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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신도시, 산은 깎아 내면서…골프장은 그대로

동탄 리베라CC 그대로 놔둔채 개발 예정
주민들 정부 정책 분개

 

“잘 갖춰진 산림녹지를 훼손하는 건 가능하고, 이미 깍아낸 골프장을 제외시킨걸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어요.”

화성시 동탄면 오산리 신미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강민호(가명)씨는 경부고속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리베라 골프장을 손끝으로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홀로 아파트’라는 별칭을 들으면서도 2년전 입주를 결정했다.

인근에 주변 녹지공간이 충분해 아이들 정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탄2 신도시 예정지가 애꿎은 숲은 깍아내고 골프장은 그대로 둘 것으로 발표되면서 그의 바람은 사라지고 있다.

그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골프장은 제외하는 대신, 나무가 울창한 숲을 신도시에 대거 포함시킨 사실에 대해 주민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지도를 살펴봐도 도시 정중앙에 벌레가 갉아먹은 듯 흉한 모습을 면치 못하게 돼 정부 관계자들이 조망권에 대한 이해를 자기기준에 맞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임채복(79·양돈업, 산척리)씨도 신도시 발표 이후 논을 갈아엎고 숲을 훼손하는 정부 정책에 분개했다.

아직까지 골프장은 기존 서민들이 입장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는 반면 숲은 산책, 등산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임씨는 “골프장에 찾아갈 주민들이 얼마나 되겠냐”며 “30년 전 도시를 떠나 산골로 들어왔는데, 골프장은 멀쩡히 내버려두고 애꿎은 숲만 훼손하려는 발상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동탄2 신도시 발표 이후 화성시의 상전벽해가 시작됐다.

이미 도시 정비를 하기 위한 밑그림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영천리와 중리, 산척리, 목리 등을 잇는 신도시 구역이 나뉘었다.

그러나 동탄2 신도시 확정지 구역을 살펴보던 거주 주민들은 환영하는 입장과 정부 정책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 뒤섞이고 있다.

건설교통부에서 밝힌 ‘골프장 조망권 아파트 유행’이라는 의견 때문이다.

실제 동탄2 신도시로 구분된 지역을 살펴보면 리베라 골프장은 한 가운데 위치해 있는데다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주변 지역을 신도시로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도시에서 제외된 골프장들은 막대한 개발이익도 예상되는 실정이다.

건교부는 골프장들의 막대한 이익과 환경훼손의 우려에 대해 7천억원에 달하는 보상비는 총 사업비용의 5% 수준에 달하는 수치여서 제외시켰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환경에 대한 고민보다 수치상 표시되는 비용만을 고려, 유구한 세월동안 유지돼온 자연림은 그저 개발광풍 앞에 한낱 등불신세가 되고 있다.

동탄면에서 토지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존 거주민들을 위한 것인지, 돈 있는 강남권 사람들을 위한 휴양지를 고민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게 주민들의 의견”이라며 “정부정책이 환경의 중요성을 잊은 채 소요비용만을 고려한 것 자체가 석연치 않은 의혹을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고등학교가 없어 동탄1 신도시까지 오가는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에서부터 자신들의 지역도 포함시켜달라는 반경 5km 이내 인근 주민들의 요구와 정든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는 현실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동탄초등학교에서 훤히 내다보이는 리베라 골프장에선 오늘도 골퍼들이 유유자적하며 빛나는 골프채를 이리저리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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