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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경기교육 미래교육으로 가는 길

글|이종일기자 lji22@kgnews.co.kr
사진|노경신기자 mono316@kgnews.co.kr

 

 

7월 1일 김상곤(60) 경기도교육감이 민선 2기 체제를 공식 출범했다.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사업으로 경기교육에 일대 획을 그은 김상곤 교육감의 교육정책은 이제 2라운드에 접어들게 됐다. 우리 사회에 ‘진보 교육감’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보여준 김상곤 교육감이 앞으로 어떠한 정책들로 또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갈지 솔깃해진다. 새로운 시작을 열어가는 그에게 경기교육에 대한 진단과 미래교육의 청사진을 들어본다.

 

“미래 사회는 끊임 없이 변화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런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과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하이브리드(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두가지 이상의 요소를 합친 것)형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학교 교육을 통해 그런 인재를 기르는 것이 ‘미래지향적 교육’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민선 2기를 출범하며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미래지향적 교육’ 실현이다. 공교육의 변화를 통해 미래 사회를 대비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김상곤 교육감에게 학교 교육은 곧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일이다.
김 교육감은 “미래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현재의 기준이 적용될 수 없는 사회다.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변화 속에서 사회를 리드해갈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선 지금의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에게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대안은 ‘혁신교육’이다. 주입식 교육으로 단순 암기를 잘 하는 학생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학생을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인재상이 달라지면 학교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의 교육은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데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며 “교사의 일방적인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아이들이 중심이 될 수 있는 교육문화와 학습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자발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이 계획하고 있는 ‘혁신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스템이 바뀌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교육체계가 마련되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쳤던 것 같이 새로운 교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김상곤 교육감은 ‘교육혁신’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행동하다보면 그것이 곧 문화가 되고 체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곤 교육감 민선 2기 비전 제시
“지난 1년간 우리 교육 현실이 얼마나 많은 모순을 지니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가정에서 소외된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학원과 과외로 내몰린 아이들, 학교의 억압으로 인권이 무시되는 학생들….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되레 학교는 붕괴되고 아이들은 혼란해 하고 있었다.”
이는 김상곤 교육감이 1년간 가꿔왔으나 많은 한계와 어려움에 부딪히며 변화시킬 수 없었던 경기교육의 현실이었다.

 

그러나 김상곤 교육감은 공교육이 붕괴돼 가는 경기교육의 문제를 통렬하게 느끼며 민선 2기 출범에 신발끈을 동여맸다. 그리고 미래지향적 교육을 경기도에서 실현하기 위해 민선 2기 비전으로 자아가치 교육과 학교책임 교육, 보편적 교육복지를 최선두에 제시하고 나섰다.
김 교육감의 비전은 학교가 학생들의 자아실현과 학력, 인성, 복지를 책임질 수 있는 ‘선진적인’ 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 연수를 강화하고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확대해 ‘교육공동체’ 속에서 학생들을 책임지는 정책을 보이려 한다.

 

특히 민선 1기 때 완료하지 못한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학원교습시간 조례 개정을 추진해 교육문화를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진정한 배움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이들이 자기 삶의 역사를 존중하고 사회적 존재로서 가치를 알아갈 때 교육은 한 사람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다. 학교가 평등한 조건 속에서 아이들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배움을 전하는 것, 그것이 바로 경기교육의 비전이자 과제다.”

 

 

또 하나의 혁신을 위한 경기교육 과제
김상곤 교육감이 제시하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선 2기에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우선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사업이다. 혁신학교는 김 교육감이 제시한 공교육 정상화 모델이다. 올 초까지 도내 33개 학교에 도입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전체 200개까지 도입하겠다는 계획과 그 성과에 대해서는 앞으로 4년간 지켜봐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
 

 

또 지난해 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제 뜻을 펼치지 못했던 무상급식 사업도 김 교육감이 풀어가야 할 과제로 제기된다. 도내 초·중학교 전체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김 교육감의 계획은 예산 확보와 도의회 의결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무상급식에 대해 묻자 그는 “무상급식은 이미 시작됐다. 농산어촌 초등학교에 이어 내년에는 도시 학생들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해 ‘눈칫밥’으로 차별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또한 “무상급식을 넘어 무상교육을 실현해 경기교육에 보편적 교육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이뤄가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이 무상급식을 넘어 교육비 무상지원과 유치원 공교육화, 교육격차 해소 등 무상교육 계획이 어떻게 펼쳐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
김상곤 교육감이 경기교육을 고민하며 어려워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정부 정책과의 차이다. 김 교육감의 교육정책은 ‘평등 교육’이 중시되고 있으나 정부 정책에는 ‘경쟁 교육’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벌중심사회가 만들어낸 과도한 입시경쟁교육이 초·중등교육 전체를 예속화하는데 있다. 이는 부모의 경제력과 능력에 따라 교육양극화가 극심해지는 결과를 양산하고 결국 교육적 불평등을 심화시켜 사회적 갈등을 더욱 확산시킨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진보 교육감’으로 일컬어지는 김상곤 교육감의 시각은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자율형 사립고 확대, 학업성취도평가 실시와 성적 공개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상곤 교육감은 “정부의 교육정책은 근본적으로 특권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며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여러 대책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에게 줄세우기 교육으로 접근해서는 전체 공교육이 붕괴되고 극소수의 학생들만 키워내는 비뚤어진 교육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 같은 입장은 정부와 대립 관계에 놓이기도 하며 또 다른 갈등을 불러 일으킬 우려도 제기된다. ‘시국선언 교사 징계’ 문제와 같이 김 교육감과 정부의 관계는 첨예한 상황이다.

 

 

혁신학교는 공교육 정상화 모델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까지 도내에 도입된 혁신학교는 모두 33곳이다. 이들 혁신학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공교육의 정상화와 다양화’를 이루기 위한 모델 학교로 도입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혁신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의 다양화·특성화, 생산적인 학교문화 형성,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 대외 협력·참여 확대 등 6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교육과정 다양화·특성화’에서는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소그룹 학습과 문화·예술학습 등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생산적인 학교문화 조성’에서는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학교 헌장 제정과 학생회·동아리 활성화 등을 통해 능동적인 학교 풍토를 만들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한 곳은 성남 보평초, 양평 조현초, 이천 부발중, 고양 덕양중, 안산 광덕고 등 도내 33개 학교로 짧은 기간동안 급격한 변화를 이루며 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상곤 교육감은 이들 학교를 2014년까지 200개로 늘려 경기교육의 공교육 정상화 모델로 삼으려 한다. 200개 학교가 혁신적인 성과를 거둘 때 경기교육도 변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

 

김 교육감은 혁신학교 내에서 기존의 교수학습 방식을 주입식과 강의식에서 벗어나 토론과 탐구, 체험학습식으로 바꾸고 평가방식도 서술형, 서답형, 논술형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또 두 학년씩 묶어 ‘작은 학교’를 만들어 교사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블럭수업을 도입해 학생들의 학습 효율을 높이려 한다.
현재 33개 학교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다양성과 민주성, 생산성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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