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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또 이번 여름만 참아달라고?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된 12∼14일에는 국민과 산업계, 관공서의 헌신적인 절전 노력에 힘입어 전력수급 위기를 모면했다. 관계 당국은 고비를 무사히 넘김으로써 한숨을 돌렸다. 특히 15일 광복절에 이은 주말이 계속되는 데다 다음 주에는 폭염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급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전력난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국가위기 대응 자세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사상 유례없는 전력난으로 산업체와 유통업체, 공공기관 등의 냉방기 가동은 중단됐다. 특히 관공서 사무실은 체온과 컴퓨터 열기로 온도가 32~34도를 오르내려 찜질방이나 다름없었다.

사무실은 냉방기는 물론 전등마저 꺼버려 공문서는 물론 컴퓨터 자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동굴처럼 컴컴했다.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이 멈췄고, 에어컨이 꺼진 직원 휴게실은 한증막이었다. 정부의 읍소와 지시에 따라 절전에 동참하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들끓었다.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위기의식을 조장시켜 국민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부… 비판과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본보 보도(14일자 1면)에 의하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게시판엔 최근 정부를 성토하는 글이 수십만개나 올라오는 등 정부 비판 내용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고 한다.

한 네티즌은 “비리를 저질러 원전을 멈추게 한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국민들만 골탕을 먹고 희생을 강요받고 있는 게 세계 15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 다른 시민은 “국무총리가 얼마 전 직접 나서 내년 여름부터는 전력 수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지만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며 ‘이번 여름만…’ ‘이번 겨울만…’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전력난을 넘기기 위해서는 이번처럼 기업과 국민의 절전 노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 해도 너무한다. 정부는 언제까지 국민들에게 이번 여름만 참아달라고 매번 같은 소리를 늘어놓을 텐가.

국민들은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원전 23기 중 6기의 가동이 중단돼 있는데 이는 원전비리를 정부가 방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국민들에게 절전만 강요하고 있다. 사실상 무대책이다.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는 전력난에 대비해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보듯 위험성 많은 원전에 의존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많이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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