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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포기 움직임 ‘수사권투쟁’ 확산

일선署 형사과장 “경찰에 대한 모욕” 명예퇴직 신청

수도권지역 일선 경찰서 중견간부가 6일 수사권 조정 입법예고안에 반발, 첫 명예퇴직을 신청한 사실이 확인 되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일선 경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박동주 서울 성북경찰서 형사과장(경정·경찰대 7기)은 수사권 조정 입법예고안에 대한 일선 수사 경찰관들의 좌절감을 대변하고자 명예퇴직을 신청, 16년간의 경찰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동안 형사로 활동을 해온 박 과장은 “살면서 이처럼 좌절감이 컸던 것은 처음”이라며 “법률용어도 아닌 ‘모든’이라는 단어를 집어넣어 모든 수사를 검사로부터 지휘받도록 한다는 것은 경찰에 대한 모욕”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5일 경찰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람직한 대통령령 제정을 위한 전국 경찰관 100인 토론회’에 참석한 화성서부서 정일수 경위는 “총리실 안에 연연하지 말고 비리검사 수사 전담팀을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 경위는 “얼마전 파문을 일으킨 ‘막말녀 동영상’ 속 여성이 ‘우리 아버지가 검사’라고 말하는 것에서 보여지듯 검찰은 이제 권력과 협박의 수단이 됐다”면서 “밥그릇 씨움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부패 검찰과 비리검사에 대한 깨끗한 수사 풍토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형사·수사·교통조사·여성청소년·외사 부서에 속한 수사경과 소속 경찰인 이른바 ‘형사’들이 수사경과를 포기하고 여타 부서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수원지역 경찰서에 근무하는 A 순경은 “멋진 형사가 되고 싶어 경찰에 들어와 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하게 됐지만 검찰의 하수인이 된 것 같아 허탈한 심정”이라며 “힘들게 얻은 수사경과지만, 이번 수사권 조정에 반발하는 의미에서 며칠 전 수사경과 해제희망원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수원중부서 한 형사간부는 “검찰과 경찰은 엄연히 독립된 별개의 기관인데도 불구, ‘지휘’라는 단어가 쓰이는 것은 부적절하며, 원칙적으로는 ‘통제’라는 표현이 맞다”며 “내사를 일일이 목록으로 작성해 검사에게 보내라는 것은 검찰이 경찰을 하위기관으로 규정하고 목을 죄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한탄했다.

총리실의 대통령령 발표 이후 행정안전부 소속인 경찰 조직은 법무부 소속인 검찰 조직의 군림대상으로 전락해버렸다는 주장이 팽배해지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과 박종준 차장 등 경찰 수뇌부도 최근 지휘관 회의에서 연일 강한 어조로 수사권 조정안에 관련 직(職)을 걸겠다고 발언을 해왔다.

경찰 수뇌부는 즉각적인 의지 표명이 기관 간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고 판단,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 향후 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총리실이 내사와 관련해 일부 양보하고 현재 조정안을 거의 그대로 강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선 경찰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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