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아마도 자식이나 부모, 남편이나 아내 등 가족을 잃은 슬픔일 것이다. 이에 버금가는 슬픔이 있다면 이미 몸이 늙었는데도 가족의 보살핌 없이 혼자 사는 노인들의 신세일 듯하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데다가 노인성 질환을 비롯한 질병도 가지고 있다. 거기다가 지독한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증을 동반한다. 이 우울증과 신병, 빈곤을 떨쳐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인도 많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고령자 인구가 점점 많아진다는 것으로 올해 600만명을 돌파했다.
통계청이 지난 9월30일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13만7천702명이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2.2%나 되는 것이다. 고령인구 증가 추세는 1970년 99만명대에서 2008년 500만명을 넘어섰다. 관계기관은 오는 2025년에는 1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책순위 앞부분에 노인문제를 올려놓아야 하는 이유다. 특히 홀로 살면서 질병과 경제적인 곤란, 외로움을 겪고 있는 노인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독거노인 방문건강관리 사업’은 그래서 관심이 간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간호사,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영양사, 치위생사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방문건강관리요원 440여명이 가정을 방문해 개인별 건강수준에 따라 전문적이고도 다양한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으로 주민의 호응이 매우 높다. 도 관계자는 독거노인 방문건강관리 사업은 홀몸노인들의 의료비 절감, 우울증과 자살위험 감소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올해 방문건강관리 사업 서비스를 받은 홀몸노인은 1만871명이나 됐다. 서비스 결과 의료비는 월평균 10.6%, 자살 시도율은 3.1%에서 0.8%로 줄었다는 소식이다.
특히 도내 45개 보건소 방문간호사들의 노고가 크다. 보건소 방문간호사들은 1인당 8~10명까지 건강상태가 심각한 집중관리 노인을 비롯, 연간 25명의 홀몸노인을 담당하는데 주 1회 이상 집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한 뒤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단다. 몸이나 마음을 기댈 곳 없는 홀몸노인들에겐 천사의 손길이나 다름없다. 분명히 잘하는 일이지만 아직 멀었다. 10월 말 현재 경기도내 홀몸노인이 24만5천여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홀몸노인들이 실질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