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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에 대한 불안감이 낳은 ‘친절한 관계’

 

일본 젊은 세대가 과도하게 몰입된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느끼는 중압감과 그 생존 과정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런 삶의 내적 실체를 찾아 심도 있게 분석한 책.

이지메가 되지 않고자 눈치를 보는 교우관계, 자살소녀들의 계보를 통해 파악한 젊은 세대의 변화한 내면 풍경, 웹 소설로 나타나는 젊은 세대의 ‘순수’에 대한 기대심리, 그것이 좌절돼 사회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은둔형 외톨이들의 생활, 타인 속 자기가치의 확인수단이 된 휴대전화, 가상과 현실이 뒤바뀐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심리적 메커니즘 등 일본의 젊은 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온·오프라인에서 나타나는 사회적인 문제현상과 그 원인들을 ‘친절한 관계’라는 개념을 키워드로 삼아 분석해 삶의 고통에 대응하는 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친절한 관계’는 대립의 회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인간관계를 말한다. 이들은 사방에 대인관계의 안테나를 둘러치고 상대방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방과 미묘한 거리감을 유지시킨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분위기를 잘못 읽어버리면 ‘친절한 관계’는 파탄의 위기에 놓인다. 이들이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섬세한 대인관계에 몰두하는 사이, 정작 그 관계 속에서 소통돼야 할 중요한 내용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친절한 관계’ 회로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지, 그들 사이의 가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집단 내부로 향한 안테나는 외부의 인간관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욕마저 사라지게 했다. 대인관계에 쓰여야 할 에너지를 소집단 내에게 다 소모해 버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친절한 관계’가 이지메를 양산하는 억눌린 감정의 배출구라는 것을 책을 통해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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