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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직장은 어떤 편법과 꼼수로 자리잡았나

본분 망각한 공공기관의 비리·불법·방만경영 현실 파헤쳐
검찰과 감사원의 자료들을 분석해 구체적 사실들로 엮어내
‘관료주의 끝판’세월호 사건 … 재무공무원 정책 실패 살펴

 

전직 언론인이자, 국회의원 정책보좌관과 한국정책금융공사에서 조사연구를 맡았던 저자가 풍부한 사례를 중심으로 한계에 다다른 공직 사회의 적나라한 실상을 파헤친 책.

총 3부로 구성된 책을 통해 저자는 본분을 망각한 공공기관들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리와 불법, 방만경영의 현실을 파헤치고, 어떤 편법과 꼼수로 공공기관이 신의 직장으로 자리잡게 됐는지, 그런 구조가 어떻게 고착화됐는지를 상세히 분석했다.

또 파탄지경에 이른 관료주의에 책임을 묻고, 검찰과 감사원의 자료들을 총망라해 발굴한 구체적인 사실들을 엮어냈다.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정치권의 한계까지 포함해 비리와 부패 무능이 시스템으로 고착화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의 해결책으로 권력의 힘을 빼고, 조직과 업무 면에서 폐쇄성을 허물어 소명의식을 가진 공직자들이 자리잡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1부 ‘신의 직장’에서는 ‘원전 비리 사례’와 ‘정책금융공사 실패 사례’를 살펴본 뒤 공공기관들의 방만경영 현황과 원인 분석, 대안 검토 순으로 이어진다.

‘끝나지 않은 원전 비리’에서는 ▲한국전력 현장 감독관 무더기 비리 ▲긴급대정전 사태 ▲터빈밸브 납품비리 ▲고리원전 정전 은폐 사건 ▲품질검증서와 시험성적서 대량 위조 ▲어처구니 없는 조작 실수에 따른 가동중지 등 수많은 전조들과 연결해 설명한다.

원전 내부에서 실제 벌어졌던 일들을 하나씩 뜯어보다 보면 잇따른 사고에도 안전하다고 강변하는 회사 측 주장의 진위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의 파행경영은 산업은행에서 갈라져 나왔다가 다시 통합된 정책금융공사를 통해 최고의 신의 직장들에게 벌어지는 방만경영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2부 ‘관료주의’는 ‘세월호 사건’과 ‘금융정책 실패 사례’를 살펴본다.

저자는 멀쩡한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월호 사건을 관료주의의 실패가 빚어낸 대참사로 규정한다.

애초에 뜰 수 없는 배와 항로를 인가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해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운항만청, 해양경찰 등 공무원은 물론 그 휘하의 선급협회·해운조합·운항관리사·해운회사·선장·선원 등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방치했던 과정을 낱낱이 파헤쳤다. 정치인 명망가 법원과 금융기관들의 책임도 규명한다. 유병언 일가가 이미 한차례 부도를 냈던 회사를 헐값으로 고스란히 되돌려 받는 과정에서 법정관리를 주도한 법원과 국책금융기관들이 어떻게 터무니없이 일을 처리했는지를 세밀히 분해한다.

또 소위 최고의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모피아(재무공무원)들이 막대한 자금과 산하기관들을 손에 쥐고도 외환위기, 카드사태, 기업 구조조정 실패, 중소기업 금융 실패, 저축은행 사태 등 잇따른 금융정책에 실패하는 원인에 대해 살펴본다.

관료주의가 판을 치는 것이 정치권의 무능과 방치 탓이라는 저자는 3부 ‘새로운 정치를 기다리며’에서 ▲고시를 철폐하는 등 관료들의 특권과 권한을 줄이고 ▲인사와 업무의 폐쇄성을 허무는 것과 함께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주장을 내놓는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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