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애(국힘·고양2) 경기도의원은 21일 “성희롱으로 상처를 받은 당사자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를 전한다”며 “함께 분노한 시민단체와 공무원노동조합에도 우리의 책임 없는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양우식(국힘·비례) 도의원이 경기도의회 직원에게 성희롱을 한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자당이 수개월 넘게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는 것을 두고 소신발언을 한 것이다.
이인애 도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양 도의원의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저 역시 큰 분노를 느꼈지만, 자당이라는 이유로 이제야 말하게 된 점에 대해 송구하다”며 “그러나 더 이상은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도의원은 도의회 운영위원장인 양 도의원과 김정호(광명1) 전 국민의힘 대표의원에 “책임을 지고 (운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길 촉구한다”며 “위원장 유지를 위해 조례를 발의했던 전 대표도 이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책임 있는 태도로 임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도의원은 이날 자신도 양 도의원의 성희롱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도의회 국민의힘 청년수석과 운영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수석·운영위원 사퇴에 관해 “정치인의 말에는 책임 있는 행동이 따라야 하며, 책임 없는 운영위원장과는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에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도 기득권을 지키려 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며 “당내 민주주의가 언제 이렇게 사라졌는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자당 의원을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모든 것을 덮어두는 것이 옳은지 묻고 싶다”며 “다른 당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당부터 도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 도의원은 재차 양 도의원을 향해 “현재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에서도 (양 도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의원직까지 내려놓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운영위원장직에서는 물러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도의회의 도덕성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무엇보다 이번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해야만 다음 지방선거를 준비할 수 있고, 국민의힘도 다시 도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 도의원은 지난 5월 9일 도의회 한 직원에게 “쓰리O이나 스와O 하는 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와O은 아닐 테고” 등의 수치심을 느낄 질문을 하며,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성희롱 피해 직원은 6일 뒤인 5월 15일 수원남부경찰서에 양 도의원을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양 도의원의 성희롱에 대한 징계요구안이 지난달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이마저도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