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3년만에 내놓은 ‘야심작’
거대한 방주 제작과정 등
성경에 나오지 않는 사실들
감독 상상력으로 영화에 담아
“신께서 인간의 죄악을 보고 한탄하사, ‘내가 그들을 땅과 함께 멸하리라’ 하시니라.”(성경 창세기 인용)
구약성서 창세기에 등장하는 강렬한 에피소드를 스크린으로 담은 ‘노아’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3년만에 내놓은 야심작으로 ‘노아의 방주’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타락한 인간 세상에 물들지 않으려고 가족들과 자연 속에 고립된 채 살아가던 노아(러셀 크로우)는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유일하게 꿈을 통해 신의 계시를 듣는다. 이는 바로 대홍수를 일으켜 인간들을 멸하겠다는 무시무시한 계시였다.
이에 노아는 증조부인 므두셀라(안토니 홉킨스)를 만나 대홍수로부터 짐승들을 지켜낼 수 있는 거대한 방주를 지으라는 창조주의 계시를 받들기로 결심한다. 노아는 세상의 갖은 멸시와 조롱에도 방주를 완성해 짐승 종류대로 암수 한 쌍씩과 가족들을 태운다.
감독은 성서를 살짝 비틀어 인간, 가족의 심리를 묘사했다. 노아는 아내와 세 아들, 며느리를 거느렸음에도 ‘인류를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말하는 완고한 인물로, 40일간 방주에 있는 동안 가족들과 갈등을 대면하게 되면서 자신과 가족 역시 타락한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음을 느끼고 창조주의 뜻이라며 가족마저 내 던지려 한다.
영화는 가족의 미움을 받으면서까지 고집을 꺾지 않는 노아를 압박하던 창조주의 뜻과 인간적 고뇌 사이에서 내리는 결정 등 노아의 심리 변화를 따라가며 차츰 풀이되며, 창조주를 향한 그의 원망 섞인 말은 성서 속 이야기를 통째로 뒤흔들게 된다.
극적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도 극 중간 중간에는 대런 감독의 상상력이 숨어있다.
40일 동안 동물들이 어떻게 얌전히 있을 수 있었는지, 커다란 방주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는지 성경에 기록되지 않은 사실들을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영화로 구현해 냈다.
이를테면 향을 피워 동물들을 잠재웠다거나 트랜스포머를 연상케하는 감시자들이 노아의 방주 제작을 도왔다든지, 혹은 직사각형 형태로 방주가 제작됐다는 설정이 그렇다.
대런 감독의 차원이 다른 연출력으로 또 하나의 걸작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영화 ‘노아’는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는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성기자 k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