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서호미술관이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014 기획초대전 ‘이사라-beyond the Dream’을 연다. 이사라 작가는 지난 1998년부터 현재까지 인형을 소재로 한 ‘Dream’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조명하는 작품들로 평단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다.
인형은 고대부터 사람의 형상을 가장 닮게 재현했을 뿐 아니라 신의 모습을 상징해 만들어졌다. 그 결과, 인간 형상을 대신하는 기능을 넘어 종교적, 제의적 효과를 지니고 신앙의 대상이 됐으며, 벽사적인 수호신의 역할이나 성자를 대신하는 주술적인 상징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했다. 이러한 인형의 모습은 사회 현상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가진 인간성 상실과 소외 등 본질적인 사회 문제를 인식하게 하며, 다양한 인간의 내면의 감정으로 표현된다.
이 작가의 작품 ‘Dream’은 잊고 지낸 경험과 기억을 환기시킴으로써 상실된 자아를 찾게 하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수동적이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듯한 인형의 모습은 작가 자신의 모습인 동시에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또 인형의 맑은 눈동자와 따뜻한 표정은 유년 시절의 순수했던 동심의 세계에 대한 아련한 기억과 추억, 이를 그리워하는 감성을 일깨우게 한다.
그의 초기 작품은 저채도의 부드러운 색감을 통해 서정적이고 동화(Fairy Tales)적인 분위기를 나타낸다. 이 시기의 작품에서는 인형의 앞모습보다 뒷모습 또는 옆모습이 많은데, 이는 관람자에게 자신이 개입할 여지 즉,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함이다.
2010년에 만든 그의 작품은 인형의 얼굴 이미지만 더욱 확대해 화면에 가득 채웠다. 작품 속 인형이 더 이상 과거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아의 모습을 드러내는 동시에 확대되고 클로즈업됨으로써 초월적 존재의 의미까지 나타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사라 작가는 “유한성 속에서도 자신이 가진 자유에 대해 무한히 열망하는 것을 인간이 가진 존재론적 고통이라 봤으며, 이를 인형의 모습으로 담고 인형과 인간의 내면에 관한 연구를 관람자와의 시각적 상호 교류의 분석을 통해 해석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기존 ‘Dream’ 연작 외에 그동안의 평면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입체 작품 ‘the stage 36’도 공개된다. 또 18일 오프닝에서는 화음실내악단과 함께 하는 ‘미술이 있는 가족 음악회’가 부대행사로 진행, 신진 작곡가 배동진이 그의 작품으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작곡한 현대 창작음악이 초연된다.
(문의: 031-592-1865)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