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근대 인문기행의 마지막 코스는 농업이다. ‘농업혁명의 길을 걷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수원 서부권역에서 이어져온 우리나라 농업 및 농업 연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여기산과 축만제(서호)를 둘러보고 서호천을 따라 수원사람들의 옛 이야기를 따라가는 7.3㎞ 코스는 산과 물, 나무와 풀꽃, 다양한 생명들로 가득하다. ◇여기산~항미정 앞서 3개의 인문기행 코스가 수원화성 및 구도심 지역에 펼쳐진 것과 달리 네 번째 코스의 시작은 산이다. 구 농촌진흥청 구내의 뒷동산 같은 모습의 ‘여기산’이 출발점이다. 104.8m의 여기산은 산이라기보다 구릉에 가까워보일 정도로 야트막하지만 선사시대 농경문화의 발상을 상징하는 의미가 큰 곳이다. 1979년부터 1984년까지 이뤄진 발굴작업을 통해 난방과 지붕 구조물이 발견됐고, 주거지 내부에서 발견된 검게 탄 볍씨는 일찍부터 서둔동 일대에서 벼농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선거연수원 생활동 뒤편으로 여기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오고, 산 중턱에서는 돌을 뜨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선명하게 직각으로 돌이 패인 자리는 정조대왕 당시 수원화성 성벽으로 사용하기 위해 돌을 뜨던 자리라고 한다. 계속해서 걷다 보면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정용철 글/좋은생각/200쪽/13,000원 저자 정용철은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를 통해 인생의 가장자리에서 바라본 삶과 자기 성찰을 담아냈다. 그는 ‘좋은생각’ 창간 이후 기자, 사진가, 편집자, 발행인으로 살아왔으며 은퇴 이후 깨달은 삶의 진실에 대해 쓰고 직접 찍은 사진을 엮었다. 이 책은 사람, 자연, 일, 말, 관계, 소통, 글쓰기 등 보편적인 인생의 주제를 다룬다. 저자는 생각을 마음에 담았다가 꺼내면 글이 된다고 소개하며, ‘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는 언어의 한계에 있는 내 마음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내 마음이 책이 되고 싶을 때 내게 ‘두려워 말라, 정직해라, 기뻐하라’라고 말했다”며 “최근 여러 해 무척 힘들었고, 그러한 몸과 마음으로 인생의 바닥으로 내려갔다. 춥고 어둡고 축축한 그곳에서 나는 울고 웃고 뒹굴었다”고 전했다. 이 책은 4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1장에서는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2장은 ‘삶이 내게 알려 준 것’, 3장 ‘말과 글’, 4장에서는 ‘나의 고백’을 담고 있다. 첫장 ‘아침’에서 저자는 주로 새벽에 글을 쓴다며 자면서 멈춘 생각이 이 시간에 깨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