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쓰담쓰담, 토닥토닥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연극 ‘오펀스’
“넌 현명한 사람이야. 네 본능을 의심하지 마.” “너는 네가 할 일을 참 잘해왔어.” 필라델피아 북부, 낡고 허름한 집에 살고 있는 고아형제 ‘트릿’과 ‘필립’. 그 누구의 보호도 없이 오롯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두 사람에게는 서로가 세상의 전부이다. 따뜻한 말 한 마디, 든든한 응원과 위로는 받아본 적이 없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연극 ‘오펀스(Orphans)’는 제목 그대로 사회에서 소외된 혹은 소외됐던 ‘고아들’의 이야기다. 가장인 트릿은 좀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고, 어릴 적 알레르기 반응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필립은 형이 일(?)을 하러 나간 사이 집을 지키며 살고 있다. 동생을 향한 사랑과 과한 보호심에 트릿은 필립이 문맹으로 세상과 단절된 채 살기를 강요하지만, 집밖이 궁금한 필립은 신문을 읽고, 책에 어려운 단어를 밑줄 치며 형 몰래 지식을 쌓아간다. 어느 날 트릿은 술집에서 부유해 보이는 중년 남성을 납치해오는데, ‘해롤드’라는 이름의 이 남자가 알고 보니 시카고 갱스터(gangster)이다. 그리고 그는 만취해 고백한다. 자신 역시 ‘고아’였다고. “나 저 사람 맘에 들어.”(필립) “마음에 두지 마.”(트릿) “좋은 사람 같아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