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이 농림식품수산부가 공모한 사업에 선정돼 양잠산업종합단지를 오는 2015년까지 조성한다. 기능성 양잠산업종합단지는 박근혜 정부의 기능성 경제사업의 일환으로 사양길에 접어든 양잠산업을 건강기능식품 생산으로 확대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함으로써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양평군은 도내 386개 양잠농가 중 238개(61.6%)가 몰려 있을 정도로 ‘양잠의 메카’로 불린다. 그래서 이번 사업에는 양평군 양잠농가의 80%가 회원으로 가입된 ‘양평오디영농조합법인’이 기능성 양잠산업종합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1960~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양잠산업은 우리나라 농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섬유산업의 발달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잠사학과의 인기도 치솟아 당시 법과대학보다도 입학점수가 높았다고 한다. 그러던 양잠산업은 197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값싼 중국산 생사에 밀려 쇠퇴하기 시작했다. 고소득 농업의 한 분야에서 후퇴해 1980년대 내내 고전하면서 사양산업 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양잠업이 기능성 건강제품의 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게 됐다.
누에·오디·뽕 등의 기능성이 알려지면서 양잠산업이 ‘입는 양잠’에서 ‘기능성 첨단 식의약산업’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2년 기능성 양잠산업 현황조사에서도 양잠농가 수와 뽕밭 면적이 모두 증가했고, 양잠산물 농가 생산액도 전년대비 40.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와 노화방지에 좋다고 알려진 누에가 분말은 물론 동충하초, 고치, 번데기, 뽕잎, 뽕나무 뿌리에 심지어 누에 배설물까지 건강보조식품 재료로 쓰일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번 양평 양잠단지 조성은 이 같은 측면에서 우리나라 양잠업의 부활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이 단지를 친환경 웰빙 식품 이미지로 만들어 체험관광의 장소로 영역을 확대했으면 한다. 정부는 양잠산업에 ICT(정보통신기술)와 BT(바이오기술)를 접목해 의약품과 신소재를 개발하겠다고 하니 ‘주마가편’ 격으로 기대가 크다. 이와 함께 2015년까지 시설 현대화, 연구개발, 기술교육 등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기능성 양잠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1950년대 말에 세웠던 ‘누에고치 증산 5개년 계획’이 50여년 만에 ‘신 양잠산업 육성책’으로 재탄생해 우리의 신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양평 양잠산업단지 조성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양잠 강국으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