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템이다. 사업 아이템이라 하면 전혀 새로운 획기적인 아이템이나 사회적 이슈를 낳을 수 있는 아이템 등 무엇인가 거창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거창한 기술이 아닌 사람을 자산으로 창업한 기업이 있다.
올해 2월 설립한 (주)정안티앤엠. 건축자재 및 배관자재 판매업을 하는 (주)정안티앤엠의 김 린 대표는 창업에 있어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막 창업한지 2개월이 된 (주)정안티앤엠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20년의 직장생활을 바탕으로 쌓은 신뢰, 창업의 바탕이 된다= (주)정안티앤엠의 김 린 대표는 20년 직장생활 동안 한결같이 영업분야에서 일해온 전형적인 ‘영업맨’이다.
김 대표는 “남자라면 누구나 태어나서 사장소리 한번 듣는 것이 소원일 것”이라며 “영업맨으로 살아온 20년이지만 항상 창업을 꿈꿨다”고 밝혔다.
창업 전 건설자재기업의 영업분야에서 일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이 분야의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전 직장의 거래처들이 창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매입처와 매출처가 필요한 이 분야에서 전 직장의 거래처들이 보내준 나에 대한 신뢰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벌어뒀던 돈과 퇴직금을 통해 기업 창업에 필요한 자본금 5천만원을 만들 수 있었다.
2월 창업한 (주)정안티앤엠은 건축용 배관자재로 유명한 (주)평화와 (주)두리화학, (주)유창산업 등을 전용 매입처로 삼았다.
현재 (주)정안티앤엠은 이들의 제품을 매입해 성원건설(주)와 대보건설(주), (주)초록이노텍에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 매입처와 매출처가 모두 전 직장에서 나와 함께 일했던 거래처들”이라며 “전 직장과 거래처들의 배려로 이들과의 관계를 창업 후에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즉,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거래처 확보가 김 대표의 가장 큰 창업 계기가 됐다.
◆행정적인 문제부터 자금문제까지, 창업의 바다에 숨어있는 암초들= 건축자재업계에 대한 오랜 경력과 탄탄한 거래처를 창업 전 이미 확보한 김 린 대표는 준비된 CEO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업 후 기업경영은 그리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직장생활할 때는 내 전공분야인 영업만 신경쓰면 됐는데 내 사업을 시작하자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니였다”고 말했다.
특히 법인 등록과 세금문제 등 행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김 대표는 직접 회계사무소를 찾아가 하나하나 사업에 필요한 것들을 배워야 했다.
김 대표는 “직접 몸으로 부딪혀야 했다”며 “사업을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것으로 쉽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친 꼴”이라고 웃었다.
행정적인 문제들도 어려웠지만 김 대표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었다.
김 대표는 “내가 사업을 시작한 2월, 원자재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며 “납품을 하려면 우선 상품을 매입해야 하는데 갑자기 오르는 원자재값에 기존 계획했던 자본금은 턱도 없이 부족해졌다”고 밝혔다.
자금 확보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자본금 외에 본인 소유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회사에 투자하는 등 창업 사업에 올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금은 김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은행으로부터 신용보증기금의 창업플라자 사업에 대해 알게됐다.
김 대표는 “솔직히 창업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기대도 안했다”며 “높은 줄만 알았던 금융권에 대한 인식이 창업플라자를 만난 후 바뀌게 됐다”고 밝혔다.
◆(주)정안티앤엠, 창업플라자의 지원으로 자금문제 해결= 기대없이 김 대표는 신용보증기금 경기창업플라자의 창업지원사업에 신청했다.
3일 후 김 대표는 경기창업플라자로부터 1억원의 초기 운영자금을 보증 지원받을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다.
김 대표는 “창업플라자에 신청한 후 신보 직원이 직접 회사를 찾아왔다”며 “어렵게만 생각했던 대출이 창업플라자의 지원을 통해 쉽게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외로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김 대표는 말했지만 그 이면에는 남다른 김 대표만의 경쟁력이 작용했다.
신용보증기금 경기창업플라자 정도영 팀장은 “(주)정안티앤엠이 보증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동종 업계의 경력으로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대표자와 사업에 모든 것을 걸은 대표자의 마음가짐, 그리고 튼튼한 거래처 확보가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주)정안티앤엠의 미래= 튼튼한 거래처 확보를 발판으로 시작한 (주)정안티앤엠은 현재 약 2억원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건축자재판매업종인 만큼 건설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요즘 건설경기 불황에 도산하는 기업이 많은만큼 이미 검증된 기존 거래처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기업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 분야는 신뢰가 가장 큰 재산”이라며 “20년을 한결같이 이 분야에서 일해오면서 철저한 고객관리를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창업플라자의 창업기업지원 사업에 선정된 (주)정안티앤엠은 앞으로 3년간 매출에 따라 3억원을 순차적으로 보증지원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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