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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감춰진 조선 왕비의 24시간

 

조선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하루를
보낸 왕비 3명 소개

왕실과 외척간의
200년 전쟁사 담아


조선시대 남성권력 사회에서 생존해야 했던 ‘유리 천장’(glass ceiling) 꼭대기에 있던 여성 최고 권력가의 복심과 반전의 드라마를 하루라는 시간 안에 녹인 책으로, ‘왕의 하루’(2012)의 후속작.

‘닭 울음소리의 경계’(鷄鳴之戒)로 시작하는 아침 기침에서 문안 인사와 수라상, 내명부와 외명부를 통솔하는 왕비의 일상적인 하루를 그린 프롤로그로 시작하는 이 책은 ‘여성과 권력이 충돌한 왕비의 하루’, ‘대비와 서인, 그리고 절대군주의 탄생’, ‘왕실과 외척간의 200년 전쟁’ 등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사필이 지워버린 최초의 국모 신덕왕후, 여성 억압의 문화가 살해한 폐비 윤씨, 왕의 권력을 휘두른 유일한 여성 문정왕후 등 조선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하루 속에 놓인 왕비 3명이 등장한다.

조선 최초의 세자가 정해지던 1392년 8월 20일, 태조 이성계의 정비였던 신덕왕후는 이방원을 받드는 조준과 배극렴 등 공신 세력에 피눈물로 맞서며 아들 방석을 세자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1396년(태조 5년) 8월 신덕왕후가 세상을 떠난 후 2년 뒤인 태조 7년, 이방원은 거병해 신덕왕후의 아들들인 세자 이방석과 대군 이방번은 물론 정도전 일파를 깨끗이 제거한다.

2부에서는 차기 왕을 선택하는 권력인 대비의 탄생과 환국정치를 통해 외척을 단칼에 베어버린 절대군주 숙종의 이야기가 줄기를 이룬다.

세조비이자 예종의 어머니였던 정희왕후는 예종이 세상을 떠나자 차기 왕으로 왕위 계승 서열 1위 제안대군을 제치고 의경세자의 둘째 아들인 잘산군을 선택한다.

정희왕후와 공신 세력의 결탁은 수렴청정과 원상제를 기반으로 성종이 성년이 될 때까지 이어지고, 이후에는 인수대비가 정희왕후의 권력을 이어받아 여성 억압적인 조선을 확립한다.

원자와 세자를 거쳐 왕위에 오른 숙종은 외척과 신하들이 왕권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숙종은 인현왕후를 중심으로 한 서인 정권을 단 한 번의 결정으로 장희빈을 둘러싼 남인 정권으로 바꿔버린다.

또 민암 등 남인 세력이 김춘택의 역모 사건을 빌미로 왕실을 공격하자, 단숨에 장희빈을 왕비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서인인 인현왕후를 복위시킨다.

3부는 왕실과 외척 간의 200년 전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조와의 악연으로 얽혔던 정순대왕대비가 권력을 장악한 후 왕실과 외척 세력은 끊임없는 투쟁을 벌였다. 이러한 외척들의 전횡에 지친 순조는 아들 효명세자의 대리청정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

외가인 안동 김문과의 일전을 불사했던 그는 외삼촌 병조판서 김유근을 의금부에 가두고 외가의 핵심 김교근을 이조판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다. 또 처가 풍양 조씨 가문을 대항마로 내세우면서 한편으로는 개혁 성향이 강하고 청렴한 인물들을 무서운 속도로 발탁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순조 30년, 효명세자가 22살의 젊은 나이로 급서하면서 다시 한 번 안동 김문의 세상이 찾아온다.

철종이 죽음을 맞은 후 그동안 절치부심해왔던 풍양 조씨 조대비는 차기 왕으로 흥선군 이하응의 둘째 아들 이재황을 선택한다. 외척에 밀린 다른 외척과 몰락한 왕실 후손의 결탁이었다.

그러나 흥선대원군의 천하도 여걸 며느리 명성황후에 의해 끝장나고 명성황후는 현직 왕비로서는 유일하게 정권을 장악한 여성으로 역사에 남는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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