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이면 성남시가 탄생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와도 같이 변해버린 성남의 도시 역사는 다른 도시와는 다른 탄생 배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3대 요소인 의식주(衣食住) 가운데 주거의 변화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시 승격 이전의 성남은 그저 평범한 농촌이고 산촌 마을이었다. 그러다가 1968년 광주대단지 사업이 발표된 후로 꿈속에서도 보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옛날 속담에 새들도 집이 있다는데, ‘집도 절도 없는 거친 산비탈’에 천막을 치고 살아가야 하는 절박한 광경이 전개된 것이다. 그 이후로 성남 사람들은 스스로 잘 살기 위해 노력해 왔고, 억척같이 꿈을 키워오면서 지금의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었다. 성남의 옛 모습은 숯을 굽는 사람들이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전형적인 산촌마을이었다. 이성계의 아버지 이자춘의 친구인 이달충(李達衷, 1309~1385)은 숯골(태평동)에 새로 집을 짓고 시를 남겼다. 고기는 강과 바다에서 놀고 새는 숲에 사나니 얕으면 옷을 걷고, 깊으면 벗고 건너면 되지. 돌 털고 이끼에 앉아 다리를 쭉 뻗고 샘 찾아 물을 움켜 가슴 속을 씻어내네.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노재천)이 예술마당 시우터와 함께 오는 13일 ‘8·10 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 50주년’ 기념 공연 ‘아홉 켤레 구두를 신은 열한 명의 배우들’을 입체낭독극 형식으로 선보인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열리는 ‘아홉 켤레 구두를 신은 열한 명의 배우들’은 1977년 윤흥길 작가의 원작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각색한 작품이다. 당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作) 연작과 더불어 1970년대 한국 문학에 크나큰 충격을 가한 기념비적 역작으로 손꼽히며,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고 있다. 입체낭독극 형식인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의 연주와 타이포 그라피, 배우들의 낭독과 노래를 함께 음미하는 ‘문학 입체낭독 콘서트’라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이 전하는 목소리는 50년 전 성남이라는 도시 현장을 떠올리게 하고, ‘귀로 듣는 낭독’과 함께 ‘눈으로 보는 타이포그라피 문장’은 원작 소설의 문학성을 돋보이게 할 전망이다. 성남 민권운동은 1971년 당시 서울시를 비롯한 행정당국의 무허가 주택 철거계획에 따라 광주군 중부면(현재 성남시 수정구·중원구) 일대로 강제 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