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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김주하 앵커 복귀해야

 

집 거실과 안방에 TV가 없다. 굳이 봐야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스마트폰의 DMB를 통해서 본다. 이처럼 나는 TV와 별로 친하지 않다. 김주하 앵커의 뉴스 진행 장면을 본 것도 손에 꼽을 정도다. 물론 뉴스를 진행하는 간판 여성 앵커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 내가 김주하 앵커의 복귀를 주장하는 글을 쓰고 있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다가 그녀가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당분간 하차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읽고는 느낀 바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사생활과 공적 생활이 구분되기를 바라는 차원이다. 개인적으로 김주하 앵커의 사생활에 대해 언론 보도 외에 아는 바가 없다. 육아를 위해 휴직했다가 최근 다시 복귀했는데 이혼 관련 재판을 이유로 다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는 기사를 본 것이 전부다. 결혼했다가 이혼할 수 있고, 이혼 과정에서 복잡한 일에 휘말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가장 잘하는 일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생활과 공적 생활이 충돌해 그녀가 TV 스크린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혼 소송하면서도 TV 앵커를 하면 안 되나? 우리 국민들은 방송인, 정치인 등 밖으로 많이 노출된 사람들의 사생활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 왜 그들에겐 사생활이 없겠나? 나의 사생활이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다른 사람의 사생활도 존중해줘야 한다. 왜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가?

물론 프랑스와 한국은 많이 다르다. 프랑스의 법무부 장관이 독신 여성이었는데 출산휴가를 떠났다. 그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았다. 휴가에서 복귀한 후 다시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했다. 일부 잡지에서 잠시 가십거리가 됐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고, 사생활을 존중하는 그 나라의 문화에 비추어 큰 이슈가 되지 않았다.

둘째,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더욱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유명인으로서 내리기 어려운 결단을 통해 가정폭력을 공개하고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용기를 지지하고 박수를 보낸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고 미래를 선도해야 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그녀의 용기를 더욱 격려하고, 만약에 그녀가 프로그램의 하차를 원한다고 해도 오히려 막아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불이익이 돌아간 것처럼 비춰져서 안타깝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고용주가 가정폭력의 피해를 입은 직원이 그와 관련한 일로 인하여, 또는 그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출근을 못하는 등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 약자인 여성이 피해자이고, 가정폭력의 부작용은 자녀들에게까지 여파가 미치는 등 여러 가지 측면을 감안한 보호 장치라고 생각된다. 최근 발표된 여성가족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미만 가구를 기준으로 부부간 신체적 폭력의 발생률이 2007년 11.6%, 9가구 중 1가구에서 2010년 16.7%, 6가구 중 1가구로 증가했다고 한다. 부부간 신체폭력이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그 피해자에 대한 보호 장치와 관련한 제도가 미흡하다면 시급히 보완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의 롤 모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여성 대통령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여성의 성공 스토리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부진하다. 여성 CEO의 비율이나 여성 임원의 비율도 크게 떨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5.2%로 OECD 평균인 62.3%보다 7.1%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대졸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평균(82.6%)보다 무려 20%포인트 낮은 62.4%로 경력단절 후 다수의 여성이 비경제활동 상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음식업이나 숙박업과 같은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 몰려 있다. 과학기술이나 보건의료, 방송 등 전문직종에 더 많은 진출이 이뤄져야 한다. 이처럼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는 데 그녀의 복귀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이것이 그녀의 복귀를 응원하는 세 번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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