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천석유화학 공장증설에 따른 유해물질 배출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강범석 서구청장이 이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14일 강 서구청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1년 넘게 고생해 온 주민들의 투쟁과 불안감을 고려해 볼 때, SK석유화학이 설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도덕적인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이 논란에 중심에 선 것은 최근 증설해 가동 중인 파라자일렌(PX) 공장에서 불길이 솟고 휘발물질인 나프타가 공기 중으로 유출되는 등 주민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구청과 SK측은 PX공장 증설 절차나 나프타 유출로 인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불신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강 구청장은 “논란의 중심에 선 만큼 지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갈 방침”이라며 “400개의 전세계 원자력 발전소 중 단 3곳에서 사고가 났지만, 모두가 원자력발전소를 불안해하는 것처럼, 석유화학물질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얻기는 쉽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K석유화학 인근 20여만명의 주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수렴하고 창구역할을 할 수 있는 단일 주민대표체 조성이 급선무”라며 “단일대표체가 만들어 진다면, SK나 한국석유관리원이 아닌 제3의 환경 전문가들에게 이 문제를 의례해 신뢰성을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이밖에도 구청장 취임을 10여일 앞두고 전년성 전 구청장이 여론 수렴없이 PX공장 증설을 승인한 데 대해 강 구청장은 “당시 SK측이 준공허가신청서를 인터넷으로 신청해 10일 이내에 승인 또는 반려해야 하는 ‘행정적’ 상황에서, 건축물에 대한 법적 하자가 없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허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 구청장은 “만약 당시 SK가 서류를 들고 구청에 찾아와 허가를 요청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종국기자 k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