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러 왔는데 뭐가 그렇게 복잡해. 근데 왜 그걸 등기소에서 한다는 거야?(젠장)”
일주일쯤 전 거나하게 취기가 오른 60대 남성과 뒤를 따른 여성이 수원지방법원 본관 로비에서 안내원들에게 분풀이라도 하듯 언성을 높인 뒤 본관 입구를 빠져나갔다.
1일 수원지법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수원지법에서는 하루에도 수십명이 이혼, 개명, 상속 등과 관련된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법원을 찾아다 다시 발길을 돌리는 일이 빈번하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달 19일부터 재판상 이혼, 혼인무효, 친자확인 등 가사소송과 실종선고 등 가사비송, 소년·가정보호 재판, 개명과 가족관계등록 등 가족관계등록비송, 협의이혼 등의 업무을 가정별관 내에 신설된 가사과(현 동수원등기소 부지 내)에서 처리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업무 이전 2주가 됐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이 모든 업무가 수원지법에 오면 처리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것.
때문에 이를 알리기 위해 도심 곳곳에 걸어놓은 안내 현수막마저도 더 화려한 선거홍보 현수막이나 또 다른 홍보 현수막 등에 가려 제 역할을 못하고 있으며 현수막 문구 역시 업무 이전을 주지시키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수원지법 홈페이지에 업무 이전을 알리기 위해 게시된 ‘버튼형 배너광고’ 역시 관심을 갖고 보지 않는 이상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상태다.
더욱이 법원에서 배포하는 업무 이전 안내지에 적힌 안내 전화는 가사과 전화번호가 아닌 수원지법 본관 로비 안내 전화번호로 단순 길 안내가 아닌 관련 법적 문의를 하려는 민원인들은 또 다시 가사과에 전화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가사과에 전화를 걸더라도 대부분 불통인 경우가 많아 민원인들은 송사로 인한 스트레스에 담당자와 통화마저 안되는 짜증까지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주민 신모(33·여)씨는 “개명 신청 부서가 이전됐다는 얘기는 처음들었다”며 “더운 날씨에 바쁜 시간을 쪼개 왔는데 헛걸음을 하게 돼 짜증이 나는데다 한번 더 와야 한다는 것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법원 관계자들도 “가사과 업무 때문에 헛걸음을 하는 민원인들이 상당하다”며 “더 나은 홍보수단이 필요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