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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고 의원!”

“골치 아픈 일이 있는데 좀 도와줘야겠네.”

평소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 어르신이었다. 그분의 아드님이 통장 일을 보고 있는 동네에 여성전용 쉼터가 있는데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들이 통장 일을 보고 있으면서도 어머니가 매일 마실 다니는 곳인데 아무런 도움도 없다며 불평불만이 대단하다고 한다. 각 마을마다 경로당이 있고 운영비, 난방비 등 지원을 받고 있지만 무인가 시설의 경우 전혀 지원이 없는 사각지대가 많은 실정이다.

어르신과 함께 방문한 그곳은 출입구부터 연탄가스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겨우 연탄난로에 의지한 채 추운 겨울을 지낸 터였다. 연통사이로 연탄가스 부유물이 노랗게 뭉쳐있고 방안에는 가스 탓인지 벽지가 다 들떠 있었다. 바닥은 꺼진 상태이고 천장도 온전치 않은 듯 했다. 이곳은 20여년 동안 할머니들 쉼터로 이용되는 곳이다. 어르신들의 특성상 여기 오시는 분들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도 거의 매일 찾아오셔서 벗들과 담소도 나누고 여가를 보내는 곳이다.

당장 ‘좋은 이웃들’ 센터로 연락을 취하고 바로 현장 조사를 통해 현장 파악과 확인 상담, 통합 조사를 한 뒤 지원 요청 신청 접수를 했다. 시청 복지정책과 복지망 연계팀(무한돌봄센터)에서 지원 여부를 파악한 뒤 공적지원 비해당자에 대한 민간 자원 연계 지원을 결정하게 되었다.

좋은 이웃들 사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매스컴을 통해 ‘공중화장실 생활 삼남매’에 대한 이야기를 계기로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었다. 각종 복지제도 확충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지자체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복지사각지대의 상시적 발굴 및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하여 체계적이고 촘촘한 단계별 민간자원 연계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내의 민관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주민의 복지체감도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2011년 전국 5개 시·군·구에서 연구 시범 실시 이후 2012년 30개 시·군·구로 확대 실시되고, 2013년에는 54개 시·군·구로 확대 실시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평택·안성·화성·광명·하남시에서 실시되고 있다.

좋은 이웃들은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민간자원 연계 지원 사업을 하는 곳이다. 지역의 주민으로 구성된 자발적 민간봉사조직으로, 지역 내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사회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시 점검 봉사대라고 할 수 있다.

중점발굴대상은 국가와 지자체 및 민간의 도움이 필요하나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복지소외계층으로, 기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부양의무자기준 초과로 인한 기초수급탈락자, 가구원 중 주소득자의 실직 또는 휴폐업에 따른 소득 상실 등으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가구, 창고·공원·화장실·역이나 터미널 주변·비닐하우스·교각·폐가·컨테이너 등에서 생활하는 비정형 거주자, 자녀와 관계가 단절된 독거노인, 지적 판단 능력이 미흡한 정신지체 장애인, 생활이 어려운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및 빈곤·학대·유기·방임·위기에 처한 아동과 청소년, 그밖에 생활이 어려워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 빈공계층 등이다.

‘좋은 이웃들’ 관계자회의가 소집되고 이곳에 필요한 것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작은 냉장고와 도배와 장판을 새롭게 하는 일이었다. 여름을 잘 나기 위한 냉방장치도 필요했다. 여기저기서 물품이 기부되고 집 고치기 사업을 하는 민간 봉사단과도 연계가 되었다. 중고 냉장고와 에어컨이 설치되고 도배장판도 새롭게 하였다. 큰 냉장고는 전기세가 많이 나가서 안 된다며 굳이 작은 것을 고집하셨고 에어컨도 마다하신다. 무지 더울 때만 잠깐 잠깐 사용하시라고 겨우 설득해서 에어컨을 설치했다. 어르신들은 새 집에 이사하신 것처럼 좋아하시며 만세 삼창을 외치셨다. 뜨거운 폭염으로 모두가 힘들게 보낸 여름이었다. 하지만 이 쉼터에 오시는 어르신들은 행복한 여름을 보내셨을 것이다.

복지사각지대 발굴과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이 복지 발전과 복지 체감도 향상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나눔문화 확산을 통한 민간자원의 활용은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민간의 자발적 참여와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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