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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홍정석(민·비례) 의원

 

고운 목소리와 단아하면서도 가녀린 외모만 보고 홍정석(민·비례) 의원을 판단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민주당의 여성 비례대표의원으로 8대도의회에 입성한 그지만 임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그를 비례의원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지역인 양평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닌 이유도 있겠지만 사사건건(?) 민주당의 당론에 반기를 들었던 전력(?) 때문이기도 하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민주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녀는 항상 다른 사람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 같은 그녀의 외침은 극히 일부에게는 옳지 않은 것에 대한 저항과 자정의 목소리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다수의 이들에게 반항, 튀는 행동쯤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그녀가 옳다고 믿어왔던 소신들은 결국 빛을 발했고 그녀의 목소리를 단지 ‘튀기위한 반항’으로 여기는 이들의 목소리는 사그라 들었다.

상식의 범주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소신에 대해서 만큼은 그 누구 앞에서라도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 바로 그게 홍 의원의 본 모습이다.

■ 단지 상식을 이야기한 것일 뿐인데

그녀는 민주당의 여성 비례대표의원으로 8대 도의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그녀의 행보를 지켜보면 비례대표라는 그녀의 직책이 조금은 의아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비례대표라는 자리가 사실상 당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시종일관 ‘입바른’ 소리로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을 압박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그저 정치를 하면서 제발 상식이 통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홍 의원은 “정의감이라는 것은 개개인마다 생각하는 차이가 있지만 상식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해답은 금방 나오기 마련임에도 그 간단한 순서를 지키지 않아 혼란이 생기고 다툼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그동안 ‘면피용’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던 의원연구단체의 연구용역에 대해 과감한 칼질을 추진했다. 의원연구단체를 감시하는 운영심사위원회에 의원의 수를 줄이고 외부 인사를 늘리는 한편 현재 도의원이 맡고 있는 위원장도 외부인사로 두자는 내용이었다.

단지 ‘자기 스스로를 감시하면 공정하게 감시가 이뤄질 수 있겠나’라는 상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이 같은 주장에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의원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자유로운 연구 활동에 대한 위축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였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운영위원회는 홍 의원의 주장이 대폭 축소된 수정안을 마련했고 홍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자신이 대표 발의안 안건에 대해 반대토론을 감행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곧 상황은 뒤집어졌다. 윤화섭(민·안산) 전 의장의 부적절한 외유로 민주당 전체에 위기가 닥치자 그들은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결국 그녀가 홀로 싸워왔던 ‘상식’은 ‘민주당 개혁’의 아이콘이 돼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다.

■ 남들이 다 ‘YES’할때 ‘NO’를 외칠수 있는 자신감

지난 7월. 새누리당이 요구했던 학교용지분담금과 관련한 조사특위 구성에 대해 민주당은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졌고 결국 조사특위는 무산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주당은 경기도의 재정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경기도 재정위기 행정사무조사’를 추진했고 이를 위한 조사특위를 꾸리기 시작했다.

결국 여야는 본회의장에서 몸싸움까지 벌이는 추태를 보이며 도민에게 실망감만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육탄저지를 뚫고 해당안건 처리를 감행하던 그 시각. 홍 의원은 본회의장 뒤편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재정위기 행정사무조사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닌 ‘나는 되고 너는 안돼’라는 민주당의 오만에 대한 경고였다.

의결 정족수가 딱 한 사람이 부족하던 때 누군가가 자리를 떠나있었던 홍 의원의 이름으로 찬성표를 던졌고 그 한 표로 인해 민주당은 원하는 바를 이룬 듯 보였지만 이내 대리투표 의혹에 휩싸이며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민주당 대표단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여야가 손을 잡으며 모든 파행이 일단락됐다.

홍 의원은 “9대 의회에 내가 들어올지 못 들어올지 모르니까 지금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 그건 아니지 않나. 내가 아니더라도 민주당은 또 들어올 텐 데 당장 오늘만 바라보고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정치는 결코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의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의원 개인 보좌관제 도입에 대해서도 그녀는 당당하게 쓴 소리를 뱉어냈다.

홍 의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보좌관을 준다 해도 대부분이 의원 개인 대리운전기사 노릇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의원 스스로 어느 수준의 자질이 없이는 고작 인턴 수준의 보좌관 1인이 지원돼도 그 인력을 활용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보좌관제보다 시급한 것이 의회 인사권 독립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지금의 전문위원실의 숫자만으로도 의정활동 서포터는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지금의 인원수를 기준으로 전문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로 전문위원실이 꾸려질 수만 있다면 현재 의원들이 원하는 의정활동 지원이 충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소신이 있다면 두려움도 없다

홍 의원을 나타내는 에피소드는 이것 말고도 무궁무진하다.

지난 7월 제28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홍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양평 신애리 종합사격장은 군청과 거리가 2㎞로 가깝고 최근 5년간 10차례 걸쳐 포탄과 조명탄, 기관총 파편 등이 사격장 주변 민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이를 청운면에 있는 비승사격장이 전차포사격장의 3배에 달하니 전차포사격장을 이전 통합하면 가능할 것” 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홍 의원의 발언에 해당 지역인 청운면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양평군청에서 홍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이들 주민 대표들은 홍 의원을 둘러싸고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홍 의원을 압박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이들의 강한 태도에도 주눅 들지 않았고 집단행동에 대비해 출동해 있었던 경찰들이 홍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지만 오히려 홍 의원은 경찰들의 행동을 제지하고 나서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은 “의원이 발언한 것에 대해 일일이 군민들이 따지고 든다면 의원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이들의 사과요구를 일축했다.

■ 자세와 자질 그 모두를 갖춘 ‘홍정석’이 간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더니 뒤늦게 정치의 맛을 보기 시작한 홍 의원의 정치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보다도 뜨겁다.

홍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출직 도의원에 도전할 계획이다.

민주당 의원으로 양평에서 선출직에 도전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달걀로 바위깨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 정도로 보수적인 지역에서 홍 의원은 내년 당선을 거의 확신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비례대표의원이 아닌 ‘도의원 홍정석’으로 당론에 구애받지 않고 그야말로 지역주민을 위한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일반적인 봉사의 경우 일부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만 정치라는 봉사는 내가 하는 일에 비해 그 효과가 크다보니 그만큼 보람도 크다”라며 “생활정치에 점점 재미를 느끼며 정치가 내 천직이구나라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도의원을 통해 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마지막에는 집행부의 입장에서 행정을 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녀는 “집행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다보니 정말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 하더라”라며 “어찌 보면 참 쉬운 것이 집행인데…. 행정에 전문가가 어디 있겠나.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 전문가다. 위성사진 백번 들여다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해결책은 금방 나오기 마련이다”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자세만 갖춘 것이 아니라 자질까지 겸비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 50의 나이에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행정학을 배우고 있다.

홍 의원은 “처음 정치를 시작하고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정치계획을 세워야 할지 막막했었는데 여기저기 다니면서 주위의 평을 듣다보면 ‘아! 내가 그래도 열심히 했구나. 홍정석이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해오고 있는 대로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며 “지금까지 자질 없이 자세만 잡고 의정활동을 했다면 내년부터는 자질까지 갖춰서 하기 때문에 나만큼 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할 수 있을 정도”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글 | 김수우기자 ksw1@ |사진 오승현기자 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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