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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주제, 다른 해석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2015년 문화예술 분야의 ‘4월의 읽은 만한 책’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미술 전시회에서 한 번쯤 “이 그림 그 그림이랑 비슷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이는 물론 대량복제가 가능한 세상을 살고 있어 같은 그림을 여러 책자에서 접하다 보니 생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시감은 같은 장면이나 내용을 담은 그림들이 생각보다 많아서이기도 하고, 때론 전혀 다른 인물이나 대상을 그린 것임에도 묘하게 구도나 빛의 쓰임이 비슷해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렇듯, 뭔가 닮아 보이는 그림들을 3점씩 선별해 모은 뒤 그들의 상관관계를 파헤친다. 그러나 책 제목이 주는 다소 추리적인 분위기처럼 ‘누가 누굴 베꼈을까?’를 추적하고 증거자료를 제시, 원작자의 독창성을 찬양하고, 베낀 자의 부도덕함을 고발하는 데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보다 책은 묘하게 데자뷔를 가능케 하는 그림들 간의 계보를 확인하고 “수십 년 혹은 수 세기의 간격을 두고 세상에 나온 작품들 사이의 혈연관계를 밝히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작품들의 근친성을 밝혀 그 이유를 조망하는 데 더 의의를 둘 뿐, 독창성의 신화를 굳이 반복하지는 않는다.

연대기적 나열이나 르네상스, 바로크 등 양식사적 설명, 혹은 지역별 미술의 특성 같은 미술 감상법에 식상한 독자들은 ‘같은 주제 다른 해석’, 혹은 ‘다른 대상, 같은 시각’ 등으로 작품들을 선별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저자의 군더더기 없는 설명을 통해 미술감상의 색다른 유희로 빠져들 수 있다. 큼직하면서도 선명하게 잘 인쇄된 도판도 독자의 눈을 끈다./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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