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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유선 시인과 제자들이 나눈 아름다운 정

옛 사람들이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했을 정도로 스승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변했다.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고 심지어는 이를 엄격하게 꾸짖고 말려야 할 학부모까지 신성한 학교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몰지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엔 이런 일들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의 교권침해 자료를 살펴보면 2009년 1천570건이던 교권침해 사례는 2010년 2천226건→2011년 4천81건→2012년 7천971건으로 증가했다. 요 몇 년 사이에 엄청난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더 심각하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작년 접수된 도내 교권 침해 신고는 총 1천691건이었다.

2010년 134건에 비해 무려 11.6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중에 교사에 대한 폭언이 대다수를 이루고 수업진행 방해, 교사 폭행 등도 많았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교사 성희롱도 자주 보고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이래, 교권 침해 사례가 폭증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체벌이 허용될 때도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일탈적인 행위는 많았다. 어찌됐거나 교실붕괴와 교권추락 현상은 큰 문제다. 이런 시점에서 열린 한 작은 행사가 감동을 준다. 고교시절 선생님에게 시집을 헌정하는 출판기념회가 지난 주말 수원의 한 뷔페식당에서 열린 것이다. 유선 시조시인과 그의 제자 8명이 주인공이다.

수원수성고등학교 때 스승이던 유선 시인을 위해 문인인 제자 8명이 뜻을 같이해 시조선집을 출판하고 이날 헌정 출판기념회까지 마련해준 것이다. 이 자리에서 77세의 노스승 유선 시인의 시조와, 이미 백발, 또는 반백이 된 제자 8명의 시를 함께 수록한 시집 ‘수원의 새’를 받아든 사람들은 감동했다. 또 한편으론 이들 사제지간의 도타운 정을 부러워했다. 수원에서 학교 제자들이 스승을 위해 시집을 헌정한 일이 처음이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이날 수성고등학교를 졸업한 윤승기, 이경렬, 김우영, 최영선, 홍승갑, 김준기, 이강석, 이달영씨 등 8명의 시인은 참교육자로서 문학적 성과까지 거둔 스승에 극진한 예를 표했다. 참 보기에 좋았다. 유선씨는 우리 문학인 시조에 천작해온 시인으로서 ‘세월의 강을 건너며’(1986) 등 모두 8권의 시집과 1권의 산문집을 펴냈으며 많은 제자와 후배 문인들의 문학적 토양을 만들어 준 우리 문단의 공로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존경받는 교육자였다. 이날 행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그 스승에 그 제자들’이라고 흐뭇해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래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던 한 은퇴 교장의 말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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