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바닥에 어지럽게 놓인 매트 위, 웅크린 채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이로 정리인지 통제인지 모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고, 주변에는 이 모습을 감독관처럼 지켜보다 의자에 앉아 잠이 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가장 기본적인 휴식이자 회복인 잠조차 편히 취할 수 없는 상태이다. 재난 발생 시 임시대피소로 활용되는 체육관을 우리를 지키는 사회적 시스템에 비유한 이 작품은 경기도미술관의 소장품, 함양아 작가의 ‘잠’이다.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관장 안미희)에서 지난 16일 개막한 전시 ‘잘 지내나요?’는 경기도미술관의 15년 소장품들을 수집하면서 ‘위로’와 관련된 작품들을 다시 소환해 우리 모두를 위한 위로의 방식을 고찰한다. 재난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재, 재난은 우리 각자에게 어떠한 의미인지, 그에 따르는 상처, 불안, 두려움, 공포,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섯 작가(팀)의 12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을 시도해온 노재운, 양아치, 함양아(소장작가)의 작품을 통해 시대에 깨어 있고자 하는 예술가의 치열함을 소개한다. 양순열, 콜렉티브 안녕(초청작가)의 작품에서는 예
수원시립미술관(관장 홍건표)이 전시 교체 준비로 오는 25일부터 4월 16일까지 전시장을 휴관하고 부대시설만 부분 운영한다. 지난 19일 성황리에 종료한 세계적 조각가 에르빈 부름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에르빈 부름: 나만 없어 조각’ 이후 다음 전시 교체를 위한 휴관에 돌입한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나혜석 상설홀은 무료로 개방하고, 라이브러리와 카페테리아 등 부대시설도 정상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모든 시설을 휴관한다. 내달 18일, 소장품 상설 전시 ‘물은 별을 담는다’와 기획전시 ‘어떤 norm(all)’을 개막하면서 정상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시설 운영 관련 자세한 사항은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성남문화재단은 2022년 한 해 동안 성남큐브미술관이 수집한 신규 소장품 및 소장작가의 출품작을 선보이는 전시 ‘2022 신소장품전 - 모호한 경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모호한 경계’를 주제로, 나진숙, 박주영, 이돈순, 이체린, 정석희, 최지원 등 6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삶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경계를 시각화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참여 작가들은 각기 다른 모티브와 재료, 기법 등 여러 예술적 장치를 활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예술과 일상의 경계, 현실과 이상의 경계,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 경험하는 감정의 경계 속에서 우리 삶에 던진 다양한 질문과 탐색의 과정을 담아냈다. 먼저, 나진숙 작가는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아우르는 작업을 통해 작가의 의식과 경험을 기록하는 작업을 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 출품작 ‘The Wave of Breath, Water and Wind 2021-1’은 나무 합판 위에 레진과 물감을 혼합해 얕은 부조(저부조, 低浮彫)의 형태로 미래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주영 작가는 출품작 ‘Fine, Thanks’를 통해 바람처럼 날아가는 시간에 대한 추상적 의미를 되새긴다. 우리 삶 속에서 경험하는 시간을 획(劃)으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