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추웠다. 아마도 올들어 최고로 차갑게 느껴진 공기가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마음의 한기는 더욱 심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힘든 이들의 얘기는 춥다 못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소위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사정은 단순히 심각한 정도가 아니다.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근근히 유지해왔던 업장(?)마저 쫓겨나다시피 정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앞으로의 생계까지 걱정되는 형편이다. 어쩔 도리는 없고, 그저 한숨만 나온다. 지켜보는 일조차 이토록 버거운데, 당사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야 한다. 지난 날은 돌이킬 수 없지만, 내일은 분명 기약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서론이 길었다. 지역 예술의 구심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모습이 떠올랐던 까닭이다. 아모쪼록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19도 이겨내고, 초토화된 지역 문화예술의 불씨도 꼭 되살려야겠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 중심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세 영웅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런 걸까? 며칠 전, 도내 예술인들의 활동을 모아 보여주는 '경기예술지'가 휴간 10년 만에 복간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국이
경기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건 지난 1월 24일. 금세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와 달리 3월 11일엔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상 세 번째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됐다. 감염병의 위험도 경보 단계인 1~6단계 가운데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9개월여가 흘렀다. 그 사이 대한민국은 높은 수준의 국민의식을 보여주며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대응 국가로 인정받았다. 물론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사회 여기저기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였고, 이미 계획된 사업들이 뒤죽박죽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 역시 매우 빠르게 대처해나갔다. 문화예술계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두말할 나위 없이 온라인, ‘비대면’으로의 전환이다. 급물살도 이런 급물살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비대면은 크게 부각됐다. 공연장의 무대와 배우, 전시장의 작가와 작품, 각종 회의 참석자, 체험교육 강사 등등 모든 것들이 카메라 앵글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는 문화예술 콘텐츠의 홍수는 불을 보듯 뻔했다. 실제로 불과 몇 개월 만에 만들어진 결과물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