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2015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오는 5일 오전 10시30분 야외전시장에서 장승제를 진행한다.
박물관과 자매결연을 맺은 충남 청양군 장산면 용두리 노루목마을과 함께 하는 이번 행사에는 마을 주민 30여 명이 참여해 장승 만들기와 세우기, 장승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용두리에서는 매년 정월 열나흗날 장승제를 지내면서 묵은 장승과 오릿대(솟대)를 뽑고 새로 만든 장승을 세운다. 한 때(또는 1970년대) 단절됐다가 마을에 우환과 불상사가 많이 발생하면서 다시 부활하게 됐다.
용두리 장승은 형태가 단순하면서도 순박한 인상을 풍긴다. 장승의 첫째 임무가 마을 안으로 침범하는 재액(災厄)과 잡귀잡신(雜鬼雜神)을 막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무섭고 험상궂게 표현하지만, 결국은 마을사람들의 심성과 얼굴 표정을 닮게 된다.
남상(男像)은 ‘천상천하축귀대장군지위(天上天下逐鬼大將軍之位)’, 여상(女像)은 ‘동서남북중앙축귀대장군지위(東西南北中央逐鬼大將軍之位)’의 명문을 표기하는데, 남장승은 하늘과 땅의 귀신을 쫓아내고, 여장승은 여러 방향에서 침범하는 귀신을 쫓아내는 기능을 한다.
용두리 노루목마을에서는 매년 대보름에 장승제를 거행함으로써 한 해 동안 마을의 액을 물리치고 평안을 기원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장승제는 주민들이 오랜 세월 동안 마을공동체를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장승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뜻 깊은 체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3704-3199)/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