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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IN] 행복한 사람

 

그분은 광산과를 졸업해서 광부가 되었다. 막장에서 일하면서 세상의 막장에서 쉼도 없고 보람도 없고 희망도 없이 생활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곳을 벗어나 희망의 메시지를 찾기 위해 사회복지를 공부했고 대학에서 교수로 30여년 동안 수천명의 사회복지사를 훈련시켜서 세상에 내보냈다.

그분과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IMF로 찾아온 경제위기 상황은 가정의 불안과 가족의 해체 등 많은 문제를 양산하게 되었다. 우리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기 위해 대학에서 운영하는 평생교육기관에서 가족 상담을 공부하게 되었다. 학기가 끝날 무렵 그분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지원 원서를 들고 강의실에 오셨다. 사회복지 석사과정을 지원했다. 2000년 8월 그분의 지도로 일본 구마모토에 있는 자애원(아동시설과 노인시설을 운영하는 복지법인)에서 사회복지 실습을 하게 되었다. 실습생들이 인사차 구마모토 현청(도청)을 방문했을 때, 현청지사는 자애원 원장을 역임하신 분이었다. 당시에 만난 지사는 여성이기도 했고 복지관 시설장이 도지사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지사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해서 당선이 되었는데 지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했고 부지사가 그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는 설명을 나중에 들었다. 일본의 복지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할 때였다. 그분께서 나를 슬쩍 지사 옆자리로 밀으시며 “고인정 너도 저렇게 좀 해봐라” 하시는 거였다. “네? 제가요. 제가 정치를 하는 건 꿈도 꾸어 본 적이 없는데요?”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했고 20여년 동안의 어린이집 운영 경험과 사회복지사로서의 활동을 근거로 교육과 복지의 전문가로서 경기도의원으로 당선되어 현재는 보건복지공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분은 사회복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들이 정계에 진출해서 좋은 복지 정책을 만들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경제에 의한 자유경쟁 체계에서는 큰 자본이 독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따라서 이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에 따른 문제는 사회복지정책을 통해서 해결되어야 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법을 만들고 제도화하는 일이야말로 정치인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정치인은 강자의 편에 편승하여 권력을 휘 두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변하는 곳에서 그들을 위한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확보하고 대변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복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다. 사회복지는 욕구가 있는 곳과 자원을 갖고 있는 곳을 연결시켜서 문제의 욕구를 해결하도록 하는 일은 사회복지사가 담당하는 일이다.

그분은 진정한 사회복지사이다. 그분은 누구에게나 즐거움과 의미를 주면서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우는 일이 가장 좋은 일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과 경험과 인적자원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얼마 전 그분은 30여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퇴임식을 했다. 그분은 퇴임사에서 “이제 저의 시간은 저물어 갈 것입니다. 서산머리에 넘어가는 석양도 아름답지만 여러분은 찬연한 빛깔로 세상을 비추는 한낮의 태양입니다. 오늘 하루가 모여 내일의, 미래의 나의 삶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그 분은 역할의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좀 더 자유로운 공간에서 세상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제자들이 더욱더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더 큰 역할을 하실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그분과의 관계는 계속될 것이며 그분의 역할과 비전은 더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리라 생각된다. 20년 후, 30년 후 훌륭한 제자들이 많이 나와 그분과 함께 더 살기 좋은 아름다운 복지세상을 만드는 꿈을 꾸어 본다. 그분의 변함없는 제자 사랑과 헌신, 지지와 격려에 늘 든든하게 여기며 열심히 활동할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영원한 지지자가 되어 주신 분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분은 자신을 존경하는 많은 제자를 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이종복 교수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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