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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풀리고 싶은

풀리고 싶은

/송정현

또르륵 풀린 휴지가 질펀하게 고인 물기 속에서 녹는다 물은 왜 무채색인지, 그런 날이 있다 집히는 대로 꼬투리를 잡고 싶은, 누구는 술술 풀려 화색마저 완연한데 내려가지 않는 변기마냥 숨통이 답답한 날 봄꽃들은 눈치도 없이 튀밥처럼 팡팡 터지고, 여름까지 불러들일 요량으로 입꼬리 한 쪽으로 화냥기까지 흘린다 집 나온 고양이들의 울음소리 뒤에서 먹구름이 자꾸 휴지처럼 풀리는데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나요



- 계간 ‘리토피아’ 봄호에서

 

 

이 온다는 것은 새로운 생명들이 이 땅에 숨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기지개를 편다. 봄은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가슴이 둥둥거리며 마냥 터지는 계절이다. 숨통이 답답한 겨울이 가고 마침내 봄이 오고 있다. 봄은 튀밥처럼 팡팡 터지면서 화냥끼 마저 흘린다. 유혹은 봄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이기도 하고 특명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껏 동여맸던 것들을 모조리 풀어버리면서 그저 풀리고 싶은 생명의 기운이 신명나게 달려오고 있다. 여보세요. 누구라도 대답해 주세요. 여기, 내가 있거든요.

/장종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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