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SF/액션/미스터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배우 매튜 맥커너히/앤 해서웨이/마이클 케인
스필버그의 ‘휴머니즘’·놀란의 ‘아이디어’ 결합
화려함·단순함 교차… 긴 상영시간 리듬감 부여
점점 황폐해져 가는 지구. 농가에서 아들, 딸, 장인과 편안히 살고 있는 조종사 출신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집에서 이상한 징후가 감지되자, 어린 딸 머피와 함께 조사에 나선다.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신비한 곳에 이른 쿠퍼는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정신을 잃는다. 알고 보니 그가 간 곳은 미 항공우주국(NASA). 심지어 조종사 시절부터 알고 지낸 브랜든 교수(마이클 케인)도 그곳에서 만난다.
집으로 돌아가려는 그에게 교수는 이대로 있다간 지구의 종말이 불 보듯 뻔하니 우주 탐사를 통해 새로운 터전을 찾아야 한다며 쿠퍼를 설득한다. 쿠퍼는 결국 아이들의 눈물을 뒤로한 채 브랜든 교수의 딸 아멜리아(앤 헤서웨이) 박사 등 과학자들과 함께 우주로 향한다.
2년 간의 표류 끝에 도달한 토성 인근. 탐사대는 다른 은하계로 통하는 웜홀(두 시공간을 잇는 우주상의 공간)에 접근하고, 그들이 탄 우주선은 그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6일 개봉하는 ‘인터스텔라’는 인류 멸망과 우주 탐사를 다룬 작품으로, ‘다크 나이트’(2008), ‘인셉션’(2010) 등의 영화를 통해 오락영화도 예술일 수 있음을 입증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SF 대작이다.
올해 할리우드에서 나온 영화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이 영화는 중력 물리학과 시공간에 미치는 블랙홀의 영향을 주로 연구한 전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킵 손의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에서 가장 신비한 사건에 갑자기 인간이 관여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공동각본으로 함께한 놀란 감독의 동생 조나단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4년 간 대학에서 상대성 이론을 공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고 감정을 따라가는 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한 때 몸 담았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해 그의 휴머니즘과 놀란의 아이디어가 결합된 유일무이한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예상됐고, 그 기대는 영화를 통해 그대로 적중했다.
거대한 행성 속에 점처럼 움직이는 우주선, 10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 단원이 연주하는 대편성 교향악에 대비되는 우주 공간의 무음 등 맥시멀리즘과 미니멀리즘의 교차는 169분에 이르는 긴 상영시간에 리듬감을 부여해 지루할 틈이 거의 없을 정도다.
3D가 아니라 35㎜ 필름카메라와 IMAX 카메라로 촬영됐다. 35㎜가 전해주는 따뜻함이 영화에 잘 살아난다./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