 10건, 시지정문화재 1건, 해외 11개 소장처의 일본 중요문화재 1건 등이 포함돼 의미를 더한다. 전시 제목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Unsullied, Like a Lotus in Mud)은 ‘숫타니파타(석가모니부처의 말씀을 모아 놓은 최초의 불교 경전’에서 인용한 문구로, 불교를 신앙하고 불교미술을 후원하고 제작했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김현광)은 지난 12일 대한불교조계종 수원사(주지 보선스님)와 2023 수원 문화재 야행의 성공적인 추진 및 수원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수원문화재단과 수원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2023 수원 문화재 야행 ‘夜宿-도심 속 템플스테이’ 추진을 위해 자원 연계 및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2023 수원 문화재 야행 ‘夜宿-도심 속 템플스테이’는 수원시 유·무형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고취시키고, 문화재 야행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수원의 템플스테이를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한편, 1920년에 창건돼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수원사는 2018년부터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며, 불교의 역사와 문화 속에 깃든 전통문화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많은 사람에게 휴식과 행복한 자아를 찾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경기문화재단 전곡선사박물관(관장 이한용)은 지난 13일 불교조각가 태황스님에게 대표작품 ‘태황용선경도’ 1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증받은 ‘태황용선경도’는 태황스님의 대표 시리즈 작품 중 하나로 전통회화의 세밀한 표현이 아닌 일필에 담긴 힘으로 용의 기운을 담아냈다. 태황스님은 “그림 속에 담긴 용의 기운이 용과 닮은 전곡선사박물관에 담겨 경기도민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문화기관에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의미를 전했다. 태황스님은 15살 때 부산 선암사에서 불문에 입문한 이래로 40여 년간 예술을 통한 부처의 가피를 표현해오고 있으며, 문화재청 조각 기능 보유자이다. 그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교를 졸업했고 2016년 한국미술세계국제대전 조직위원장상 수상, 2018년에는 캐나다와 일본에서도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향후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현대작품들을 한데 모아 경기북부와 연천·전곡지역의 특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구성해 도민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지리산 대화엄사 이야기/진조스님 지음/도서출판 삼화/436쪽/2만 원 우리나라 불교계의 대표적 사찰 가운데 하나인 ‘화엄사’. 삼국시대 창건 이래 15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 곳에서, 출가 이후 현재까지 50여 년을 수행정진해 온 진조 스님이 그동안 보고 들은 일화들을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진조 스님은 1975년 19살의 나이에 백운(白雲) 스님을 은사로 화엄사에서 동진 출가해 수행에 전념하면서 지난 46년간 화엄사를 떠나지 않은, 불교계에서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 만큼 흔치 않은 스님으로 손꼽힌다. 그런 스님이 지금껏 틈틈이 모아온 화엄사 관련 일화와 구전하는 내용들을 다시금 글로 옮겨두는 작업이 진행됐는데, 바로 이 책 ‘지리산 대화엄사 이야기’다. 책은 화엄사의 창건과 고승 이야기를 비롯해 화엄사에 있는 나무, 기둥, 석종에 이르기까지를 총망라하고 있다. 특히 화엄사를 거쳐 갔거나 관계를 맺었던 스님들의 일화는 그 자체로서 불교 사상을 드러내는 법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다. 예컨대, ‘구충암 모과기둥 이야기’ 편을 보면 1936년 태풍으로 화엄사를 지키던 큰 모과나무 두 그루가 쓰러지자, 죽어서도 화엄사를 지키게 하려고 삐뚤어지고 옹
흔히 매우 짧은 시간을 ‘찰나의 순간’이라 일컫는다. 이와 반대로 긴 시간을 이야기할 때 ‘억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지만, 찰나와 억겁의 뜻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찰나는 일반적으로 어떤 현상이나 사물이 이뤄지는 순간을 의미한다. 순식간이라는 단어와 비슷한 뜻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눈 한 번 깜빡하는 사이를 뜻하는 순(瞬)과 숨을 한 번 쉬는 사이를 말하는 식(息)을 합친 말인 순식간은 찰나보다 긴 시간이다. 불교 경전 ‘대비대사론’에는 찰나에 대해 “2명의 성인 남자가 인도 카시국에서 생산된 여러 가닥의 명주실을 양 끝에서 잡아당기고 있을 때, 다른 남자가 와서 이를 단숨에 절단했다. 이때 64찰나가 경과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수치로 나타내면 75분의 1초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1찰나는 0.013초가 된다. 상상도 하기 힘든 짧은 시간이다.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시간을 ‘탄지’라고 하는데, 이는 65찰나가 흐른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우리는 아주 긴 시간에 대해 ‘억겁’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흔히 억겁과 영원을 혼용해 사용하지만, 영원은 끝이 없는 시간을 뜻하므로 억겁과는 다르다. 겁은 겁파(劫波)의 준말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19일 의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추기경 등의 명의로 “해마다 석가모니의 탄생과 깨달음, 반열반에 드심을 경축하는 이 날에 온 세상 불자들의 마음에 기쁨과 평온과 희망이 깃들기를 기도드린다”는 내용의 경축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어 “오늘날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비참한 상황에 놓인 세상은 모든 종교의 신자들에게 인류 공동체를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협력하라는 도전이 된다”고 말했다. 평의회는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 구원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모든 형제들’ 32항)라고 전하며, 지난해 10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시에서 서명한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언급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류를 위협하는 어려운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도록 도와줄 보편적 연대의 시급성에 대해 이야기한 것에 대해 강조했다. 또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야기된 고통은 우리가 모두 상처받기 쉽고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며 “우리는 각자의 종교 전통 안에 간직하고 있는 연대를 발견하고 실천하도록 요청받고 있다”고 했다.
