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30 (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어버이날인데…

懷耽守護恩(회탐수호은: 나를 잉태하시고 지켜 주신 은혜)로 시작되는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중국 수나라 말기에서 당나라 초기에 간행된 불교 경전이다. 부모의 은혜가 지극히 크고 깊다는 사실을 알리고 보은(報恩)을 권장하는 내용이다. 臨産受苦恩(임산수고은: 출산의 고통을 감내한 은혜)을 비롯 마지막 究竟憐愍恩(구경연민은: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까지 자식에게 향하는 10가지 어머니 마음을 세세히 묘사했다. 지난 1956년 제정된 어머니날(1972년 이후 어버이날) 노래 <어머니 은혜>의 가사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중략)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의 출처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식의 마음은 부모와 다르다. 자라면서 온갖 잘못으로 누를 끼치고 부모 마음을 어지럽힌다. 심지어 부모가 나이 들어 쇠약해지고 용모가 보기 싫게 되면 보살피기는커녕 괄시와 구박을 하는 등 낳고 기른 은혜를 잊기 일쑤다. 오죽하면 공자는 樹欲靜而風不止(수욕쟁이풍불지) 子欲養而親不待(자욕양이친불대)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가만두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려 하나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자식의 도리를 강조했을까. 하지만 그래도 변함없는 게 자식을 향한 부모의 ‘내리사랑’이다. 죽은 10명의 효자보다 살아있는 1명의 불효자가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으로 보듬는 것이다.

어버이날은 낳으시고, 또 길러주신 이런 어버이를 섬기고 노인을 공경하자는 뜻을 담고 있음에 틀림없지만 이날마저도 부모들은 마음을 감춘다. 그래서 어버이날에 하는 부모들의 뻔한 거짓말도 생겨났나 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자식들의 안부전화에 “아픈 데 없다. 괜찮다”가 첫 번째 거짓말이고 “용돈, 선물 필요 없다. 너희들 살림에나 보태라” “바쁜데 올 필요 없다”, “오래 살면 뭐하겠니. 너희들 짐만 될 뿐이지”가 다음을 이었다고 한다.

카네이션이 효도와 경로의 상징물이 된 지 올해로 58년째. 지난해 어버이날, 부모님들이 가장 받기 싫은 선물로 카네이션을 꼽았었다. 사랑과 정성이 담기지 않은 상투적인 카네이션이 반가울 리 없는 것은 올해도 마찬가지리라. 그러나 이마저 달아줄 자식을 졸지에 잃은 부모들의 맘은…. 더 할 말이 없다.

/정준성 논설실장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