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모색 2014전
국립현대미술관은 16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과천관에서 신진 작가들의 실험정신과 독창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젊은모색 2014’전을 연다.
올해로 18회를 맞이하는 ‘젊은모색’전에는 회화, 한국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각 분야의 작가 8명이 최종 선정돼 약 40여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오래된 정례전으로, 1981년 덕수궁미술관의 ‘청년 작가’전으로 출발했다. 1990년부터 ‘젊은모색’전으로 이름을 바꿔 격년제로 열리다 지난해부터 연례전으로 변경, 신진작가 소개의 기회를 늘렸다.
이번 전시에 최종 선정된 작가들은 미술관 전체 학예직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신진 작가들을 추천받아 내부 선정위원회의를 거쳐 엄선됐다.
이들은 현실적인 사건이나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향해 노골적인 일침을 가하기보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현실을 적절히 혼용해 ‘잔혹동화’와 같이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을 갖는다.
김하영 작가는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가는 현대 과학기술이 현대인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가에 주목한다. 개인성을 상실하고 인공적인 풍경 속에 살아가는 인간 삶의 허무함을 화려한 색과 단순한 이미지로 도식화한다.
김도희 작가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인간의 존재론적인 기록과 자각을 통해 현실을 비판한다. 하나의 거대한 구름풍경처럼 보이는 ‘야뇨증’은 어린아이의 오줌을 수차례 장지 위에 물들인 작업으로 어린아이의 악몽이 오줌으로 배출되듯이 현실에서 은폐되고 설명되지 않았던 경험들을 지목한다.
노상호 작가는 일상에서 수집한 이야기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고 거리에 리어카를 개조해 만든 ‘메르헨 마차’를 끌고 나가 이 이야기를 비선형적으로 퍼트리는 동시에 드로잉, 페인팅, 퍼포먼스 등의 매체로 확장해 나간다.
조송 작가는 짧은 글들을 작성한 후 제목을 붙이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하며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윤향로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들의 삶의 태도와 방식을 대변하는 대중문화에 집중해 이미지들을 조합하고 그 간극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오민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반복적 의식, 일상적 패턴 등을 관찰하고 이러한 규칙에서 발생하는 다소 불편한 균형을 주목하며, 권용주 작가는 싸구려 건축자재, 공사 폐기물 등과 같이 버려진 부산물들을 이용해 하나의 거대한 인공 폭포를 만든다.
김웅용 작가는 영화를 구성하는 오디오, 영상, 컷 등의 요소들을 꼴라쥬 하듯 뒤섞어 배치하고 재편집하여 낯섦, 기괴함, 친숙함을 혼재시킨다.
전시 공간은 관람객의 동선을 고려해 작가들의 개별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또 전시장 초입에는 참여 작가의 작업실에서 촬영한 인터뷰 영상이 상영돼 작가의 예술세계를 보다 가까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문의: 02-2188-6232)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