불교계가 5월 19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기도 내 곳곳에서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등행렬 등 예정된 행사를 축소해 진행하지만 한 해 앞길을 비춰 달라는 정성만큼은 변함이 없다. ‘부처님 오신 날’은 부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초파일(初八日)이라고도 한다. 부처는 BC 624년 4월 8일(음력) 해 뜰 무렵 북인도 카필라 왕국(지금의 네팔 지방)의 왕 슈도다나와 마야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불교 종주국인 인도 등지에서는 예로부터 음력 4월 8일을 부처의 탄생일로 기념해왔다. 한국에서도 음력 4월 8일을 탄신일로 기념해 양력으로는 4월 또는 5월이다. 그동안 석가탄신일로 불러왔으나 2018년 ‘부처님 오신 날’로 공식 명칭이 변경됐다. 불교의 개조인 석가모니의 탄생을 축하하는 부처님 오신 날은 1975년 1월 27일 대통령령으로 공휴일로 지정됐다. 그렇다면 공휴일로 지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공휴일로 지정되기 전부터 각 지역에서 연등 행사나 민족놀이 등을 즐기며 하나의 민족명절로 지내왔다. 그만큼 특정 종교만의 기념일 이상의 의미로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오는 19일,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하루정
기독교와 불교, 천주교 종교인 1562명이 올해 안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당장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3개종단노동인권연대(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우리 종교인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이 기약 없이 지연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올해 안에 본 법을 제정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3개 종교의 종교인 1562명이 이름을 올렸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 기업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산재로 사망한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씨, tvN에서 과도한 업무와 갑질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떠난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씨 등 유가족들은 이 법의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14일째 단식 농성 중이다. 이를 두고 3개종단노동인권연대는 “국회가 해야 할 일을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대신하고 있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매일 6명 이상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끔찍한 사고로 인해
'2020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명상 웹컨퍼런스'의 영상 콘텐츠가 14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공개된다. ‘끌어안음’을 주제로 12명의 세계적 명상 스승들을 연사로 초청, 한국 불교 수행, 남방 불교 수행, 서구의 마음챙김, 티베트 불교 수행의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측은 "행사 종료 후에도 많은 분들의 재시청 요구가 있었고, 특히 코로나의 재확산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연말연시를 맞아 지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제공해보자는 공익적 취지에서 관련 콘텐츠를 전면 개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영상 무료 공개를 흔쾌히 동의해준 12명의 연사에게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에 무료 공개하는 영상은 명상 웹컨퍼런스 촬영본 전체이며, 라이브로 진행된 강의를 포함해 모두 22개 영상, 약 20시간 분량이다. ‘한국 불교 수행’에서는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현봉스님의 '우리가 있는 이 자리가 세상의 중심'을 시작으로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의 간화선 강의와 참선 실습 안내, 명법스님의 선과 마음치료 강의와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위빠사나(남방 불교) 수행’ 컨퍼런스는 열반에 실현하는 유일한 길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 것이 검찰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9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전국불교도선언 주최로 ‘검찰개혁 완수하라! 윤석열을 해임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는 이날 시국선언 직후 경기신문 기자를 만나 “검찰개혁을 이루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개혁을 위한 노력은 나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소중한 삶을 가꿔나가기 위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평신도로서 시국선언에 뜻을 함께한다는 임 상임대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사는 것이 검찰개혁을 위한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이 공권력에 의해 무지막지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는 현장이라니 너무도 비참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삶을 살고자 하지만 폭력과 탄압,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곳에서 과연 의미가 있을까 고민했다는 그는 이 사회에서 적폐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검찰이라면 우리 사회의 부정의와 범죄자들을 처벌하여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일반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해야 한다”며 “오히려 범죄를 방조하고 범죄자들을 봐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