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기념해 선정하는 이달(5월)의 유물로 따뜻한 부부의 정이 느껴지는 ‘자수 베개’를 선정, 다음달 26일까지 2층 상설전시실 입구에서 선보인다.
이 자수 베개는 2000년도에 남양 홍씨 예사공파 홍몽남(1534-1574)의 부인인 연안김씨(?-1574)의 묘에서 출토된 것으로, 도박물관에서 보존과학 처리 후 대중에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이다.
이 자수베개에서 특히 주목해 볼 부분은 ‘베갯모’다. 베개의 좌우에 붙여 베개의 모양을 잡아주는 동시에 베개를 아름답게 꾸미는 기능을 베갯모의 모양은 남자의 것은 둥글게, 여자의 것은 네모로 하는데 이는 음과 양의 조화를 뜻한다.
자수를 놓은 것이 가장 많이 사용됐고 나전칠기, 화각 등을 이용해 베갯모를 만들기도 했다. 베갯모의 자수는 보통 길상과 관련된 봉황, 십장생, 원앙, 모란, 연꽃 등의 문양을 많이 놓았으며 다산을 의미하는 딸기, 포도 등의 열매 무늬도 종종 사용됐다.
연안김씨 묘에서 출토된 베갯모에는 구름무늬가 있는 바탕에 수를 놓았는데, 중앙에는 두 마리의 새가 서로 목을 감고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을 새겼으며, 새의 좌우로는 활짝 핀 연꽃이 아래로는 물결 위에 수초가 배치돼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여러 번을 꼬아 서로의 목을 깊숙하게 휘감은 한 쌍의 새다. 보편적으로 확인되는 새 문양보다 더욱 역동적이고 친밀한 모습으로 표현된 이 한 쌍의 새 문양은 깊었던 부부의 정과 백년해로의 염원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박물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조선시대 베갯모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매우 중요한 사료적 의의를 지닌다”고 밝혔다.(문의: 031-288-5384)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