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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숨은 그림 찾기

 

가끔 신문이나 잡지를 보다보면 숨은 그림 찾기가 있다. 원래 퍼즐이나 퀴즈를 좋아하는 나는 그것도 꽤나 즐긴다. 그런데 단순해서 금방 찾는 경우도 있고 좀 난해하게 그려져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지나간 폐신문이나 헌책을 정리하다가도 그런 것들이 눈에 띄면 곧바로 볼펜을 잡기도 한다.

그 바람에 할 일을 깜빡 하는 일도 생겼을 정도이니 설명이 필요 없다. 숨은 그림을 찾다 보면 우선 세밀하게 그림을 보기도 해야 하고 멀리서 보기도 하고 가까이 보기도 하고 더러는 측면에서 보아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을 보면서 그린 사람의 마음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한 일치를 이룰 때 하나 둘 숨어 있던 그림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은 장날이라 바쁘게 일을 하다 시간을 쪼개 모임에 참석을 했다. 연달아 눈이 내려 미끄러운 길을 가면서 마음은 급하고 중심을 잡기 힘들어 애를 먹으면서 결국 모임에 지각을 했다. 그러나 모두들 반갑게 맞아주고 어렵게 시간을 내어 참석했다며 오히려 웃으며 손을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좋은 시간이 되었다. 그러나 토론 시간이 되자 서로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피력하면서 난상토론을 이루기도 했고 어떤 사안에서는 핵심에서 벗어난 얘기가 오가며 시간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두가 모임을 사랑하고 보다 효율적인 운영과 회원 상호간의 돈독함을 위한 의견이었음에 공감하며 즐겁게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식사 자리에는 미리 예약한 대로 맛있는 음식이 준비 되어있었다. 요즘 음식점에서 나오는 그 맛이 그 맛인 납품 받은 밑반찬이 아니라 주인의 손맛이 깃든 정성스런 식탁을 대하니 저절로 입맛이 돌고 주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잘 차려진 한 끼 식탁을 보면서 김치에 나물에 여러 가지 반찬이 모두 각기 다른 재료들이 다른 조리 과정을 거쳐서 음식으로 탄생한다. 그리고 고유의 맛을 지닌 채 다른 음식들과 어울려 마침내 한 끼 식사로 완성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새삼 회의 시간이 떠올랐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단체이니 성향 또한 그 이름이나 얼굴처럼 다양하다고 본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고유성을 가지고 어울리는 동안 비단결처럼 부드럽기만 할리 만무하다. 부딪치다 보면 깨어지는 쪽도 생기고 한 가지 뜻을 가지고 뭉치기 위해서 우선은 부서져야 하는 아픔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서로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상대의 내부에 지닌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 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대화를 통해 이해하게 되어 예전보다 더 돈독한 관계가 되기도 하는 사례를 종종 보기도 한다.

언제나 넘치는 열정과 성실함 때문에 동분서주 하면서도 사근사근하지도 못하고 목소리부터 높이는 성격 탓에 인사도 못 받는 사람도 알고 보면 속정 깊고 인정 많은 사람일 때도 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오랜 관계를 지속하려면 자신을 낮추고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 그 사람만이 지닌 특성을 찾을 때 공통분모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사람의 얼굴에는 입보다 귀를 높은 자리에 두었다고 하지 않는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 작가 신인상 수상 ▲가평 문학상 수상 ▲가평문인협회 이사 ▲플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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