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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달의 뒤쪽에 대해서는 말하는 게 아니다

 

달의 뒤쪽에 대해서는 말하는 게 아니다

/김태형



나 때문에 내가 보이지 않는다

달의 뒤쪽은 달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갇혀 있으면서도

길고 좁은 감옥이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저곳이 아니라서

가까스로 이해한 문장에만 밑줄을 친다

네가 있어 네가 보이지 않는다고



- 시집 ‘고백이라는 장르’(장롱, 2015)에서

 

 

 

뒤가 켕기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굳이 시시콜콜 잘잘못을 따져 남을 부끄럽게 하는 일이 항용 있었습니다. 고백하건데. 그럴 때마다 나 역시 ‘길고 좁은 감옥’에 갇힌 듯 답답하고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된 사정은 분명 ‘나 때문에’ 그렇습니다. ‘나’는 곧 나의 또 다른 욕망입니다. 누군가 사랑하려면 그의 드러난 면모만을 보아서는 안 되겠지요. 뒤돌아 설 수밖에 없는 그의 그늘진 진면목도 살펴주고 보듬어야겠지요. 고백하건데 그런 위인이 못되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뒤쪽에 대해서는 말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로 변주시켜 누구에게든 ‘가까스로 이해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리 하여 준 사람에게 ‘밑줄을 치’듯 무슨 의미든 부여하고자 합니다. /이민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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